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미니 지구촌'으로 불린다. 중국,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114개국에서 온 외국인이 9만7000여 명(2024년 6월 기준)이 안산에 거주하는데우리나라 최고치다. 특히 단원구에는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다문화음식거리의 터줏대감, 고향식당
다문화음식거리의 터줏대감, 고향식당
지난 2009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된 단원구 원곡동은 이방인들이 빚어낸 독특한 하모니로 미니 지구촌, 안산의 이태원으로도 불린다. 거리 곳곳에는 안산이슬람센터, 안산세계문화체험관, 외국인주민지원본부 등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데 상징적인 시설물이 자리해 한국 속 외국에 온 듯하다.
이방인들이 빚어낸 독특한 하모니, 다문화마을특구의 간판들
이방인들이 빚어낸 독특한 하모니, 다문화마을특구의 간판들
안산역에서 큰길을 건너면 230여 개의 국내외 식당들이 밀집한 다문화음식거리와 이어진다. 베트남, 태국, 인도, 네팔… 끌리는 곳으로 세계 미식 여행을 떠난다. 네팔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칸티푸르!
칸티푸르, 채소·양고기·치킨커리와 난
칸티푸르, 채소·양고기·치킨커리와 난
로컬의 솜씨로 맛보는 차이 티
로컬의 솜씨로 맛보는 차이 티
숯불 향기가 밴 탄두리치킨에 화덕에 구운 난, 채소·양고기·치킨커리까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식전에 라씨, 식후에는 차이 티로 입가심을 해도 좋다. 반월국가산업단지가 자리하는 안산은 수많은 외국인 근로자가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한 보금자리다.
엄마 손맛, 베트남 집 밥이 그리울 때 고향식당으로
엄마 손맛, 베트남 집 밥이 그리울 때 고향식당으로
다문화음식거리의 터줏대감인 고향식당은 베트남에서 이주한 이들이 고향 음식이 그리울 때 엄마 집처럼 찾는 곳이다. 베트남 로컬음식을 맛볼 수 있어 여행객들 사이에도 입소문이 자자하다. 토종 입맛인 기자 입에도 잘 맞았던 우즈베키스탄 음식이 궁금하다면 사마르칸트!
'사마르칸트'는 우주베키스탄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다
'사마르칸트'는 우주베키스탄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다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볶음밥, 플로브(Plov)는 우즈베키스탄 대표 음식으로 향신료가 과하지 않아 담백하고 당근, 병아리콩과 소고기(또는 양고기)가 푸짐히 올라가 맛도 영양도 최고다. 또 하나의 별미는 채소소고기스프, 보르시(Borsh).
채소가 듬뿍 들어간 보르시(수프)와 플로브
채소가 듬뿍 들어간 보르시(수프)와 플로브
큼직한 비트가 가득 들어간 붉은 스프는 사워크림 한 스푼을 가미해 담음새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함께 주문한 볶음밥을 스프에 적셔 먹으니 해장 후 먹는 국밥처럼 감칠맛이 난다. 식당에는 화덕에 구운 각종 빵도 판매한다. 스프나 카이막에 찍어 먹으면 이 또한 별미.
사마르칸트. 빵만 사러 오는 사람도 많다
사마르칸트. 빵만 사러 오는 사람도 많다
  • 정숙식물 갈대로 시화호의 수질을 개선하다. '안산갈대습지'

세계 미식 여행으로 별세계를 경험했으니 푸른 세상에서 여정을 음미할 차례다. 대자연의 생명력으로 제 존재감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안산갈대습지는 시화호의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1997년 착공해 2005년 12월 완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습지다.
다문화음식거리에서 10km 거리의 안산갈대습지
다문화음식거리에서 10km 거리의 안산갈대습지
그 규모가 103만7500㎡에 이르며, 탐방객들은 크게 바람소리길, 새소리길, 물소리길을 따라 거대한 갈대숲을 돌아볼 수 있다. 갈대는 대표적인 정수식물로서 물속에서 뿌리가 호흡하고 물을 직접 빨아들여 오염물질을 영양분으로 사용하고 맑은 물을 내보낸다.
바람소리길, 새소리길, 물소리길을 따라 갈대숲을 돌아본다
바람소리길, 새소리길, 물소리길을 따라 갈대숲을 돌아본다
여름 소낙비를 가득 머금은 갈대숲은 지구 속 작은 지구 같다. 수달, 고라니, 삵, 금개구리는 사람의 발걸음을 피해 안산갈대습지 어느 보금자리에서 낮잠을 자고 있을까? 습지를 가로지르는 오리 가족의 뒷모습은 사랑스럽다.
한여름, 생명력으로 가득한 안산갈대습지
한여름, 생명력으로 가득한 안산갈대습지
안산은 지하철 4호선, 수인분당선과도 연결되어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도 있지만 여정이나 좋은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1박 이상 머물기에도 부담이 없다. 대부도에는 주요 관광지에 펜션 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안산 시내에는 수준급 특급호텔을 찾아볼 수 있다.

정상미 한경매거진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