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KS:000660) 청주 캠퍼스 메인 게이트. 출처=SK하이닉스
모건스탠리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대폭 하향하는 보고서를 내기 직전 자사 창구에서 대규모의 SK하이닉스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휴장 직전일인 지난 13일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의 매도 체결량이 101만1719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단일 창구에서 이같이 하루 만에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게 흔한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 서울지점에 이어 매도량이 많았던 창구는 JP모간 50만462주, 맥쿼리 20만9411주 등으로 큰 차이가 났다.
모건스탠리는 현지시간 15일 ‘겨울이 다가온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SK하이닉스이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다. 또한 투자 의견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바꿈으로써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목표가 하향의 배경으로 모건스탠리는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를 꼽았다. 인공지능(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반도체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세트 수요 약세에 범용 D램 수요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전망을 놓고 ‘과도한 비관론’이란 지적이 나온다. HBM의 경우 주문을 받은 뒤 생산하기에 공급 과잉이라는 평가 자체를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올해 개최한 두 차례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HBM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