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9월 전 긴급 인하" vs Fed "과잉반응 안 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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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일본 증시는 6% 안팎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주 위주로 급락한 미국 증시 영향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더해진 탓입니다. 뉴욕 금융시장이 잔뜩 긴장한 가운데 2일(미 동부시간) 아침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원치 않는 숫자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신규고용은 11만4000개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3%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 침체를 예고하는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됐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7%대까지 급락했고, 나스닥은 장중 한 때 3.5%까지 폭락했습니다. 월가는 이제 9월 50bp 인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은 '실수'를 만회하려면 빠른 속도로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죠. 벌써 투자자들은 다음주 고용 데이터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고용 책무에 대한 부정적 위험은 이제 현실"이라고 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이어 1일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5만 건에 육박했지요. 오늘 아침 7월 고용보고서는 그보다 더 암울했습니다. 비농업 신규고용은 11만4000개 늘어나는 데 그쳐 6월 17만9000개보다 크게 감소했고요. 월가 예상 17만5000개에도 못 미쳤습니다. 이는 팬데믹 초기 이후만 따지면 두 번째로 적은 수치입니다. 게다가 6월 고용 데이터는 기존 20만6000개에서 17만9000개로 하향 수정됐고 5월 수치도 2000개 줄었습니다. 직전 두 달 치 수치도 2만9000개 감소한 것이죠. 이에 따라 3개월 평균을 따지면 1분기엔 월 26만7000개 증가했는데, 이제 17만 개로 둔화했습니다. 민간 분야만 따지면 고용은 9만7000개 늘어난 것으로 나왔는데요. 2023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것입니다. 특히 △헬스케어(5만5000개) △정부(1만7000개) 등 경기와 관련이 덜한 분야에서 일자리가 주로 증가했고 IT, 금융, 사업·전문서비스 등 사무직 일자리는 모두 감소했습니다. 노동 수요가 약하다 보니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 달보다 0.2%, 전년 대비 3.6% 증가하는 데 그쳐서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3.6%는 최근 3년 내 최저입니다. 생산성 향상을 고려하면 임금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은 사실상 사라진 것이죠. 주당 근무시간도 0.1시간이 감소했고요.
월가는 실업률을 주목했는데요. 전월 4.1%에서 4.3%로 또 상승했습니다. Fed에서 일했던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아 삼이 만든 '삼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최근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아지면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7월 기준 4.3%가 삼의 법칙이 발동되는 수치였는데요. 4.3%가 나와서 정말 발동됐습니다. 블룸버그에서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따지면 0.485%포인트 올라 0.5%포인트엔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지만, 클라우디아 삼이 블룸버그에 나와 "발동됐다"라고 확인했습니다. '삼의 법칙'이 발동됐다고 경기 침체가 오는 건 아닙니다. 파월 의장은 엊그제 FOMC 기자회견에서 “삼의 법칙은 경제 법칙은 아니고 통계적 규칙성이다. 뭔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약간은 경시하는 듯한 시각을 내비쳤었습니다.
삼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그런 패턴이 있었고, 매우 신뢰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규칙을 일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가 아마 경기 침체에 들어간 지 약 3개월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룰이 작동한다고 해서 지금 불황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정 시점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지금 우리가 침체에 있다고 생각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 실업률 증가와 노동 시장의 침체가 우려스럽고 3개월, 6개월 뒤에는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할까? 그렇다. 매우 우려한다"라고 밝혔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폭락했습니다. 아침부터 조금씩 하락하던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은 발표 직후 4.11%에서 3.84%까지 27bp 급락했고요. 10년물도 3.93%에서 3.78%로 15bp가량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침체 걱정이 커진 것이죠.
