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하고 격렬하며 깊다, 세계에 도전하는 K-콘솔 액션 ‘스텔라 블레이드’
“첫 번째 다이브로부터 70년, 우리가 드디어 최초의 생존자가 됐어” 지난 2019년 4월, 시프트업의 콘솔 도전작 ‘프로젝트 이브’ 최초 공개 영상서 주인공 이브가 읊은 대사다. 지난 5년간 그녀의 모습도, 배경 설정도, 심지어 제목도 바뀌었다. ‘스텔라 블레이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어 소니 품에 안기는 사이 도전해야 할 시장 환경 역시 달라졌다. 프로젝트 발족 당시 황무지나 다름없던 곳에 ‘P의 거짓’,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이 한 발 먼저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그만큼 다음 도전자를 향한 기대와 성원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제 곧 ‘스텔라 블레이드’ 체험판이 배포된다. 유출 아닌 유출로 소니가 홍역을 치렀던 바로 그 빌드다. 초반 분량을 선행 공개하는 식이라 향후 본편으로 세이브 데이터가 인계된다. 정식 발매보다 한 달 앞서 게임을 살짝 맛 보여준다는 건 넘치는 자신감의 발로일까.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며칠 일찍 받아든 체험판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콘솔 볼모지서 모처럼의 도전을 응원하자는 뻔한 공치사가 아니라, 그저 한 편의 액션 신작으로 퍽 만족스러웠다. 짧은 분량이 아쉬워 몇 번이고 재시작할 만큼 순수하게 플레이 자체를 즐겼다.
백문불여일견, 곧 배포될 '스텔라 블레이드' 체험판을 영상으로 미리 확인하자
(※ 내레이션이 있습니다, 괜찮다면 음량을 키워주세요)
이브가 지구로 강하하며 시작되는 초반부로, 향후 본편에 세이브를 인계할 수 있다
체험판, 그러니까 ‘스텔라 블레이드’ 초반 전개는 이러하다. 엘더 네이티브 포획 또는 제거를 목표로 제3지구 상공으로 향하던 7차 강하부대 항모가 갑작스레 날아든 포격에 대파된다. 포트에 몸을 실은 채 긴급 사출된 부대원들이 가까스로 지상을 밟았을 때 이미 주변은 아비규환. 덤벼드는 적을 마구 베어넘기는 이브의 용전에도 불구하고 부대는 궤멸하고 그녀를 이끌어주던 동료 타키마저 알파 네이티브에게 살해당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지상인 아담이 난입한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브는 혼자서라도 임무를 완수하고자 움직인다.
개인차야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스텔라 블레이드’는 그리 호락호락한 게임이 아니다. 적 패턴을 파악하여 재빨리 가드, 패링, 닷지하지 못하면 도입부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게임오버 화면부터 본다. 퍼펙트 패링으로 적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이윽고 그로기에 빠졌을 때 처단하는 게 전투의 근간이다. 나아가 베타 에너지, 버스트 게이지를 모아 강력한 액티브 스킬로 마무리하는 식. 갈수록 크고 거친 보스가 맹렬히 덮쳐오는데, 이브 역시 스킬트리를 해금하여 패링 타이밍 완화 등 이점을 얻고 기어라 불리는 장비로 강화되기도 한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추구하는 액션은 가드, 패링, 닷지 등 공방의 합이 중요하다
퍼펙트 패링으로 균형 수치를 깎아, 그로기로 만든 후 처단 액션을 발동하는 흐름
체험판 배경인 에이도스 7은 선형 레벨 디자인이지만 벽을 타고 뒤로 돌아가거나 물 속 깊이 잠수하는 등 나름대로 탐험할 여지가 많다. 한참 나아가다 어느 봉쇄된 문을 뜯었는데 아까 지나친 길과 연결되기도. 이따금씩 회복약 보충과 상점 이용이 가능한 캠프와 마주치고, 한층 더 규모가 큰 레퓨즈 캠프는 장비 제작 및 강화까지 지원한다. 특히 레퓨즈 캠프의 경우, 다른 캠프로 빠르게 이동하여 놓친 보급품을 챙기거나 탐험을 재개할 수 있다. 물론 고난도 게임이 대저 그렇듯 휴식 시 적들도 함께 부활하니 마냥 좋지만은 않다.
