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전 남자친구에게 '불법촬영'을 당하고, 지속적인 폭행, 협박에 시달려온 사실이 드러났다.

쯔양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는 앞서 일명 '렉카 연합'으로 불리는 유튜버 황철순, 구제역, 크로커다일, 간고, 카라큘라, 엄태웅 등이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냈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이뤄졌다.

쯔양은 "제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학교를 다니다가 휴학했다"며 "당시 남자친구 A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라고 했다.

쯔양은 "폭력적인 모습에 제가 헤어지자고 얘기했는데, 그때부터 지옥 같은 일들이 있었다"며 "(A씨가) 몰래 찍은 동영상이 있더라"라면서 리벤지 포르노로 협박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영상으로 협박해 못 헤어지게 한 뒤 (저를) 많이 때렸다"며 "그러다가 (A씨가) 본인 일하는 곳에 데려가 '앉아서 술만 따르면 된다', '대화 상대만 해 주면 된다'고 말해 그런 일을 잠깐 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남자친구가 그 일로 번 돈도 전부 빼앗았고, 그렇게 버티다가 정말 못 하겠다고 말하면 '네 가족한테 다 말하겠다'고 협박해 도저히 대들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먹방'도 돈을 벌어 오라는 A씨의 강요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쯔양은 먹방 유튜버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11일 기준 구독자 수는 1010만명 이상이다. 쯔양은 유튜버로 큰 인기를 끌면서 KBS TV '6시 내 고향', SBS '생방송 투데이' 등 여러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쯔양은 "돈을 어떻게 벌어다 줄 거냐고 하길래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고, 방송 초기에 벌었던 돈도 전부 빼앗겼다"며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자, A씨는 소속사를 만들어 스스로 대표 자리에 앉았다. 수익을 3대 7 비율로 나누는 불공정 계약을 강요받았고, 유튜브 광고 수익 등도 모두 가로챘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함께 싸워준 덕에 A씨와 관계를 끊을 수 있었다"며 "그랬더니 A씨가 협박하거나 주변에 아는 유튜버 등에 제 과거를 과장해서 얘기하고 다녔고, 결국 A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쯔양은 이어 "폭행과 협박은 (나에겐) 너무 익숙해 아무렇지 않았다"며 "하지만 제가 상처받을까 최대한 말을 조심해 주고, 뭐든 나서서 도와주는 가족 같은 직원들 때문이라도 (방송을) 그만두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해당 내용을 폭로하겠다는 유튜버들의 협박에 금전을 건넨 것에 대해서도 "저는 지금도 어떤 방식으로든 이 일이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며 "이 일이 (공개돼) 나오면 방송을 그만둬야 하나 진짜 고민 많았다"면서 눈물을 보였다.
/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이후 김태연 변호사가 등장했고, 쯔양이 폭행당한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A씨에 대한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는 김 변호사는 해당 사건 수사 중 A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지면서 "불송치 결정이 나고,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쯔양님이 못 받았던 정산금은 최소 40억원"이라며 "소송으로 조금이나마 정산금을 반환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사자들에 대한 억측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원치 않게 (사건이) 공론화됐지만,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할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앞서 유튜브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렉카 연합에 소속된 일부 유튜버들이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관계자들을 협박하는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들은 서로 "이번 거는 터뜨리면 쯔양 은퇴해야 한다",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게 낫다. 쯔양이 버는 돈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괜찮게 챙겨줄 것 같다", "그 X은 이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 등의 대화로 쯔양 측을 압박할 계획을 세웠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