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리그테이블]④배터리 주춤했지만…전자가 살린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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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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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전통·신사업 업고 비상…애플 덕 본 LG이노텍
LG디플, 최고 매출 성장에도 여전히 '적자'…폭은 줄어
전기차 캐즘 여파에 LG엔솔·LG화학 나란히 실적 '뚝'
/그래픽=비즈워치


2024년 상반기는 찬 바람만 불던 한국 산업계에 햇살이 비췄다. 전기차 부진으로 배터리를 비롯한 일부 산업의 업황은 얼어붙었지만, 반도체 등 AI(인공지능) 열풍을 탄 산업군은 기지개를 켰다. 비즈워치는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 등 5개 그룹 기업군을 선정, 올 상반기 성적표를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올해 상반기 LG그룹 계열사들이 '극과 극'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직격타를 맞은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 계열사의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LG전자·LG이노텍의 선전으로 전체 실적은 선방했다. 오랜 적자로 전체 실적을 깎아 먹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손실 폭을 줄이며 실적에 기여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전자 계열사만 선방

4일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LG·LG에너지솔루션·LG이노텍·LG생활건강·LG헬로비전·로보스타·HS애드·LG디스플레이(이상 영업이익순, LG전자와 LG화학은 각각 LG이노텍과 LG에너지솔루션 연결 반영) 등 LG그룹의 비금융 주요 11개 계열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LG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6개 계열사가 부진했다.

계열사별 연결 매출을 단순 합산할 경우 111조814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16조437억원) 대비 3.6% 감소했다. LG전자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5개 계열사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그룹 전체 외형 성장을 이끌지는 못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늘었다. 같은 기준으로 영업이익을 합산하면 4조59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4조4276억원)보다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 또한 소폭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8%에서 4.1%로 0.3%p(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룹을 이끈 것은 가장 규모가 큰 LG전자다. LG전자는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과 미래 성장사업인 전장(VS) 사업이 균형 있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42조790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5.9% 증가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3년 연속 40조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1% 늘어난 2조53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2조원이 넘은 것은 4년 연속 기록이다. 영업이익률도 5.9%로 전년 동기 대비 0.4%p 늘었다.

LG전자의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도 선방했다. 특히 LG이노텍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277억원으로 전년 동기(1637억원) 대비 2배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는 LG이노텍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힌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은 매년 상반기에는 낮고 하반기에는 높은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보인다. 주요 매출처인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를 3분기에 발표해서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5의 인기가 상반기까지 이어진 덕분이다.

/그래픽=비즈워치
LG디스플레이 역시 애플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 상반기 애플에 납품하는 IT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을 본격화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이다. 올 상반기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한 11조9612억원이었다. 이는 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큰 성장세다.

그럼에도 고질적인 적자 상황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LG디스플레이는 563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는 작년 상반기 1조9798억원에 달했던 적자 규모와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상반기 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로보스타는 올 상반기 11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485억원을 시현했다. 1999년 구 LG산전 로봇사업부에서 분리 후 설립된 계열사다. 

LG엔솔 적자에 LG화학까지 '찬물'

이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의 영향에 속수무책으로 실적이 추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은 12조2906억원, 영업이익은 352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각각 29.9%, 67.8% 감소했다. 이는 그룹 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같은 기간 6.2%에 달하던 영업이익률도 2.9%까지 하락했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 중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적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분기부터 AMPC를 영업이익에 반영해오고 있다. 올 1분기에는 1889억원, 2분기 4478억원으로 상반기에만 6367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상반기 총 2840억원 적자를 본 셈이다.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의 부진에 따라 모회사인 LG화학의 실적도 무너졌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자회사로 두고, 실적을 연결 반영한다. 특히 LG화학 전체 실적 중 LG에너지솔루션 사업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에 올 상반기 LG화학의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16.5% 감소한 23조9091억원, 영업이익은 52.8% 줄어든 6705억원에 그쳤다.

LG화학이 연결 반영한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을 제외하면, LG화학의 자체 사업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LG화학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상반기 2127억원으로, 39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작년 상반기에 비해 흑자 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모회사인 LG화학 자체 사업의 실적 개선 분위기를 흐린 셈이다.

단, 별도 실적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석유화학·첨단소재 사업 부문 해외 자회사 실적도 제외하기 때문에, 이를 배터리 사업을 제외한 LG화학의 실적이라고 100% 볼 수는 없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 자체 사업의 대략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그룹의 통신·서비스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도 모두 부진했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매출이 7조70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3.4% 감소하며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5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경우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9% 증가한 3096억원을 시현했다. LG그룹 계열 광고 3사가 합병한 HS애드의 경우 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이들 기업의 부진에 따라 지주사인 ㈜LG의 수익성도 떨어졌다. ㈜LG는 별도의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등으로부터 △배당금 수익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을 받는 순수지주회사다.

올 상반기 ㈜LG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수익은 6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감소했다. 이중 배당 수익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3634억원을 기록했고, LG 브랜드에 대한 상표권 사용 수익은 2.7% 감소한 1706억원이었다. 소유 건물 임대를 통한 임대수익도 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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