금번 체험판서 보스라 할 만한 네이티브는 브루트, 아바돈, 스토커다. 내용 자체는 아바돈까지인데 중반부 보스인 스토커를 추가로 넣어줬다. 액션이 손에 채 익기도 전에 맞붙는 브루트가 환불의 수문장…은 아니고 이기든 지든 전개는 동일하다. 스토커와 마지막 전투에 앞서 각종 기어와 코스튬 등을 세팅할 수 있으니 앞으로 한 달간 차근히 씹고 뜯고 맛보자. 필자 역시 ‘스텔라 블레이드’에 대해 전하고픈 감상이 더 많으나 지면 관계상 이만 줄이고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와 나눈 인터뷰를 전하는 바다.
※ 지난 인터뷰(링크)와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한 만큼, 두 기사를 아울러 확인하길 추천합니다.
시프트업 사령탑이자 총괄 디렉터 김형태 대표(좌),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우)
● 이제 곧 체험판이 배포된다. ‘니어: 오토마타’나 ‘세키로’ 등 여러 게임이 연상된다는 반응이 많은데, 특별히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김형태 대표(이하 김): 물론 여태껏 나온 많은 액션 게임의 영향을 받긴 했으나 어느 한 작품에 특별히 집중하진 않았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추구하는 정체성은 우리만의 고유한 것이다. 적 패턴을 살피며 방어적으로 대응할지 아니면 공격적으로 맞받아칠지 스킬 및 기어 세팅을 통해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다. 혹은 근접이냐 원거리 무기냐에 따라서도 플레이 양상이 크게 바뀐다. 곧 공개될 체험판을 플레이하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독창적인 액션이 무엇인가 확실히 느낄 수 있을 터다.
● 콘솔 타이틀은 첫 도전임에도 액션 완성도가 무척 훌륭하다. 이브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이 마치 올림픽서 경쟁하는 체조 선수를 보는 듯했다
김: 매력적인 여전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흔한 남성의 액션과는 차별화된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로 발레와 체조 등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스텔라 블레이드’가 우리의 첫 콘솔 타이틀이긴 해도 주요 개발진은 과거 큰 게임(※김형태 대표가 AD로 참여했던 ‘블레이드 앤 소울’)서 한 차례 호흡을 맞춰봤다. 덕분에 이처럼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아름다운 여전사 이브, 마치 발레를 추는듯한 아크로바틱 액션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 빠르고 멋지게 적을 죽이는 모습만 떠올렸는데, 직접 플레이하니 생각보다 쉽지 않은 정통파 액션이더라. 치고 막고 피하는 게 중요하다
김: 액션 게임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 않나. ‘스텔라 블레이드’가 추구하는 액션은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부어 멋지게 쓰러트리는 게 아니다. 적이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인지하고 그에 대응한다는, 즉 나와 몬스터가 합을 맞추는 느낌이 중요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듯 캐릭터 성장과 스킬 및 기어 세팅에 따라 마치 핵앤슬래시처럼 즐기는 것도 불가능하진 않다. 그러한 요소도 아울러 기대해주기 바란다.
이동기 디렉터(이하 이): 금번 체험판의 보스 챌린지는 갑자기 중반부 콘텐츠를 경험하는 셈이라 좀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는 여러 시스템을 차례로 학습하며 큰 무리 없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가리라 본다.
김: 그리고 스토리 모드라고 한 단계 쉬운 난이도가 존재한다. 적 HP와 대미지 등이 조정될 뿐 아니라 패턴 파악 및 회피를 지원하는 액션 어시스트 기능도 제공된다. 너무 어려운 보스전은 부담스럽고 스토리 위주로 즐기고 싶은 게이머에게 추천한다.
● 게임이 어렵기도 어렵지만 잔혹한 연출에 놀랐다. 초반부터 동료들이 떼죽음 당하고 신체 절단이 묘사되기도 한다. 배경의 표현 역시 무척 어둡다
김: 기억하는 분도 계실 텐데 ‘스텔라 블레이드’는 2019년 첫 공개 당시부터 19금 액션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적을 절단하거나 처형 기능이 들어가는 등 잔혹한 요소가 존재한다. 다만 그 표현에 있어 몬스터나 동료, 남자나 여자의 차별을 두지 않았을 뿐이다. 내러티브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필요한 연출이라 판단될 경우 넣기도 했다. 또한 배경이 다소 어두운 건 저 앞에 뭐가 있을까 긴장하며 탐험하도록 의도한 바다. 대신 스캔 기능을 지원하여 가까운 적이나 다른 요소를 미리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
이: 지역적인 특성도 작용했을 터다. 체험판 배경인 에이도스 7은 곧잘 비가 내리는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다. 좀 더 게임을 진행하면 명도, 채도가 더 높은 지역도 나오니 모쪼록 본편서 직접 확인해주기 바란다.
