[IGC] AAA 타이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의 팀 구축
금일(7일) 경희대에서 진행된 인벤 게임 컨퍼런스 (IGC 2024) 현장에서는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의 ‘스티브 C 마틴’ 부사장이 자리하여, ‘스피드라이트 스튜디오와 라스트 센티널(Last Sentinel) 개발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스티브 C 마틴 부사장은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타이틀 ‘라스트 센티널’을 소개하고 LA에서 자신들이 개발사를 구축해온 과정과 목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을 청중에게 전하고자 했다.
2006년 락스타 스튜디오에 스튜디오 매니저로 입사해 불리 /LA 느와르 / 레드 데드 리뎀션과 맥스 페인 시리즈 등 다양한 타이틀의 개발에 참여했던 스티브 마틴 부사장은 먼저,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에 대한 설명을 전했다.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는 현재 10개의 다양한 시장에서 다수의 플레이어들을 대상으로 게임들을 서비스하고 있는 상태다.
라이트스피드 LA는 스튜디오의 일부로 오픈월드 타이틀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스튜디오를 두고 강연자는 올해에는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가장 앞선 화두임을 강조했다. 강연자는 이와 관련하여 ‘생존이라는 것은 단순히 도전 과제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창의성의 발휘’라고 설명했다.
이는 곧, 팀의 구축과 실제적인 개발과도 연관을 가진다. 똑똑하게 팀을 구축하면 창의성과 비전을 살릴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그동안 강연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렇게 AAA 타이틀은 개발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꿈을 꾸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강연자 또한 스튜디오를 처음부터 구축하고 몰입감 있는 AAA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 AAA 타이틀이 마주한 현 상황에 대해서
라이트스피드 LA가 만들고 있는 라스트 센티널의 설명에 앞서, 강연자는 현재 AAA 타이틀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전했다. 강연자는AAA 타이틀이라는 용어를 우선적으로 살펴봤다. AAA 타이틀은 현재에는 ‘거대한 예산을 가진 유명한 퍼블리셔나 개발사에서 나오는 타이틀 혹은 최신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반영한 타이틀’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AAA 타이틀 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강연자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AAA 타이틀을 ‘비디오 게임을 예술의 한 형태로 보고, 이를 발전시키고 플레이어들이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에는 거대 예산이나 콘솔 런칭을 강조하는 것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강연자의 생각에 AAA 경험을 만드는 것은 그 개발 과정에서 들어가는 창의성과 열정과 같다. 근본적으로는 예술을 창조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개발자에게 있어서는 하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며, 플레이어 기준으로는 게임을 끝낸 뒤에도 생각이 나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매체와 장르를 발전시키고 게임 플레이와 몰입감 등에서 모두가 여운을 남기는 게임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강연자에게 있어서는 AAA 게임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업계에서 긴 시간을 보냈음에도 강연자는 이 생각은 변한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몰입감 / 예술성 / 독창성이 AAA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며, 비디오 게임이라는 예술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밀어 붙여야만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조금 다를 수 있다.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것은 현재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현재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예산은 점점 커지고 있고 팀의 규모와 전체적인 수준도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결국 개발에 들어가는 툴은 물론이고 더 큰 팀. 더 큰 예산 등은 규모에 따라서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AAA 타이틀은 수천 명의 사람이 하나의 게임을 작업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수억 달러의 예산이 들어가는 시점이 됐다. 이러한 일면을 보고 강연자는 이와 같은 트렌드가 AAA 창의성과 독창성을 낮춘다고 판단했다.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회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헐리우드에서도 이와 같은 트렌드는 적용된다. 이제 영화들은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위함을 가져가는 것을 꺼리고 있다. 안전하게 극장과 스트리밍에 관객들을 잡아두고자 한다. 그래서 콘텐츠는 친숙한 프랜차이즈와 리부트로 가득하고, 이러한 환경 아래에서 관객은 점차 냉소적으로 변화한다.
강연자의 판단으로는 이러한 트렌드는 게임 업계도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현재는 인기 있었던 타이틀을 재출시하는 형태가 많으며, 인디는 예술과 독창성의 대명사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이와 같은 현상을 두고 강연자는 대형 퍼블리셔와 스튜디오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예산이 커지면 그에 상응하는 수익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기에 당연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결국 스튜디오와 퍼블리셔는 시장에 대응하면서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습은 험난산 시기의 몇 가지 요인에 불과하다. 강연자는 이와 같은 트렌드를 따르기 보다는 다른 선택을 가져갔다고 전했다. 사업 모델 뿐만 아니라, 무엇을 구축하는지 인식하고 / 지속 가능하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비전들이 라이트스피드 스튜디오를 창의성에 집중하고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인이라고 요약했다. 이는 곧 도전이며, 라이트스피드 LA가 야심찬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로 작동했다.
