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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스 콰르텟 '사중주' 16일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이 11월 16일 오후 5시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 선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모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연주자들이 결성한 팀이다. 멘델스존의 현악 사중주 제2번 가단조(op.13)와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마지막 작품인 제16번 바장조(op.135), 브리튼의 현악 사중주 제2번 다장조(op.36)를 연주한다.조동균 기자
2024.10.30 18:17 -
김도현·최송하 '리사이틀' 15일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가 11월 15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듀오 리사이틀 ‘보헤미안 하모니’ 무대에 선다. 이번 무대에서는 두 연주자가 보헤미안 테마에 맞춰 직접 고른 스메타나의 ‘조국으로부터’,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버르토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김도현은 2021 부소니콩쿠르 2위에 올랐고, 최송하는 올해 퀸엘리자베스콩쿠르 파이널 무대에 진출했다.최다은 기자
2024.10.30 18:17 -
'니키아와 솔로르의 재회' 뒤흔든 국립발레단의 파격
단도(短刀)를 든 니키아에게 겁먹고 도망치는 공주 감자티의 발걸음은 높은 ‘점프’로 표현됐고(1막), 니키아가 독사에 물려 죽자 연인 솔로르는 공주를 따라 무대 뒤편으로 달아나버렸다(2막). 대단원의 막. 죽은 연인(니키아)의 환영을 본 솔로르가 멍하니 홀로 선 채 공연이 끝난다.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공연한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확연하게 다른 연출을 보여줬다. 국립발레단은 정기공연 ‘라 바야데르’를 개막 전날인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언론에 미리 공개했다.‘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으로 댄서 니키아와 ‘니키아의 연인’ 전사 솔로르, 공주 감자티의 삼각관계가 줄거리를 이룬다. 러시아 황실에서 탄생한 고전 발레지만 인도의 힌두사원이 배경이어서 무대와 의상, 상체 동작 등이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유니버설발레단이 화려한 안무와 다수의 무용수로 볼거리를 강조했다면 국립발레단은 마임에 춤의 요소를 삽입해 작중 인물의 성격을 보다 입체적으로 연출한 점이 눈에 띄었다. 막과 막 사이, 음악만 흐르던 장면에 주요 인물이 등장해 앞으로 일어날 이야기를 암시하기도 했다. 죽음에 이른 니키아를 버려두고 줄행랑치는 솔로르는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사실적으로 느껴졌다.국립발레단의 결말은 유니버설발레단과 확연히 달랐다. 유니버설발레단 공연에서는 니키아와 솔로르가 망령의 세계에서나마 이어지지만 국립발레단 무대에서는 이들의 사랑에 두 번의 기회는 없었다. 잠시 꿈속에서 니키아를 만난 솔로르는 다시는 니키아를 만날 수 없다는 현실을 자
2024.10.30 18:17 -
세계에 선보일 '올해의 작가' 찾기 시작됐다
작가나 작품에 순위를 매기는 건 미술계의 금기지만 예외도 있다. 미술관이나 예술 재단들이 선정하는 ‘올해의 작가상’이다. 영국 유명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이 해마다 주는 터너상이 대표적이다. 수상자가 발표되는 매년 12월 초가 되면 영국 미술계는 흥분으로 달아오른다. 경쟁의 형식을 빌려온 탓에 미술계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관객들까지 저마다 우승자를 점쳐보고 응원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다.국립현대미술관이 주는 ‘올해의 작가상’(올작)은 ‘한국의 터너상’ 격인 국내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이다. 12년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권하윤(43)과 양정욱(42), 윤지영(40)과 제인 진 카이젠(44) 등 4명이 후보에 올랐다. 이들의 작품은 서울 사간동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중견 작가 중에서 특별히 유망한 작가를 뽑아 세계 무대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해주는 게 상의 취지”라고 말했다.권하윤은 가상현실(VR)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다. 지난해 스위스 제네바 국제영화제의 몰입형 작품 부문에서 금상을 받고 리움미술관에서도 소규모 전시를 여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가 VR 작품을 만드는 건 ‘개인의 경험’을 관객에게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다. 권 작가는 “전쟁이나 식민 지배 등 거대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을 VR로 실감 나게 보여주고, 이를 통해 ‘적군’과 ‘아군’의 구분이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VR 기기를 차고 대나무 등을 든 채 권 작가가 만들어낸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