CERO D,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답게 거침없는 연출로 강하부대의 악전고투 그린다
● 주인공 이브와 아담의 역할 배분도 퍽 흥미롭다. 여성인 이브가 현장에서 직접 싸우는 반면 남성은 아담은 드론으로 따라다니며 지원한다
김: 강하 부대는 전원 여성으로 구성되는데, 왜 그런 설정인지 본편서 확인할 수 있다. 작중 지구는 네이티브라는 굉장히 강력한 적들이 산재하여 보통 사람은 거리를 돌아다닐 수조차 없다. 이브야 네이티브를 처치하기 위해 내려온 전사라서 당당히 맞서지만 아담은 그러기 힘드니 드론으로 조력한다. 역할 배분에 있어 여성이냐 남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설정과 이야기 흐름상 자연스레 그렇게 된 셈이다.
● 관련하여 ‘스텔라 블레이드’의 여성 캐릭터 묘사를 놓고 몇몇 서양 매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이슈에 대해 알고 있는지
김: 서양의 경우, 여러모로 게임 캐릭터에 현실적인 모습이 반영되어야 하고 젠더나 인종 다양성 등 수많은 이슈가 얽혀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스텔라 블레이드’는 어디까지나 엔터테인먼트고 문화 상품이다. 그저 재미있는 액션 게임이 하나 나왔네 정도로 지켜봐 주길 바란다.
● 반면 네이티브는 굉장히 혐오스러운 모양새라 아름다운 강화 부대와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몬스터 디자인과 구현 과정에 대해 좀 더 들려달라
김: 정확하다. 네이티브는 일부러 거부감이 들도록 디자인했다. 대부분 눈이 없고 사지가 제멋대로 변형되어 불쾌감을 유발하는데 작중 설정과 어느정도 관계가 있다. 이 몬스터는 어디 나오는 무슨 역할이다 미리 정해두는데, 작업이 너무 경직되지 않도록 돌발적인 디자인을 채택하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로 잘 알려진 장희철 디자이너를 비롯한 국내 유명 클레이 아티스트가 몬스터를 조형한 후 그것을 다시금 3D 스캔하여 게임에 적용했다. 따라서 그 완성도만큼은 기대해도 좋겠다.
영화 '괴물'의 장희철 디자이너를 비롯한 유명 클레이 아티스트가 작업한 크리처들
● 배경 작업은 어땠나. 체험판서도 석상을 올라가니 상자가 놓여있는 등 숨겨진 요소가 많더라. 이처럼 탐험의 맛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김: 아시다시피 국산 게임 대다수가 MMORPG다. 거기선 사냥터가 되어줄 넓은 필드가 중요하지만 콘솔의 레벨 디자인은 전혀 다르다. Z축 비중이 굉장히 크고 어느 한 곳을 정리한 다음 본래 경로로 되돌아와 나아가는 탐험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문제는 그러한 레벨 디자인에 능숙한 개발자가 거의 없어서 우리 스스로 배워가며 개발하는 과정이 큰 도전이었다. 결과적으로 함께 성장하며 멋진 결과를 만들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체험판서 진행하게 되는 초반부는 선형 레벨 디자인이지만 숨겨진 요소가 많은 편이다. 그렇게 얻는 보상도 꽤 좋은 편이니 탐험할 때 주변을 유심히 살피기 바란다. 나아가 에이도스 7를 벗어나면 자이온 마을로 넘어가는데, 거기서부터 대사막과 황무지라는 일종의 하프 오픈월드가 펼쳐진다. 핵심 목표만 좇아도 무방하나 가능하면 ‘스텔라 블레이드’의 세계를 탐험하여 여러 퀘스트와 콘텐츠를 즐기길 추천한다.
