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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지면…내년 실적 주목"

"견조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 유지"
숨 고르기 끝내고 재상승 시동 전망

인공지능(AI) 테마에 올라타며 거침없이 오르던 LS 일렉트릭(LS ELECTRIC) 주가가 조정받고 있습니다. 올 들어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AI 테마 열기까지 한풀 꺾이면서죠. 대다수 주식 전문가들은 숨 고르기를 끝내고 재상승의 시동을 걸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내년 본격적으로 북미 지역에서 초고압 변압기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 일렉트릭은 지난 5일 1.73% 내린 19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 들어 3배 넘게 오르던 주가는 지난 5월29일 장중 52주 신고가(24만4000원) 경신하더니 한 달 새 20% 급락했습니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주가가 급격하게 조정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배터리·반도체 이어 AI 데이터센터까지

LS 일렉트릭은 주식시장에서 AI 수혜주로 불립니다. 생성형 AI 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등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죠. LS 일렉트릭은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중·대형 변압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설립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LS 일렉트릭의 발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곳곳에서 배터리나 반도체 등 다수의 대형 공장이 건설되면서 전력 소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LS 일렉트릭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S 일렉트릭의 실적은 매년 늘어납니다. 올해 4조372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뒤 내년과 2026년엔 각각 4조8478억원, 5조368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죠. 영업이익도 올해 3556억원을 기록한 뒤 4360억원, 4973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2026년 추정 실적 기준으로 매출액은 작년보다 27%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3%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죠.

북미 실적 중요…내년 실적부터 본격적

LS 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 수주와 별개로 국내 대기업들의 북미 지역 배터리와 반도체 투자가 지속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1분기 북미 지역 매출액은 246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54.9% 늘었습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하면 4배 넘게 늘어난 수치죠.

증권가에선 향후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초고압 변압기 수주까지 이어지면 북미 지역의 매출액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LS 일렉트릭도 쏟아지는 주문에 대응하기 바쁩니다. 중소 변압기 기업 KOC전기의 지분 51%를 600억원에 인수하고, 부산 사업장 생산능력을 2배 키우는 데 800억원을 투자했죠.

NH투자증권은 LS 일렉트릭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나 반도체 등 견조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지면 지금과 같은 업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차증권도 내년 LS 일렉트릭 실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을 발표했는데 관련 실적은 내년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죠. LS 일렉트릭에 대한 증권사 평균 목표주가는 24만6000원입니다. 현 주가보다 27%가량 상승 여력이 있습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전력 테마 밸류에이션이 급격히 높아진 만큼 정당화하려면 추정치 말고 실제 실적 추이를 살피란 조언도 나옵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력 테마가 단기간에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