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최상위 맞춤 제작 방식인 코치빌드 모델 '아르카디아 드롭테일'./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최상위 맞춤 제작 방식인 코치빌드 모델 '아르카디아 드롭테일'./사진=롤스로이스
가전을 넘어 자동차까지 '비스포크(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맞춤으로 생산하는 일)' 바람이 불고 있다.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차가 아니라 남들과 다른 '특별한 차'를 소유하고 싶어하는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 럭셔리카 브랜드에 이어 BMW도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나만의 차'를 원하는 고객들의 선택권이 늘었다. BMW코리아는 최근 고객이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외관 디자인 및 색상, 소재 등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주문 서비스 'BMW 인디비주얼'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BMW 인디비주얼은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750e xDrive, i7 xDrive60, i7 M70 xDrive 구매 고객 대상으로 제공된다. △모델 및 외관 디자인 △외장 컬러 △익스테리어 라인 △시트 소재 및 컬러 등 4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최대 2만2000가지의 조합을 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고객 맞춤형 차는 럭셔리 브랜드에서 주로 선보이고 있다. 비스포크 방식을 통해 맞춤형과 개인화라는 희소성으로 소비자들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카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장인 정신, 브랜드 고유 가치를 앞세워 비스포크 프로그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통해 브랜드들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강화뿐 아니라 시장 영향력, 브랜드 충성도, 매출 상승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세라티코리아의 경우 강남 전시장에서 차량 맞춤 제작 프로그램 '푸오리세리에'를 제공한다. 고객의 개성을 반영한 외장 색상, 패턴, 인테리어 디테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모델 '팬텀 신틸라'_비스포크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제작 과정./사진=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모델 '팬텀 신틸라'_비스포크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제작 과정./사진=롤스로이스
벤틀리모터스는 럭셔리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4년 뮬리너 디자인 팀을 출범시켜 비스포크 서비스 부문에 적극 투자해왔다. 뮬리너 고객을 위한 개인화 제작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담 팀의 전문적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나만의 벤틀리' 만들기를 돕고 있다.

실제로 벤틀리가 이달 초 공개한 더 뉴 컨티넨탈 GT·GTC 뮬리너와 더 뉴 플라잉스퍼 뮬리너는 고객 취향과 감성에 따라 무한한 조합 가능성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101가지 외장 페인트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비스포크 주문제작을 통해 이외에도 모든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실내 가죽 또한 15가지 메인 가죽 컬러, 11가지 보조 가죽 컬러와 6가지 액센트 컬러 조합이 제공되며 마찬가지로 비스포크 작업을 거쳐 더 많은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공개한 우라칸 후속 차량 '테메라리오'에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애드퍼스넘(Ad Personam) 프로그램을 통해 400가지 이상의 외장 컬러와 스페셜 리버리(special livery)를 제공한다. 프론트 스플리터, 미러 캡, 사이드 어퍼 벤트, 리어 디퓨저, 중앙 터널, 계기판, 에어 벤트, 도어 스위치 프레임, 카본 스티어링 휠, 스티어링 칼럼 커버, 기어 변속기 등 다양한 외관 및 인테리어용 카본 파이버 요소 역시 제공된다.

롤스로이스 또한 비스포크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직접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차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프로그램은 외장 페인트 색상 조합이 4만400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며 인테리어 소재에도 한계가 없다. "롤스로이스 본사 굿우드(Goodwood)를 떠나는 차량 중 똑같은 차는 한 대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포르쉐의 경우 제품별, 국가별 제공되는 옵션은 상이하지만 911 모델 기준으로 약 500개의 옵션 사양을 제공하고 있다. 좀 더 상위 단계 개인 맞춤화 옵션을 제공하는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러'의 경우 총 800개가 넘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게 포르쉐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롤스로이스 '코치빌드'와 포르쉐 '존더부쉬'는 고객이 콘셉트 설계부터 디자인, 엔지니어링 등 각 단계에 밀접하게 참여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차량을 만들어가는 브랜드 최상위 맞춤제작 방식을 제공한다.

롤스로이스 관계자는 "롤스로이스는 더 이상 타는 수단이 아니라 미술작품이나 주얼리와 같이 수집하고 싶은 대상"이라며 "롤스로이스의 한계는 오직 고객의 상상력이라는 모토 아래 단 한 사람의 고객을 위한 최고의 맞춤형 차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