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사진=한경DB
배우 김수현/사진=한경DB
박은빈 3억원, 아이유과 박보검 5억원, 김수현 8억원, 이정재 10억원…

최근 몇몇 기사와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공개된 배우들의 회당 드라마 출연료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소속사 대다수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출연료 등 계약 문제는 공개할 수 없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액수까지 밝히지 못하지만 "받지도 않는 고액을 받고 출연한다는 오명은 억울하다"는 게 이들 관계자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출연료 잡음이 불거졌던 배우 박은빈, 아이유, 박보검, 이정재/사진=한경DB
출연료 잡음이 불거졌던 배우 박은빈, 아이유, 박보검, 이정재/사진=한경DB
특히 최근 출연료와 관련한 가장 큰 홍역을 앓은 김수현의 경우 현재 방영 중인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 출연료로 회당 8억원씩 받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눈물의 여왕' 총제작비는 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8억원으로 계산할 경우, 김수현의 출연료로만 128억원이 지급되는데, 이는 총제작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초 드라마제작사 대표들까지 나서 "유명 배우들이 출연료로 10억원을 요구한다"고 나서면서 배우들의 억대 몸값이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김수현 혼자 전체 제작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을 출연료로 가져간다는 것에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한경닷컴 확인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눈물의 여왕'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까지 나서 "김수현의 회당 출연료가 8억원이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김수현이 최근 어려워진 제작 환경을 고려해 전작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출연료를 받고도 출연을 결정했다는 내용이 파악됐다.

높아진 배우들 몸값, 맞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상승한 건 맞다. 배우들의 지나치게 비싼 몸값이 문제라는 지적은 수년째 흘러나왔지만,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배우들의 출연료까지 '할리우드급'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런 외부적인 상황이 배우들의 출연료를 '아니면 말고' 식으로 폭로하는 것을 정당화할 순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배우들의 출연료는 '대외비'가 불문율이다. 국정감사 등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추정치의 '카더라'다. 한 관계자는 "출연료 문제에 민감한 분위기에 괜히 엉뚱한 액수가 알려졌다가 오히려 협상에 난관을 겪기도 한다"며 "직장인들도 개개인의 월급을 동의 없이 공개하는 게 불법인데, 연예인들의 출연료를 명확한 근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라며 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왜 쟤보다 못 받아?" 갑론을박 벌어지기도


실제와 다른 출연료 공개는 당사자도 곤란하게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논란이 튀기도 한다. 특히 박은빈, 아이유의 출연료가 3억원, 5억원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들보다 연기 경력도 적지만 '라이징'이라는 이유로 더 많거나 비슷한 출연료를 받는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공격당하기도 한다.

배우 류준열과 시끌벅적한 열애 후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NH농협 광고 모델 재계약 불발 소식이 알려진 한소희가 국내 1년 모델료로 13억원을 받는다고 알려진 후 "선배 배우 누구도 그만큼 받지 않는데, 한소희가 왜 그 정도를 받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과 같은 사례다.

배우들, 매니지먼트사들끼리 소모적인 신경전도 발생한다. "누구는 얼마 받는다는데, 나는 왜 이것만 주냐"고 철없이 회사 직원을 닦달하는 배우도 있지만, "누가 출연료를 높게 부르고 리베이트 했다더라"와 같은 잡음도 흘러나온다.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 주변 사람들만 피곤해지는 상황이다. 한 매니지먼트사는 관계자는 "이제는 소모적인 출연료 분쟁이 너무 피곤해서 그냥 플랫폼별로 '얼마'라고 딱딱 정해줬으면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각 작품과 플랫폼, 제작사별로 준비해야 하는 부분도 천차만별인 만큼 "단순히 액수만으로 얘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관계자도 있었다. 최근엔 사전제작과 주52시간제로 촬영 기간이 늘어나면서 과거처럼 짧고 굵게 4개월씩 찍고 끝내는 게 아닌, 드라마 1편이 1년 프로젝트가 됐다. 이 상황에서 "출연료 회당 얼마, 딱 잘라 알려지면 오해받기 딱 좋지 않겠냐"고 신음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