2024.10.30 18:10 -
[이 아침의 화가] 풍요의 시대 그대로…'위대한 미국의 누드' 연작, 톰 웨슬만
붉은 립스틱을 칠한 금발 여성, 코카콜라와 맥주로 가득한 가정집 냉장고, 성조기를 상징하는 빨강·파랑·하양의 과감한 색채….톰 웨슬만(1931~2004)은 가장 미국적인 팝아트 작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평화와 풍요가 겹친 미국의 호시절을 묘사했다. 그의 ‘위대한 미국의 누드’ 연작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선거 구호로도 등장하는 ‘위대한 미국’ 이미지 그 자체다.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군 복무 중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역 후 뉴욕으로 거취를 옮기면서 순수예술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대표작은 1961년부터 총 100점의 연작을 그려낸 ‘위대한 미국의 누드’ 시리즈다. 성조기의 빨강 파랑 하양 등 색감과 당시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성 해방 사상을 결합한 작품이다. 작가는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갔다.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활용한 ‘인테리어(Interior)’, 여성의 가슴 형태로 자른 캔버스에 그린 ‘시스케이프(Seascape)’ 등이다.웨슬만 별세 2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프랑스 파리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품 150여 점을 중심으로 후대 팝아티스트를 함께 조명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4일까지.안시욱 기자
2024.10.30 18:00 -
"기후변화 심각하네"…설악산 단풍 절정 관측 이래 가장 늦어
올해 설악산 단풍이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시기 '절정'에 도달했다. 설악산 첫 단풍은 평년보다 6일, 절정은 12일 늦게 나타났다.강원지방기상청은 올해 설악산 단풍은 지난 4일 물들기 시작해 지난 29일 절정에 달했다고 30일 밝혔다.기상청은 산 전체를 봐서 정상에서부터 20%가량 물들었을 때를 첫 단풍, 80%가량 물들었을 때를 단풍 절정기로 본다.설악산의 평년(1991∼2020년) 기준 첫 단풍 일은 9월 28일, 절정 일은 10월 17일이다.특히 올해 설악산 단풍 절정 시기는 설악산 지점에서 단풍 관측을 시작한 1985년 이후 가장 늦다.종전 기록은 2021년 10월 26일이다.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가을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점이 꼽힌다.단풍은 최저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생기는데 올해는 유례없는 가을 폭염이 이어졌고 단풍 개화에도 영향을 끼쳤다.이에 산림청은 지난달 23일 올해 단풍 예측 지도를 발표하며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늦은 시기 단풍이 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설악산뿐 아니라 제주 한라산 첫 단풍도 관측 사상 가장 늦은 시기인 지난 29일 관측되기도 했다.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2024.10.30 17:50 -
진은숙 “난 작곡할 때 가장 초라하다…때론 ‘쓰레기’ 같아 몸서리”
“작곡할 때만큼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없는 것 같아요.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도, 자지로 못하고 악보 쓰는 데만 매달리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면 ‘쓰레기’ 같거든요. 매 작품 엄청난 괴로움과 절망감에 몸서리를 치고서야 비로소 고통을 멈출 수 있죠. 정말 한 번도 제가 쓰고 있는 작품이 대단하단 확신을 가져본 적이 없어요. 그럴 수 있다면 너무나 신날 텐데 말이죠.”작곡가 진은숙(63)은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평범한 작곡가의 말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겠지만, 그가 올해 초 ‘클래식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의 수상자(아시아 최초)로 선정된 세계적 작곡가라는 걸 고려하면 쉬이 넘길 수 없는 얘기였다.진은숙은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이 그의 주요 작품들로 전체 프로그램을 채운 음반 ‘진은숙 에디션’(2023)을 따로 발표할 만큼 국제적 명성을 지닌 거장(巨匠)이다. 지금까지 받은 음악상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그라베마이어상’(2004) ‘쇤베르크상’(2005) ‘모나코 피에르 대공 작곡상’(2010) ‘시벨리우스 음악상’(2017) ‘크라비스 음악상’(2018) ‘바흐 음악상(2019)’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 등이 모두 진은숙에게 돌아갔다.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같은 명문 악단에서 연이어 신작을 위촉하는 탓에 이미 2028년까지 작곡 스케줄이 모두 차 있다는 진은숙. 지난달 말 거주지인 독일 베를린을 떠나 한국의 젊은 작곡가 양성 프로그램인 통영국제음악재단(TIMF) 아
