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금리 불확실성 여전…제약·바이오株,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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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에 제동 걸린 제약
·바이오주
단기 조정 당분간 지속될 수도

다만 VC 투자 증가 등 업황 개선

하방 압력 제한적일 듯
"기술이전, 임상성과 등 모멘텀 종목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 제약·바이오주가 금리 불확실성에 발목 잡혔다. 다만 금리 우려는 이미 어느 정도 주식시장에 반영된 데다,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단 점에서 주가가 지난 2~3년과 같은 가파른 하락세를 그리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3월 15일~4월 15일) KRX300헬스케어지수, KRX헬스케어지수는 각각 5.9%, 5.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150헬스케어지수는 7% 가까이 떨어져 낙폭이 더 컸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금리 인하 기대가 불거진 작년 4분기부터 주가가 질주하기 시작했다. 4분기에만 KRX300헬스케어지수, KRX헬스케어지수 각각 23%, 19% 올라 한국거래소가 산출한 28개의 KRX지수 중 수익률 1~2위에 올랐다. 올 들어서도 상승세는 지속됐다. 지난 1분기 KRX300헬스케어지수는 15%, KRX헬스케어지수는 14% 뛰며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최근의 하락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영향이 컸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면 올 들어선 고금리에도 탄탄한 미 경제가 골칫거리가 됐다. 여전히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추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미국의 3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올라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 CPI도 작년 3월 대비 3.8% 상승했다. 헤드라인, 근원 CPI 모두 시장 추정치를 넘어섰다. 당초 6월로 예상됐던 금리 인하 시점도 9월로 밀렸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 올 1분기 중 인하 시작, 2분기 0.75%포인트 이상, 연말까지 150%포인트 이상 인하될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한 달 전 6월 금리 인하 시작, 연말까지 인하폭이 75~100%포인트로 후퇴했으며, 지금은 더 늦어져 연말까지 금리 인하폭이 50~75%포인트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금리 경로가 불투명해진 데다,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면서 제약·바이오주의 단기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우려는 최근의 조정에 일정 부분 반영된 측면이 있고, 바이오텍 등으로의 벤처캐피탈(VC) 투자가 점차 활발해지는 등 업황 자체가 살아나고 있단 분석에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이어질 수 있으나, 금리 변곡점, 주요 신약 승인 등 올해 큰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적 발표 시즌이 도래하는 4월은 실적 모멘텀을 보유한 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는 시기"라며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관련한 인수합병(M&A), 라이선싱 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짚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5~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2024 미국임상종약학회 연례 학술대회(ASCO)' 기대감이 있다"며 "금리 상승으로 주가 하락한 바이오주는 금리 반락 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펀드매니저 출신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는 "금리 충격은 시장이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을 받는다고 해도 5% 안팎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황 자체는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고, 금리 변동성이 지금의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기술 수출이 잘 되고, 임상 성과가 좋고, 2년 치 쓸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한 이른바 '퀄리티 주식'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어 "5월 말 ASCO 초록이 발표되는 데 지금부터 약 한 달의 공백 기간이 있다"며 "주가 흐름을 보면서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아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