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삼성전자 8만 넘자 삼전 콜옵션은 26배 급등...개별주식 옵션도 거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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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삼성전자 8만 넘자 삼전 콜옵션은 26배 급등...개별주식 옵션도 거래 늘어
삼성전자의 고대역메모리(HBM) 공급 기대가 커지면서 삼성전자를 기초 자산으로한 콜옵션 상품 가격이 몇 배씩 가격이 뛰었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주식워런트증권(ELW)도 가격이 급등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띠면서 선물·파생상품 시장의 거래규모도 올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행사가격이 8만2000원인 삼성전자 4월물 콜옵션은 지난달 29일 하루 40.3% 급등한 188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이 콜옵션 가격은 70원에 불과했는데 약 3주 만에 26배 넘게 뛴 것이다. 행사가격이 8만4000원인 삼성전자 콜옵션도 지난달 20일 370원에서 29일 1060원으로 2.8배가량 급등했다. 3월 삼성전자가 12.2% 오를 동안 파생 상품들은 더욱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콜옵션은 정해진 행사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를 말한다. 행사가격이 8만2000원인 콜옵션의 가격(1880원)과 행사가를 더한 8만3880원보다 삼성전자 주가가 더 올라야 수익이 난다. 4월물 만기일(4월14일) 전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3880원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이다. 반대인 풋옵션은 정해진 행사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를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행사가격이 8만원인 삼성전자 4월물 풋옵션은 29일 하루 동안 50.86% 떨어져 570원에 마감했다. 그만큼 삼성전자 주가가 내려갈 확률이 희박하다고 본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ELW 상품들도 최근 가격이 오름세다. 행사가격이 8만2400원인 '한국K688삼성전자콜'은 지난달 4일 40원에 거래됐지만 29일 종가는 65원으로 62.5% 뛰었다. 이 상품의 만기가 12월임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행사가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ELW도 옵션과 마찬가지로 만기일에 정해진 행사가격으로 현물 주식을 매수, 매도할 권리를 사고파는 상품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조만간 HBM을 공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면서 관련 파생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도 늘어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HBM에 대해 "현재 테스트 중으로 기대가 크다"고 언급한데다, 삼성전자도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개최한 반도체학회 '멤콘 2024'에서 올해 HBM 출하량을 전년대비 2.9배 가량 늘릴 것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SK하이닉스를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들도 AI 수혜 기대로 최근 가격이 급등했다. 행사가격이 19만원인 SK하이닉스 4월물 콜옵션 가격은 지난달 29일 하루 26.5% 뛰어 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2일 2450원 수준에서 일주일 사이 두 배 가량 뛴 것이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하면서 개별주식 관련 선물·옵션 거래량은 최근 증가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주식옵션 일평균 계약금액은 57억원으로 지난 1월(22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 월평균 계약금액으로 보면 지난 3월이 가장 많았다. 개별주식 선물 계약금액도 3월 평균 4조3948억원으로 1월(3조4796억원) 대비 늘었다.

다만 주가지수를 기초로 한 옵션 거래는 오히려 감소 추세다. 3월 코스피200 옵션 계약금 합산액은 6조9875억원으로 1월(10조7714억원) 대비 30% 가까이 줄었다. 증시 변동성이 커져야 옵션 거래가 활발해지지만 전반적으로 코스피지수가 강세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별 주식에 대해서 현재 공매도가 금지된 상황인 만큼 선물 또는 옵션으로 헤지거래를 하려는 기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다"며 "전반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선물 시장에서는 '롱 포지션'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3월 중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개별 주식선물 거래대금은 하루 5조원에 육박할 만큼 늘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