2024.10.30 16:55 -
'주크박스 뮤지컬'이라지만 너무 음악만 돋보여…'광화문연가'
‘붉은 노을'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80~90년대를 경험하지 않았어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수 있는 이문세의 대표곡들이다. 세월이 지나도 제목만 들으면 머릿속에서 멜로디가 절로 떠오르는 이 곡들을 만든 장본인은 바로 이영훈 작곡가. '광화문연가'는 그가 생전 남긴 명곡을 엮어 이야기로 풀어낸 '주크박스' 스타일 뮤지컬이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래에 어울리게 이야기 역시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식 방식으로 흘러간다. 주인공은 죽음을 단 1분 앞둔 명우. 응급실에 누워있던 그는 '기억의 전시관'에서 눈을 뜬다. 이곳은 사람의 인연을 관장하는 월화가 사람이 죽기 전 추억을 되감아 주는 장소다. 명우는 첫사랑 수아와의 꼬여버린 사랑을 풀기 위해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향수가 진하게 느껴지는 음악이 강점이다. '소녀', '붉은 노을', '그녀의 웃음소리뿐',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옛사랑' 등 이문세와 이영훈의 대표곡들이 아낌없이 담겼다. 주인공 명우를 분한 윤도현의 담백하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옛날 발라드와 어우러져 관객 각자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월하 역을 맡은 차지연은 파워풀한 목소리뿐 아니라 발랄한 코미디 연기로 장면마다 시선을 사로잡는다.음악과 출연진이 지닌 힘에 비해 작품 자체의 매력은 부족하다. 죽기 직전에 꼬인 인연을 풀어준다는 발상은 흥미롭다. 하지만 두 연인이 극적으로 사랑에 빠졌다가 헤어지는 이야기가 다소 신파적으로 흘러간다. 대사도 어색하고 딱딱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한다. 대사에서 음악으로 전환하는 과정도 때로 부
2024.10.30 16:01 -
티머니, 하필 결제시스템 교체 3일전 '먹통'…"최신장비 교체, 피해 보상"
지난 27일 발생한 티머니의 고속·시외버스 예약·발권 서비스 및 택시 결제 서비스, 충전 서비스 장애는 인천 부평의 티머니 전산센터(IDC) 내 네트워크 스위치 장비 오류 때문이었다고 회사 측은 30일 밝혔다. 장애를 빚은 고속·시외버스 및 택시 결제 시스템은 당초 이날 교체가 예정돼 있었으나 사흘 전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티머니에 따르면 이 같은 시스템 장애로 27일 오후 1시6분께부터 2시41분까지 1시간35분 가량 혼선을 빚었다. 주말인 일요일 오후 전국 버스 터미널에서 승객들이 승차권을 제때 발권하지 못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티머니는 시스템 안정성 강화를 위해 운영 중인 시스템을 모두 신규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최신 설비를 갖춘 서울 상암과 경기 하남의 새 IDC로 분산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해 다음달까지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번 장애가 발생한 고속·시외버스 및 택시 결제 시스템은 당초 계획대로 교체를 마쳤다고 덧붙였다.서비스 장애의 직접적 원인이 된 네트워크 스위치 장비도 다음달 말까지 최신 장비로 교체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 및 관리를 위해 장애 자동 감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모니터링 및 관리 인력을 보강했다. 내년까지 재난복구시스템을 구축해 예상치 못한 재난 상황에도 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티머니는 “철저한 시스템 운영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에 공감하며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장애로 큰 불편을 겪은 이용자와 서비스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금전적 피해를 본 이용자들에게는 이튿날(28일) 피해 금액을 전액 환급 처리했으며 서비스 운영 업체와 협의를 통해 조속히 보
2024.10.30 15:53 -
그랜드하얏트인천, 페트병 7t 재활용 해 탄소 2만6000Kg 감축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인천이 페트병 기부와 친환경 소재 활용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였다고 30일 밝혔다.그랜드하얏트인천은 2022년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로젝트 1907 세상에없는세상'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 약 7톤(t)에 이르는 페트병을 기부했다. 프로젝트 1907은 기부받은 페트병으로 원단을 만들어 배낭, 파우치 등을 제작했다.