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는 9월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이 70%대로 치솟았습니다. 어제는 22% 수준이었고, 사실 지난주 초에만 해도 그런 베팅 자체가 없었죠.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CIO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고용이 둔화하고 있다는 최초의 분명한 신호다. 이런 하방 서프라이즈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것이었고 노동 수요가 느려졌다는 증거다. 이 데이터는 2%대 추세를 그리는 인플레이션과 실질적으로 둔화하는 소득 성장보다 5%대 기준금리는 분명히 너무 제약적이기 때문에 Fed가 이미 인하를 시작했어야 했음을 시사한다. Fed는 6월에 금리를 내렸어야 했으며 지금 경제는 약 4.0~4.5% 범위의 기준금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고 경기 침체는 우리의 기본 사례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7월 고용은 11만4000개 증가해 예상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업종별로도 부진했다. 헬스케어 부문이 고용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고용 증가가 얼마나 광범위한가를 나타내는) 고용 확산 지수는 2016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가계 조사도 부진하여 실업률은 0.2%포인트 증가한 4.3%를 기록했다. 오늘 보고서는 노동 시장 상황이 이미 기대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악화하였음을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9월, 11월, 12월에 각각 25bp씩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기존 9, 12월 25bp 인하) 우리는 7월 고용보고서가 기본적인 고용 둔화 추세를 과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8월 고용보고서가 여전히 약하고 실업률이 증가한다면, 9월에 50bp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노동 시장의 지속적 악화는 7월 고용보고서에서 완벽하게 드러났다. 노동 시장은 절대적인 의미에서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약화는 '정상화'라고 하기 어렵고 완벽한 약화와 일치할 것이다. FOMC가 9월부터 기준금리를 25bp 내리기 시작해 내년까지 분기마다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Fed의 책무 중 고용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9월 50bp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점점 더 많은 인하 또는 더 빠른 인하 속도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7월 고용 데이터에 너무 겁먹을 것은 없다는 분석도 일부 있었습니다.
먼저 월간 고용이 10만 개 이상 늘어나는 건 여전히 건강하다는 겁니다. 팬데믹 이전엔 경기가 좋았을 때도 종종 월별 고용이 10만 개 이하를 기록했었죠.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또 다른 경기 침체 헤드페이크(거짓 속임)일 것이다. 우리는 3개월마다 이런 잘못된 경기 침체 논란에 빠진다. 지난 1995년 연착륙 때에도 노동 시장에 심각한 흔들림이 나타났고, 당시 비농업 고용은 월별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었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의장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면서 경제는 연착륙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콘퍼런스 보드의 다나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다. 10만 개 이상의 고용을 나타내는 데이터는 여전히 강한 것이다. 시장은 팬데믹 동안 '과도한' 숫자에 익숙해져 왔고, 이런 숫자가 '정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업률 증가는 여전히 해고 증가가 아니라 이민 등으로 인한 노동 공급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피치는 “실업률 증가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을 반영한 게 아니라 노동 공급 확대를 반영한 것이다. 일자리는 지난 3개월간 월평균 17만 개씩 늘어나고 있다. 노동 적령층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아졌다. 이는 Fed가 환영할 노동 시장 추가 완화에 대한 좋은 징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경제활동 참여율은 6월의 62.6%에서 7월 62.7%로 상승했는데요. 참여율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실업률은 4.1%로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민 증가를 감안하면 10만 개 수준의 고용 창출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
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10만 개 이상의 월평균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좋지만,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증가와 실업률 상승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7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외국 출생자의 실업률이 6월 4.2%→7월 4.7%로 증가했다. 미국 출생 근로자의 실업률은 4.3%→4.5%로 늘었다. 우리는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게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신규 이민자에 대한 고용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면 실업률 상승이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확신은 거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은 지난달 이민 급증으로 인해 한 달에 필요한 신규 일자리가 23만 개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과거와 변함없이 매월 약 7만~9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7월 고용에는 허리케인 베릴이 텍사스주에 상륙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노동부는 "베릴의 영향이 뚜렷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지만 가계 조사를 보면 지난달 실업자가 35만2000명 증가한 가운데, 악천후로 인해 출근하지 못한 사람이 46만1000명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7월 5만3000명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죠. 임시 해고된 사람도 24만9000명에 달했습니다. 고용정보업체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베릴 이후 상황이 정리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다시 내려가고 ‘삼의 법칙’이 해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노동 시장은 건강한 온도 이하로 냉각되고 있다"고는 했지만요.