여담이지만 디렉팅이나 회의로 지쳤을 때 취미로 가드닝을 즐긴다. ‘스텔라 블레이드’ 엔진을 열어 여기저기 나무도 심고 돌도 놓고 새로운 방도 만드는 거다(웃음). 그렇게 맵을 샅샅이 돌아다니며 빈틈없이 다 채웠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배경을 고르자면 역시 자이온으로, 흔히 떠올리는 SF물 속 포스트 아포칼립스 컨셉을 동양풍으로 재해석했다. 구룡채성 같은 홍콩의 옛 모습을 미래 기술로 구현한 느낌이 좋다.
이: 처음에는 없던 방이 생겨서 적잖이 당황했다. 풀을 너무 빽빽이 심어서 리소스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다고 한 소리하기도 했다.
● PS5 독점 타이틀로 확정됐다. 소니 세컨드 파티로서 게임 완성 및 출시까지 다양한 도움을 받았을 듯한데, 몇 가지 사례를 들어줄 수 있을까
이: 소니와는 다방면서 긴밀히 협업해왔다. 대표적으로 현지화 작업을 도맡아줬고 QA, 테스트 등도 소니 유저리서치 팀이 큰 도움이 줬다. 덕분에 우리로선 게임을 잘 완성하는 데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김: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소니가 PR, 마케팅을 진행할 때 게임 이해도를 무척 중요시 여긴다는 점이다. 관련 인력이 직접 방문하여 굉장히 긴 시간 동안 게임을 파악하고 이야기도 나눴다. 그렇게 ‘스텔라 블레이드’가 추구하는 바와 장단점에 대한 컨센서스가 구축된 가운데 보다 효과적인 PR, 마케팅을 진행했다.
액션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지만, 독특한 미래 세계를 여행하는 것 자체가 즐겁기도
● 최근 적잖은 게임이 최적화 문제로 평가가 깎이고 좌초되기까지 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그래픽 퍼포먼스 안정화에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김: ‘스텔라 블레이드’는 여러 그래픽 모드를 지원한다. 만약 최선의 경험을 원한다면 성능 모드로 1440p, 60fps를 즐길 수 있다. 또는 균형 모드를 통해 업스케일링 4K, 50~60fps도 가능하다. 액션 게임이니만큼 프레임레이트를 잡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최선을 다했다.
● 4월 26일 정식 출시보다 약 한 달 앞서 체험판을 배포한다. 이러한 결정에 앞서 내부적인 의사결정이나 소니와 협의 등 고민이 컸을 듯하다
김: 체험판 배포는 내 의지였다. 워낙 국산 콘솔 타이틀이 드문 만큼 본편과 연동되는 체험판을 제공하는 게 우리의 숙제라 여겼다. 액션 게임이란 아무리 영상을 보더라도 직접 플레이하지 않으면 다 알 수 없는 법이니까. 다만 초반부 구간이라 ‘스텔라 블레이드’의 모든 면을 담아내진 못했다. 이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구나 확인하는 정도다. 앞으로 플레이가 더 깊고 다채로워지니 그 점을 감안하여 살짝 맛만 본다 생각해달라. 가령 기어를 총 4개까지 장착할 수 있는데, 속도 위주로 꽂으면 평소 불가능하던 콤보가 스피디하게 연결되는 식이다.
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플레이하는 게 훨씬 재미있는 게임이라 자부한다. 다들 체험판을 꼭 즐겨주면 좋겠다.
● 일반적으로 체험판 검수가 먼저 넘어가는데, 혹시 론칭 빌드와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까. 아니면 따로 데이원 패치를 준비 중인지 궁금하다
김: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체험판과 본편 마감이 같은 날이었다. 다만 별도로 데이원 패치를 준비 중이니 만약 체험판서 부족하다 싶은 부분이 있더라도 본편을 기대해주기 바란다.
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진행됐기에 어느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다 일일이 답하기 어려울 정도다.