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 약 2만6000kg을 감축했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그랜드하얏트인천은 "소나무 8750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환경적 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ESG 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객실에서 배출하는 폐천을 활용해 파우치를 만들고 있으며 호텔 내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을 생분해 소재로 바꿨다. 호텔이 위치한 영종도의 해변가를 청소하는 플로깅 행사도 한다. 호텔 건물 중 한 곳인 웨스트 타워는 환경을 고려한 설계로 친환경 건물 인증인 LEED를 획득했다.그랜드하얏트인천 관계자는 "하얏트는 본사 차원에서부터 ESG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양한 활동을 실천해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환경 보호 활동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2024.10.30 15:12 -
물량 세 배 늘렸다 …올 겨울 인기 외투 뭐길래
LF는 올해 겨울 에코 퍼, 비건 스웨이드 등 친환경 외투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30일 밝혔다.LF가 전개하는 프랑스 브랜드 바쉬는 올해 가을·겨울 시즌 에코 퍼 외투 물량을 작년보다 세 배 늘리고 라인업도 다양화했다.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에코 퍼는 부드러운 촉감과 결을 살린 소재가 특징이다. 친환경 소재이면서도 보온성은 보장되고 양모보다 가볍다. 특히 에코 퍼 제작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밍크 제품과 디자인이 유사해졌다.이에 따라 바쉬의 에코 퍼 외투 제품은 이달 들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비건 스웨이드 제품 역시 인기다. LF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비건 레더(가죽) 등을 활용한 스타일 제품을 작년보다 70% 이상 늘렸다. 앳코너와 던스트의 비건 스웨이드 재킷은 빠르게 물량이 소진된 후 일부 재입고된 상태다.LF 관계자는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동물성 소재를 대체하는 '비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비건 스웨이드, 비건 퍼 소재는 가벼운 데다가 자연스러운 연출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2024.10.30 15:00 -
번개장터, 아트페어 '디파인 서울 2024' 참여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시 성동구 에스팩토리·Y173에서 열리는 디자인 아트페어(미술장터) '디파인 서울 2024'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한다.복합문화공간인 Y173에서는 전통 유산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의 특별전 'Re:form plastic-ground:물성에 대한 재고와 감각, 경험의 공간'이 마련된다.번개장터의 철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지속가능한 소비의 실제 사례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되는 영상존, 지속가능한 소비에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체험존을 만나볼 수 있다.30일에는 디파인서울과 번개장터의 오프닝 이벤트인 '2024 디파인 서울 프리뷰 NIGHT'도 개최한다. TASTE(취향), SUSTAINABLE(지속 가능성), ONE&ONLY(원앤온리), HIGH-END(하이엔드) 등 키워드를 주제로 럭키드로우 이벤트와 번개장터의 오프라인 럭셔리 부티크 'BGZT Collection (브그즈트 컬렉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선보인다.번개장터 관계자는 “리커머스와 미술품은 N차 거래가 가능하고 거래 횟수를 거듭하며 가치가 확장한다는 점에서 닮아있다”며 “자원순환의 가치를 넘어 예술로 환원해낸 하지훈 작가의 특별한 작품을 Y173에서 선보이게 돼 뜻 깊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2024.10.30 14:52 -
“에코백으로 환경 살리려면 최소 1200번은 써야” [서평]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정말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까. <일회용 지구에 관한 9가지 질문>은 그런 의문에 답한다. 책을 쓴 정종수는 과학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으로 40년간 기후 환경 분야 연구와 기술 상용화에 헌신해 왔다. 텀블러와 에코백은 도움이 된다. 대신 텀블러는 최소 200번, 에코백은 1200번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 제조 과정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한국의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1000만t인데, 커피 전문점에서 나오는 일회용품은 연간 수백t에 불과하다. 