어쨌든 노동 시장이 차가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고, 7월 고용보고서가 걱정을 자아낸 것은 맞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7월 고용보고서에 허리케인 배럴의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주간 근무시간과 시간당 임금, 그리고 일자리 성장에서 약간의 둔화를 볼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배럴의 영향이 컸다면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배럴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의미 있는 악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다. 그래서 Fed는 빨리 행동해야 한다. Fed가 50bp 인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월에 내리지 않을 걸 만회하려면 그렇다. 기본적으로 올해 100bp를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기준금리가 너무 제약적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명백하다. 덜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좋은 소식은 Fed가 문제를 해결할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약이 듣지 않으면 계속 더 강한 약(50bp)을 처방하면 된다. 상황이 돌아올 때까지 말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씨티는 Fed가 9월, 11월에 각각 50bp씩 금리를 내리고 12월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습니다. 그동안에는 25bp씩 내릴 것으로 봤죠. JP모건도 마찬가지로 9, 11월에 50bp씩 내리고 그 이후에는 모든 회의에서 25bp씩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JP모건은 심지어 9월 18일로 예정된 다음 FOMC 이전에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할 강한 가능성(a strong case to act)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BNP 파리바도 50bp 인하로 기울었습니다. BNP파리바는 "실업률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실업률이 더 급격하게 증가할 위험이 있다. 우리는 Fed가 9월에 50bp를 올리려면 그 전에 8월 고용보고서에서 추가로 약한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워치 시장에서는 내년 1월까지 125bp 인하를 예상합니다. 그때까지 네 번 FOMC 회의가 열리는 만큼 최소 1회는 50bp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입니다. 월가의 이런 긴박한 움직임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가 "어느 한 달의 데이터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뒤 약간 주춤해졌습니다. Fed 내에서 가장 큰 '비둘기파'로 꼽히는 그는 중앙은행은 안정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실업률이 중립 수준보다 더 높아질 경우, 그것은 Fed가 대응해야 하는 이중 책무의 또 다른 쪽(고용)에 대한 압박이다. 경제 상황이 Fed 조치와 금리 인하 규모를 결정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Fed는 6월 점도표에서 연말 실업률 4.0%를 점쳤는데, 벌써 4.3%까지 올라갔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더 큰 폭의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와 관련이 있다. 7월 11만4000개의 일자리는 우리가 보아온 만큼 좋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합리적 숫자"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6(다우)~2.2%(나스닥)의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15분께 나스닥 지수는 3.5%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오늘 고용보고서 데이터 전체는 시장이 성장과 Fed 실수에 대해 걱정하도록 만들고 있다. 시장은 이제 Fed가 인하를 시작하기에 늦었을 수 있다는 걸 충분히 깨닫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종일 내림세는 이어졌지만, 장 막판 약간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2.43%, S&P500 지수는 1.84% 하락했고 다우는 1.51% 내린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나스닥은 고점에서 11% 떨어져 공식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테슬라 -4.24% △알파벳 -2.35% △마이크로소프트 -2.07% △엔비디아 -1.78% 등 △애플(+0.69%)을 제외한 매그니피선트 7 모두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어제 실망스러운 매출과 가이던스를 발표한 △아마존은 8.79% 폭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매수 등급은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250달러에서 230달러로 낮췄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이 19% 성장하면서 강한 분기를 보냈지만, 예측을 초과하는 상반기 자본 지출(305억 달러)이 발생했고 하반기 투자 증가를 안내했다. 3분기 이익 가이던스가 월가 기대치를 밑도는 등 혼합된 전망은 아마존의 투자 수준과 관련된 수익성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 같다"라는 겁니다. 실망스러운 실적과 함께 배당 중단, 강력한 해고 방침 등을 밝힌 인텔은 26% 폭락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는 오늘도 5% 이상 하락했습니다. 3주 전 최고치보다 22%나 떨어졌습니다. 