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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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감사하는가?

매일 정하고 실행하는 우선순위가 늦어지거나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손녀 때문입니다. 딸들을 키울 때에는 항상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그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직장에 출근해야 했고, 일을 마쳤지만 해야만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두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아빠를 기다렸어도, 10분 이상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주말에 놀아준다고 했지만, 일에 밀려 어린 딸들은 항상 뒷전이었습니다. 작은 딸이 결혼해 예쁘고 귀여운 손녀를 낳았습니다. 지금 33개월이며, 양 집안에서 인기 순위 1위가 저입니다. 매일 해야 할 일은 지금도 여전하고, 가장 바쁜 시간에 손녀가 오면 모든 일을 중지하고 손녀와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해야 할 일이 1순위였는데, 제가 일하는 것을 손녀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집무실에서 손녀의 손을 잡고 웃으며 끌려 나오는 저를 바라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 가를 알았습니다. 지금은 1주일에 3일은 손녀가 찾아와 즐기지만, 손녀가 좀 더 성장하면 친구와 할 일로 인해 이 행복도 추억이 되겠지요. 직장 생활할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일상에서 감사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직장 생활할 때에는 감사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일을 중심으로 어제, 오늘, 내일이 그 날이 그 날이었습니다. 주말에는 주중의 피로감에 휴식을 취하거나 밀린 과제를 하며 감사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요즘 감사할 일은 의외로 소소한 것들입니다.
새벽에 일어나면 옆에 자고 있던 아내가 “사랑해, 조금 더 잘게” 라는 한마디가 행복이지요.
하루 4시간 출퇴근하는 큰 딸을 지하철 타는 곳까지 10분 함께 해주는 것도 큰 행복이고, 손녀가 1주일에 3번 찾아올 때마다 말도 안되는 언행을 하는 저를 보며 웃습니다.
할아버지가 된 첫 직장 동기와 서로 손주 자랑하며 흐뭇해 합니다.
남들 잠자는 시간에 호수공원을 산책하며, 1년 변화를 즐기며 살아가는 것도 즐겁고, 저를 불러 강의를 하게 하고 글을 쓰게 하는 분들이 있어 일을 이어감은 정말 감사할 일이지요.
하루 여유 시간에 탁구장에 가서 어르신의 공을 받아 넘기며 파이팅을 외칠 때는 고민이 없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매일 시골 어머니 음성 듣는 것이 감사하답니다.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하며 행복이네요.

결국 감사도 ‘지금’, ‘나’가 가장 중요합니다.

1년을 보내고 나면 무엇을 했는지 한숨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름 바쁘게 살아왔다고 하지만,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감사한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의 시작은 무엇인가요? 바로 꿈과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이 목표가 월, 주, 일 단위로 계획과 실행이 이루어지며, 항상 점검하고 자기 자신에게 동기부여한다면 반드시 변화가 일어납니다.
꿈과 목표가 없으면, 열정도 하루하루 변화도 없습니다. 주어진 하루에 열심히 고객과 거래처를 찾지만 결과가 없는 영업사원과 같은 모습이 됩니다. 성과 없이 하루하루 지나면 열정은 사라지며, 이런 생활을 반복하는 자신이 싫어지며, 자포자기로 현실에 안주하게 됩니다.
꿈과 목표는 중요합니다. 평생, 매년, 매월, 매일 목표를 정해 실천하면 어느 순간 변해가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의지와 실천의 문제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여러 답변이 있겠지만,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첫번째 비결이 아닐까요? 누구를 사랑하고, 즐기며, 자부심을 갖고 성장하고, 성취를 이어가는 것은 자신을 좋아하며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를 싫어하는데 누구를 좋아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나는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다음 체크리스트를 보며, 잘하고 있다면 동그라미를 쳐보세요.

-나는 오늘 하루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나는 날마다 점점 더 성장하고 좋아지고 있다.
-나는 나를 이끄는 구체적인 꿈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다.
-나는 내 안의 부족한 점도 자비롭게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나는 내 몸의 모든 부분을 소중하게 여기고 보살핀다.
-나는 매일 나 자신을 칭찬하고 동기부여를 한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믿고 지지한다.
-나는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나에게 1년에 최소한 4번 근사한 선물을 보낸다 .
-나는 내가 의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있다.

10가지 전부 중요하고 잘해야 합니다. 저는 적어도 8개는 잘하고 있다고 동그라미를 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항별 10점 만점이라면 80점 이상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각 문항이 주는 의미를 알고 실천하고 있다면,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매일 아침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 할 일, 만날 사람이 있으면 행복하다. 감사해야 한다.’ 이제 하나를 더합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조금 더 배려하자.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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