체험판에 보너스로 넣어준 보스 챌린지서 다양한 기어와 코스튬을 사용할 수 있다
● 작금의 콘솔 타이틀은 출시한다고 끝이 아니더라. DLC 발매를 비롯한 콘텐츠 업데이트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밸런스 패치도 진행하니까
김: 당연히 우리가 실수로 놓쳤거나 모자란 부분이 있다면 출시 후라도 보완할 것이다. 나중에 접하는 분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먼저 시작한 분들도 한층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밸런스 패치를 진행하겠다. DLC 발매 여부는 미정이지만 추가 의상 등 무료 업데이트는 준비 중이다. 이 자리서 확실히 밝히건대 ‘스텔라 블레이드’는 패키지 구매 비용 외에 게이머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추가 지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유일한 예외는 만약 타사 IP와 콜라보 의상을 제작한다면 그것만큼은 유료 판매될 수 있다. 그리고 출시 버전에 뉴게임+가 없는데 아주 빠른 시점에 업데이트될 테니 기대해주기 바란다.
● 이브 외에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없을까. 드론으로 동행하는 아담이나 소녀 릴리, 주인공의 동료인 릴리처럼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많다
김: 아시다시피 국내는 내러티브 중심의, 명확한 엔딩이 존재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스텔라 블레이드’는 주인공 이브에 몰입하는 가운데 이야기를 끌어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이브로 한정되며 그 대신 적인지 아군인지 헷갈리는 다양한 NPC를 준비했다. 그들과 접하며 다양한 사건사고가 펼쳐진다.
● 바닐라웨어 카미타니 대표는 ‘유니콘 오버로드’를 가리켜 ‘완전판의 3할 정도’라 평한 바 있다. 대표이자 총괄 디렉터로서 결과물에 몇 % 만족하나
김: 참 어려운 질문이다. 너무 겸손을 취하지 않고 답하자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꽤 많은 부분을 이뤄냈다고 자부한다. 그러니까 대략 80% 만족한달까. 물론 차기작을 만들 때쯤 되돌아본다면 만족도는 내려갈 터다. 왜냐하면 우리 실력이 늘어서 뭇 게이머가 원하는 작품을 더 잘 만들게 될 테니까. 어찌됐든 우리는 항상 그때그때 스스로 만족한 결과물을 여러분께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본편 출시 후에도 뉴게임+와 추가 의상 등 풍성한 무료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 보통 국산 콘솔 타이틀은 흥행 여부로 존속이 결정되던데, 이 경우 대표가 직접 맡은 프로젝트라 의지가 더 중요할 듯하다. 앞으로도 콘솔 도전을 이어갈 텐가
김: 그 흥행이라는 게 최근 몇 년간 개발비 상승과 맞물려 무척 첨예한 이슈다. 솔직히 주변에서 좀 더 영업이익률이 높은 게임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조언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우리 업계에 무엇보다 필요한 건 다양성이지 않나. 콘솔 타이틀, 그러니까 엔딩이 존재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란 그 자체로 굉장히 중요한 존재가치를 지닌다. 이런 게임도 계속 만들어져 다른 장르, 플랫폼과 공존하는 시장이 더 건강하다. 그래서 시프트업은 앞으로도 콘솔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 뭇 게이머가 엔딩까지 감상하고 기분 좋게 현실로 돌아가는 게임을 끊임없이 만들고픈 강력한 의지가 있다.
● 긴 인터뷰에 성실한 답변 고맙다. 끝으로 2019년 첫 공개 이래 ‘스텔라 블레이드’를 성원하며 기다려온 뭇 게이머에게 인사를 전한다면
김: “오랫동안 기다려주어 감사합니다. 드디어 PS5로 ‘스텔라 블레이드’를 선보이게 돼 무척 기쁩니다. 오는 29일부터 체험판을 내려 받는 게 가능합니다. 이미 영상으로 보셨더라도 게임을 손수 즐긴다는 건 전혀 다른 경험일 겁니다. 듀얼센스의 여러 기능을 포함하여 깊이 있는 액션을 준비했으니 꼭 직접 플레이하며 본편까지 기다려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게임계가 콘솔에서도 역량을 발휘하는 그날까지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이: “재차 말씀드리지만 ‘스텔라 블레이드’는 보는 것보다 직접 하는 편이 훨씬 재미있는 게임이라 자부합니다. 한정된 부분이나마 더 많은 걸 담고 싶었는데 체험판 특성상 그럴 수 없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가능하면 본편을 꼭 즐겨주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S5 독점 타이틀인 만큼, 듀얼센스의 여러 기능을 폭넓게 활용하는 것도 큰 장점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