텀블러와 에코백, 종이 빨대 사용이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는 것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것도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말한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 너무 싸 재활용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서로 다른 유형의 플라스틱을 섞어 재활용하면 품질이 낮아진다. 결국 처음부터 플라스틱을 덜 쓰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재생 에너지도 만능이 아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은 면적당 전력 생산량이 낮다. 국토가 넓고, 평지가 많고, 인구 밀도가 낮은 나라에 적합하다. 한국에선 원자력 발전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책은 원자력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를 살펴보면 실제 인명 피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화력 발전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대기 오염 등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보호를 위해 굳이 힘들게 노력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는 개인의 노력은 여전히 중
2024.10.30 14:48 -
1년 만에 친정복귀…신세계L&B 대표에 마기환 나라셀라 전무
신세계그룹은 30일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주류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L&B의 신임 대표이사로 마기환 나라셀라 영업마케팅총괄 전무이사(사진)를 내정했다고 밝혔다.마 대표는 신세계L&B 영업담당 임원을 지내다가 나라셀라로 이직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다. 그는 신세계 이마트 부문으로 2000년 입사했다. 이후 이마트 중국감사 TF(테스크포스), 상해법인 등에서 근무했다. 2013년부터 신세계L&B 영업팀장, 2016년 영업 임원에 올랐다.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 대표를 겸임한 송현석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난다.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2024.10.30 14:47 -
한국을 지독히도 사랑한 일본인, 영화관이 곧 집이었던 마끼를 보내며
일본인 쯔지다 마끼(土田眞樹). 올해가 환갑이라 했지만 내가 알기에 그는 1965년생일 것이다. 한국에서 오래 살아서 한국 나이를 생각하며 그렇게 얘기하거나 생각했을 것이다. 지난 10월 21일 그나 나나 다소 어울리지 않는 영화 ‘베놈 : 라스트 댄스’ 시사를 보기 위해 서울의 한 극장에 가는 길에서 조우했다.용산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우연히 부딪혔고 서로 겸연쩍게 웃었었다. “너도 이 영화 보러 왔어? 늦었네?” “형도? 응 늦었네요.” 그때 그는 잘 걷지를 못했다. 시사 시간은 이미 늦어 있었지만, 그와 보폭을 맞춰 걸었고 난 그에게 몸이 너무 안 좋아 보인다고 했다.그는 때 이른 롱 파카를 입고 있었다. “어디가 안 좋은 거야 대체? 지금 추워? 몸이 아파서 추운 거 아냐?” “심장이 안 좋아서 잘 못 걷겠어요. 그나저나 형은 괜찮아?” 나는 연신 혀를 끌끌 찼다. “나댕기지 마라. 너 이러다 죽겠다. 그리고 난 괜찮아.” 일본 집에 좀 가 있으면서 한동안 쉬는 게 어떠냐고 했다. 그럼 나처럼 회복할 수 있다고도 했다. 힘내!, 라고도 말했다.극장에 들어서서 그는 아이맥스 관임에도 불구하고 맨 앞줄에 앉았다. 계단을 올라갈 힘조차 없어 보였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오면서 그와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그때 난 살짝 이상한 부음(訃音)을 느꼈다. 그날 난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것이 이렇게 후회가 될 일인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쯔지다 마끼는 영화기자이자 평론가, 코디네이터, 프로듀서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지만 정확하게 명명할 이름은 없다. 무엇보다 한국 대중들에게 그는 우리 모두 대개가 그렇듯이 그냥 ‘노바디’이다. 한국을 엄
2024.10.30 14:19 -
韓 대표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 16일 강동아트센터서 공연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이 16일 오후 5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 선다. 독일의 멘델스존과 베토벤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강동아트센터가 기획한 GAC(강동아트센터)클래식 시리즈의 일환이다. 노부스 콰르텟은 멘델스존, 현악 사중주 제 2번 가단조(op.13)와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마지막 작품인 제 16번 바장조(op.135), 브리튼의 현악 사중주 제 2번 다장조(op.36)를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모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연주자들이 결성한 팀이다. 2012년 세계 최고 권위의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실내악 부문 2위와 2014년 제 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런던 위그모어홀에는 한국음악가 중 최다 초청을 받았으며 2022/2023시즌에는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연했다.