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이 회사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이 회사 경영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경동나비엔이 올해 1월 SK매직 주방가전 사업부 인수의사를 밝히자 일각에선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주방가전시장의 성장성이 크지 않은데다 SK매직의 전기·가스레인지, 전기오븐 매출이 최근 몇 년간 줄거나 정체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월로 예정됐던 본계약 시점이 5월로 미뤄지자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인수 계약을 총괄한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 임원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주방 가전 제품군이 확대되면서 회사의 공기질 관리시스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총괄은 실내 공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후드·환풍기 등 여러 기기를 복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공기청정기는 유해가스를 처리할 수 없고 후드나 환풍기 하나만으로는 요리매연 확산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은 이번에 인수한 주방 가전과 기존 자사 제품인 환기 시스템을 통합해 '공기질 관리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총괄은 "레인지·오븐으로 요리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발생한다"며 "후드가 공기질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풍량을 조절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회사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질 것이란 게 회사의 계산이다. 김 총괄은 "보일러는 꼭 필요한 제품이지만 구석에 설치되어 있어 브랜드를 알리는 게 어려웠다"며 "주방가전은 상대적으로 브랜드 노출이 잦아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도움이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비엔하우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나비엔하우스. 사진=경동나비엔 제공
다만 주방가전 신규 브랜드인 '나비엔매직'은 올해가 아닌 내년 초에나 론칭할 예정이다. 그는 "아직 SK매직 제품의 재고가 남은데다 경동나비엔 공장으로 설비를 옮긴 뒤 인·허가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이 보일러만 하는 회사가 아닌 생활환경 솔루션 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소비자 접점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에는 경기 남양주와 의정부에 '나비엔하우스' 공동 1호점을 개점했다. 나비엔하우스에서는 보일러를 비롯해 환기 시스템, 숙면매트 등 회사가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이다.

지난 5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은 만큼 실내공기질 관리시스템 사업 영업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이란 게 회사의 관측이다.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해당 사업 영업을 담당할 생활환경사업본부를 50명 규모로 꾸렸다. 여기에는 SK매직에서 합류한 직원도 포함됐다.

경동나비엔은 실내공기질 관리 솔루션으로 2028년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보일러와 온수매트 매출을 합치면 현재 4000억원 규모인 내수 매출은 2028년 1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은 "건설사들도 SK매직 주방가전사업부 인수 계약에 관심을 가지더라"며 "신규 아파트에 설치할 공기질 관리 통합 솔루션 견적을 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제품을 연동할 수 있는데다 턴키 방식으로 보일러와 주방가전을 넣으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건설사와 경동나비엔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