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원 인정..."사장 대신 알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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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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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 상승에 폐업률 0.77% 증가 분석 나와 [파이낸셜뉴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상인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될 것 같다. 지금도 벌이가 알바생과 비슷한데 여기서 더 오르면 장사 때려치우고 미련없이 알바로 일할 생각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중소·소상공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원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사장 대신 알바를 택하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와 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따르면 전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으로 올해보다 27.8% 오른 1만2600원을, 경영계는 동결된 9860원을 제시했다.

이미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인 6월말을 넘긴 탓에 노사 양측은 같은날 최초 요구안 제시 후 얼마 안 가 수정안까지 내놨다. 1차 수정안에 노동계는 올해 대비 13.6% 늘어난 1만1200원을, 경영계는 최초안에 10원 올린 9870원이다.

노사의 최초 요구안의 간극인 2740원 보다 수정안은 1330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지불능력 약화를 고려해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는 최저임금이 그간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차라리 알바가 낫겠다"

중소·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최저임금이 동결되는 것"이라며 "아직 제대로 된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향후 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보고 대응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최저임금 수준만큼은 동결을 사수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업종별 구분적용이 무산됐으니 최저임금 동결이라도 돼야만 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며 "어떻게 대응해 나갈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알바생들은 인상 요구를 위한 집단행동을 할 수 있지만 사업주는 알바비 버느라 집회 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계속 이렇게 하다가는 자영업자 다 망하고 소상공인들도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다른 자영업자는 "배달플랫폼 수수료 인상이야기에 최저임금 상승까지 깨진독에 물 붓는 것처럼 몸만 축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려워 판매가 인상도 어려워 차라리 알바를 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1만1200원 인상시 9만6000개 소기업 폐업

이런 가운데 노동계 인상안이 적용될 경우 소기업 9만6000개가 폐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을 13.6% 인상할 경우 4인 이하 소기업 9만6000개가 폐업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엔 계량경제학계에서 실증분석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하우스만-테일러 추정법'을 활용했다. 실증분석은 유럽 15개 국가들의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를 진행한 유한나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1% 증가 시 종업원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0.77% 증가한다. 최저임금을 기초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1~4인 소기업들은 증가한 인건비 부담을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 전가시키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돼 폐업률이 증가하게 된다는 논리다.

반면 최저임금 1% 증가 시 종업원이 없는 기업의 폐업률은 0.73% 감소한다. 종업원이 없는 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돼 폐업률이 감소하게 된다.

이런 분석결과를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13.6% 인상될 때 4인 이하 소기업 9만6000개가 폐업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유한나 선임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만 인상돼도 4인 이하 소기업의 폐업률은 증가하므로 최대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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