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점 병' 이기는 슈퍼 카카오 이스라엘서 발견 [원자재 포커스]
비트코인 뺨치는 코코아 가격 상승
병충해에 취약해지는 카카오 나무 때문
이스라엘서 기후 저항성 실마리 발견
가나 오시노 지역 한 농장의 코코아 열매  / 사진=Reuters
가나 오시노 지역 한 농장의 코코아 열매 / 사진=Reuters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최근 코코아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된 카카오 나무의 흑점병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농업 연구 센터인 볼카니 연구소는 카카오 나무가 건조한 기후와 한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카카오를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아프리카의 재배지역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곰팡이로 인한 흑점병 등의 질병도 번지고 있다. 카카오는 강수량이 적으면 말라버리고 너무 많아도 썩어버린다.

카카오 열매를 가공해 만드는 코코아는 최근 런던 ICE선물거래소 가격이 톤(t)당 8900달러에 육박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의 농부들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167만t의 코코아를 선적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6.8% 감소한 수준이다. 내년에는 생산량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자료 = Treading economics
자료 = Treading economics
연구소는 우연히 이 사실을 발견했다. 당초 연구소는 카카오 나무를 건조한 조건에서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이스라엘 남부 시설에 140개의 묘목을 보냈다. 그러나 며칠 만에 이 지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을 받았다. 이스라엘 남부가 마비되고 전기와 관개 시설은 수 개월 동안 가동 중단됐었음에도 일부 묘목이 살아남았다. 재배지의 탈리 일라니 연구원은 "1월에 돌아와 보니 주변의 모든 것이 죽어 있었는 데 코코아 모종 18개는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들 식물을 복제해 병충해 저항성 등을 테스트하고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자를 확인하는 등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