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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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커피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고 있다. 브라질 등 주요 커피 산지의 작황이 개선될 전망인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전 세계 커피 수요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ICE거래소에서 국제 커피 가격의 벤치마크가 되는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12월물) 가격은 파운드(약 453g)당 19.09달러로 전 장 대비 0.08% 하락했다. 190.60달러를 기록한 지난해 9월 23일 이후 약 13개월 만의 최저치다.

커피 선물 가격은 지난 11일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약 2주 동안인 이 기간에만 가격이 12.4% 떨어졌다. 최근 한 달 기준 하락률은 14.6%다.

커피 가격은 올 들어 크게 뛰었다. 지난 2월 아라비카 커피 원두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5.84 달러로 최근 10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2년 간의 코로나19 사태로 커피 산업이 심각한 물류 차질과 공급망 병목 현상, 인력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세계 이상기후도 영향을 미쳤다. 베트남과 브라질 등 주요 재배지에서 가뭄과 서리가 기승을 부린 탓에 커피 작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2주새 12% 하락한 커피…"더 떨어질 확률 커" [원자재 포커스]
그러나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나오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브라질의 내년 원두 작황이 특히 좋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라보뱅크는 “브라질의 현재 날씨는 내년 수확될 커피 작물이 꽃을 피우기에 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커피 딜러들에 따르면 브라질산 반수세식(semi-washed) 원두는 선물 계약이 파기돼 ICE거래소에 재고가 쌓일 정도로 가격이 싸다”고 보도했다. 선물 계약은 향후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제품을 사고 팔기로 한 계약을 말한다. 커피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수요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남미 최대 투자은행인 이타우금융그룹은 “세계 최대 커피 소비 지역인 유럽이 최근 경제난을 겪으면서 커피 수요에 대한 우려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유럽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대러 제재의 보복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같은 달보다 10.1% 뛰어올랐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