어느새 순환매는 사라졌습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3.52% 급락했습니다. S&P 11개 업종 가운데 경기 방어 성격을 가진 △필수소비재(0.86%) △유틸리티(0.14%) △부동산(0.09%)만 상승하고 나머지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경기순환적인 △임의소비재(-4.61%) △금융(-2.42%) △에너지(-2.26%)가 가장 많이 내렸습니다. 애플, P&G, 펩시코, 맥도널드, 달러제너럴 등 투자자들은 경기가 어려울 때 종종 강세를 보이는 주식으로 몰렸습니다. 스테노 리서치의 안드레아스 스테노 라르센 설립자는 "시장 상황을 보면 더는 과도했던 한쪽의 포지션에서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순환매가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제 포지션을 중립으로 조정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내림세는 종일 이어졌습니다. 결국, 오후 3시 35분께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8.7bp 급락한 3.876%에 거래됐습니다. 작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10년물은 18.4bp 내린 3.793%를 기록했습니다. 정확히 올해 초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채권 가격이 이제 비싸졌다고 본다. 나는 여전히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온다고 예상하지만, 유럽처럼 (가벼운) 기술적 침체가 온다면 10년물 기준 3.5%는 지켜질 수 있다고 본다. 전면적인 경기 침체가 나타난다면 그 밑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관건은 기업 어닝이 강하게 유지될지에 달려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경제가 당장 침체로 간다고 보는 이는 아직 소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3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2.6%로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현재 5.25~5.50%인 점을 감안하면 Fed가 침체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Fed는 525bp를 낮출 수 있다.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많은 완화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연은도 오늘 2분기 GDP 나우캐스트 전망치를 2.11%로 제시했습니다. 2.70%에서 낮춘 것이긴 하지만요.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시장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욱 불길해지고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이제 저점에서 두 배 올랐다. 우리는 전체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7월 17일 이후 우리 모델은 현금 확보를 가리키고 있다. 매수 가능한 기준을 충족하는 주식이 거의 없으므로 현금이 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VIX는 25% 이상 급등해 2023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23.66으로 상승했습니다. 장중 한때 거의 2년 만에 최고치인 29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찰스 슈왑은 "VIX가 오늘 본 수준에 마지막으로 도달한 것은 2022년 후반으로, 당시 Fed는 75bp 금리 인상에 들어가던 시기였다. VIX는 지역은행 위기가 불거졌던 2023년 봄보다 오늘 더 높은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러한 유형의 변동성은 앞으로 더 큰 시장 움직임을 암시할 수 있지만, 이번 여름 초반 4년 만에 최저치에서 급등한 것은 과매도 상황을 암시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데이터 트랙 리서치는 "VIX가 평균에서 1 표준편차 떨어진 27을 넘었다는 것은 통상 매수 신호로 작용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술적으로, S&P500 지수는 오늘 100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5300선에서 지지를 받았습니다. 5302에서 반등했죠. 작년 10월 저점에서 7월 고점까지의 랠리의 23.6% 피보나치 수정 수준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나스닥 지수는 100일 선을 밑돌았습니다) 펀드스트랫은 "7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시장은 과잉반응하고 있다. 약한 고용은 여전히 연착륙을 지지하며 Fed에 더 많은 인하 여지를 제공한다. VIX가 50% 올라 28까지 급등한다는 것은 패닉을 의미하고, 단기적으로는 판매자가 시장에 압박을 가할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에는 지난주보다는 데이터나 이벤트 측면에서 훨씬 가볍습니다. 하지만 고용에 민감해진 시장은 고용 데이터에 매우 크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월요일에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옵니다. 어제 제조업 PMI가 하락하고, 특히 세부 지수중 고용 지수가 6월 49.3에서 7월 43.4에 급락하면서 시장은 충격을 받았죠. 미국 경제에서 훨씬 더 중요한 서비스업 PMI에서 그런 고용 추세가 나타난다면 시장은 더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ISM 서비스 지수는 올해 변동성이 컸습니다. 지난 6월 올해 두 번째로 위축 영역(48.8)으로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지수가 7월에 51.3으로 확장 영역으로 다시 돌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요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옵니다. 지난주 24만9000건까지 올라가 시장을 뒤흔들었죠. 어닝시즌은 이제 절정을 지났습니다. 다음주에는 슈퍼마이크로, 에어비앤비, 우버, 캐터필러, 코스트코, 디즈니 등이 실적을 공개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