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유럽 시총 2위…LVMH 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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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에 EUV 노광기 공급 전망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이 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대 명품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시총 2위에 올라섰다. 이날 ASML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에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노광기는 빛으로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장비다.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ASML 주가는 8.10% 급등해 시가총액 3800억1300만유로(약 565조원)를 기록했다. LVMH의 시총(3774억7500만유로)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현재 유럽 시총 1위는 시총이 4200억유로(약 624조원)에 이르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다.블룸버그는 ASML이 대당 3억5000만유로(약 5200억원)에 이르는 극자외선 EUV 노광기를 올해 말까지 TSMC에 출하할 수 있다는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이 장비는 최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정의 필수품이자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세계 첨단 반도체 업계에서 ASML이 '슈퍼을(乙)'이라 불리는 이유다.
ASML, 시총 3800억 유로 돌파
LVMH·케링 주가는 수요 둔화로 하락
다만 올해 초 TSMC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EUV 장비 구매를 주저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ASML의 EUV 장비 수주액이 전 분기 대비 88% 줄어든 6억6500만유로(약 9882억5000만원)로 집계되면서다. 같은 기간 전체 예약 매출(수주 잔액)도 전 분기 대비 61% 줄어든 36억달러(약 5조3500억원)로 추정치(46억3000만원)를 밑돌았다.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에 ASML 주가는 지난 4월 실적 발표 당일 4.1% 하락하기도 했다. 이후 예약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올랐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자나르단 메논 분석가는 ASML에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상당한 주문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TSMC가 내년 하반기에 차세대 2㎚(나노미터) 칩 생산을 늘릴 예정이지만 아직은 (ASML이) 대량 수주를 받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한편 유럽 시총 3위로 물러난 LVMH는 지난 한 달간 명품 판매 둔화 우려로 주가가 3.72% 빠졌다. 구찌 모기업으로 알려진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그룹 주가도 같은 기간 1.09% 하락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