이와 함께 강연자는 ‘솔직히 말하면, AAA를 만드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강연자의 기준에서 돈을 벌고자 한다면 더 쉬운 방법도 많았다. AAA 타이틀은 돈도 많이 들고. 오래 걸리고. 위험성도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에서다. 결과적으로 개발팀은 제품이 아닌 예술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 라이트스튜디오 LA의 구축과 팀이 중점에 두는 것
강연자는 ‘진정으로 획기적인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면, 지속적인 BM을 구축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최근에는 창작의 스릴과 기쁨을 잊을 때가 많지만, 경험하지 못한 세계관을 만드는 기쁨과 같은 것들이 보상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내부의 문화를 갖추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작은 규모의 팀이 작업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 그 내부에서 성과를 발견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와 설정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이 모든 철학이 개발 과정의 모든 단계에 통합되도록 해야 한다. 창의성과 협업을 문화로 만드는 데에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게임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강연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처음 라이트스피드에서 제안을 했을 때 나왔던 ‘어떤 게임을 만들겠다면 무엇을 만들겠는가?’라는 질문이다. 강연자는 이 질문을 통해서 당혹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간 아무도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답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강연자는 본인이 비디오 게임에 뛰어들게 된 동기와 열정에 도달하게 됐다.
그 결과가 지난 더 게임 어워드에서 공개한 ‘라스트 센티널’이다. 라스트 센티널은 AAA 타이틀로 개발 중이며, 블레이드러너와 같이 강연자가 좋아하는 매체들에서 영향을 받았다. 플레이어는 여성 주인공 ‘히로미 쇼다’를 플레이하게 되며, 몰입감 넘치는 개방형 세계인 디스토피아 도쿄로 인도한다. 이와 같은 결과물을 통해서 팀의 아이디어를 취합하고. 장르의 경계를 확장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이렇게 창의성과 독창성을 갖춘 세계 / 야심찬 오픈월드 타이틀을 만들기 위해서는 팀을 올바른 방법으로 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는 곧 맞는 인재를 찾는 것. 그리고 필요에 따라서 팀을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강연자는 댜양한 경험을 모으는 것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통용되는 지점이다.
생각하지 못한 관점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필요했고, 이를 통해 스토리 텔링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드는 과정과 같았다. 강연자의 기준에서 다양한 관점을 취합하는 것은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오히려 각 문화에 대해서 깊게 이해하지 않고 문화적 감수성을 갖지 못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발팀 개인들은 각자 전문적 배경과 문화 / 문제에 대한 접근을 다양한 아이디어들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과 기술은 곧, 팀을 강렬하고 특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또한, 팀의 규모도 적절해야 한다. 강연자는 이와 관련해서는 만들고 싶은 것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인원을 갖추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필요할 때에 인력을 고용하겠다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아이디어, 집중력과 효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요구된다. 물론, 이는 쉽지는 않다. 그렇기에 급격히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속도로 팀이 커질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과정도 필요했다.
강연자는 여기서 ‘확실한 아이디어와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이 두 요소는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팀들이 커지기 전에 확실하게 마련을 해야 하는 요소다. 고용을 늘리면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여러 의무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의 소규모 팀인 경우에는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10명이 있는 팀에서 아이디어를 전환하고 폐기하는 것이 100명 규모의 팀보다는 쉬운 것과 같다. 하지만 이와 같은 효율성이 이점의 전부만은 아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영역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로 프로젝트 전반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라이트스피드 LA는 예술성과 창의적 성취에 따라서 운영을 하고 있다. 적절한 팀을 구성한 다음에는 구체적인 비전 실현을 위한 시설도 갖춰야 하는 필요성도 생긴다. 이에 따라서 모션 캡쳐 시설도 갖추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서 플레이어들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급 제작 환경 등은 후반 제작 기능까지 갖추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플레이어들을 놀라게 만들 수 있는 경험을 선보이고자 한다.
더불어 강연자는 팀의 개인들이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자신있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개인은 발언권을 주거나. 의견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없다. 따라서 라이트스피드에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서로에게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서 아이디어에서 또 다른 아이디어로 이어질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라이트스피드 에서는 누구나 대단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고. 상호존중하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는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되고 협업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협업 잠재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스튜디오 시스템도 구축했다. 라이트스피드의 모든 사무실은 개방된 구조이며, 대면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그래서 팀 내부에서는 지나가다가 다른 팀의 논의에 참여해 다른 관점의 아이디어를 더하는 사례가 흔하게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협업은 구성원을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에서 나오는 결과라 할 수 있다.
강연자는 이와 같은 내부 문화와 관련하여 ‘게임에 영혼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참여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전했다. 게임을 만드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게임은 예술이고 만드는 사람들은 곧 예술가이자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한 과정을 등한시하면 티가 나며, 팀원들을 돌보고 존중하면서 나오는 결과는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자신의 프로젝트와 스튜디오를 구축하는 과정을 설명한 강연자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AAA 게임을 만드는 것은 도전이다. 적절한 팀을 구성하고 존중하면 그 보상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 산업이 얼마나 놀랍고 재능이 있는지를 상기시켜 준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놀라운 진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무언가 더 나올지 기대가 된다’며, 조만간 라스트 센티널에서 도쿄 거리를 누비는 여러분들을 뵙도록 하겠다는 말과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
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