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시신 훼손 유기 사건 피의자 (사진=연합뉴스)
화천 시신 훼손 유기 사건 피의자 (사진=연합뉴스)
동료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잔혹하게 손괴한 뒤 강원 화천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유기한 30대 육군 영관 장교가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출근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대신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은폐와 증거 인멸까지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계획 살인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CBS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 과천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중령 진급 예정자인 A씨는 여성 군무원 B씨를 살해한 뒤 차 안에서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부대 측에 '결근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B씨가 사전 연락없이 무단결근했을 경우 범행이 일찍 들통날 것을 우려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전날 서울 강남구 일원역 일대에서 긴급 체포됐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과천의 한 군부대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A씨는 옷가지로 시신을 덮어둔 뒤 같은 날 저녁 인근 공사장에서 사체를 손괴했다.

그는 이튿날 오후 9시 40분쯤 평소 지리를 잘 알고 있던 강원 화천군 북한강 일대에 사체를 돌덩이를 담은 비닐에 넣어 유기했다. 사체가 떠오르지 않게하려는 조치로 완전범죄를 꿈꿨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살인과 사체 손괴, 사체 은닉 혐의를 적용해 체포했으며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2시 46분쯤 화천군 화천읍 화천대교 하류 300m 지점에서 다리로 보이는 시신 일부가 수면 위로 떠 올랐다는 주민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훼손된 시신 일부가 발견된 데 이어 수색 범위를 넓힌 야간 수색에서 일부 시신이 더 수습됐다.

경찰은 또 3일 오전 신고지점에서 500m 떨어진 선착장 주변에서 시신 일부를 추가로 발견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과 DNA 대조,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다.

네티즌들은 A씨가 피해자 휴대전화기로 부대에 연락한 것을 두고 "소름 돋는다", "신상을 공개하라", "완전 범죄를 꿈꾼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