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연료전지 촉매 백금, 값싼 철로 바꾸는 기술 개발
수소 전기차의 동력인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비싼 백금을 값싼 철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은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과 전북대 충북대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이 같은 연구 성과를 냈다고 16일 밝혔다. 논문은 재료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수소와 산소를 넣으면 전기와 열을 생산하고 부산물로 매연이 아니라 물을 내놓는 연료전지는 탄소중립 시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넥쏘(사진),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 등이 연료전지를 적용한 수소차다.

다만 연료전지는 촉매로 비싼 백금을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다. 전지 내부에서 수소 원자를 양성자(수소 이온)와 전자로 분해하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백금 촉매가 그 역할을 한다. 이때 방출되는 전자는 전해질을 따라 움직이면서 전기를 만든다. 양성자는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물이 된다.

그간 백금을 철로 대체하는 연구는 많았지만 기술적 난제가 많았다. 연구팀은 철-프탈로시아닌(질소와 탄소가 교차하는 화합물)과 그래핀 산화물을 이용해 짧은 시간 내 연료전지에 쓸 수 있는 철 기반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했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육각형 벌집 모양으로 2차원(평면) 결정을 이룬 신소재다.

유 책임연구원은 “기존에 몇 시간 걸리던 철 기반 촉매 합성 과정을 ‘순간 열처리’라는 신기술을 도입해 단 150초 만에 완료했다”고 말했다. 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분자를 매개체로 써 기존 철 촉매보다 뛰어난 활성과 안전성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가 음이온교환막 연료전지에서 탁월한 성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연료전지는 전해질에 따라 인산염·탄산염·고체산화물·양성자교환막·음이온교환막 연료전지 등으로 나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