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총 16개 작품으로 쓰여진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전곡을 연주한 노부스 콰르텟은 2023년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이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데뷔했고 2024 /2025시즌에는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데뷔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공연을 앞두고 있다.강동문화재단 심우섭 대표이사는 “올해 강동아트센터가 기획한 GAC클래식 시리즈의 대미를 노부스 콰르텟이 장식한다"며 KBS교향악단과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초청 공연에 이어 강동아트센터에 울려 퍼질 네 남자의 선율을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조동
2024.10.30 14:13 -
[단독] 피아니스트 임윤찬,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음악가’ 된다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내년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 음악가가 된다. 상주 음악가란 클래식 음악 축제, 오케스트라, 공연장에서 실력이 뛰어난 예술가를 초청해 독주(獨奏), 협연 등 핵심 프로그램을 선보이도록 하는 제도다. 2025년 통영국제음악제의 ‘간판 모델’이자 ‘대표 얼굴’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30일 통영국제음악재단에 따르면 2025년 통영국제음악제의 상주 음악가로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가 선정됐다. 스페인 출신의 첼리스트 페란데스는 2021년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발표한 데뷔 앨범 ‘리플렉션즈(Reflections)’로 오푸스 클래식상을 받은 실력파 연주자다. 상주 작곡가로는 ‘밤과 트럼펫들(Nacht und Trompeten)’, ‘렛 미 텔 유(Let me tell you)’ 등을 쓴 덴마크 출신의 한스 아브라함센이 발탁됐다. 임윤찬은 통영과 인연이 깊은 피아니스트다. 그는 2019년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주관하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만 15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신성(新星)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박성용 영재 특별상도 그의 몫이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해인 2022년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광주시향(지휘 홍석원)과 협연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등이 담긴 공연(2021) 실황 음반을 도이치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임윤찬은 이달 초 세계적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발표한 첫 앨범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과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을
2024.10.30 13:58 -
그 돈이면 해외 간다더니…'바가지 논란' 제주에 생긴 일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30일 제주관광협회 관광객 입도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29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총 1000만45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 1000만 돌파는 이보다 18일 앞선 10월11일이었다.내국인 관광객 감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 이후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데다 올해 초 바가지 물가, 서비스 불만족 등 논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앞서 지난달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관광 경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91% 수준이지만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116%를 기록했다. 엔데믹 이후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었지만 해외로 떠나는 내국인의 비중을 따라가지 못했다.한편 올해 1∼10월 내국인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합친 전체 누적 관광객은 1166만5587명(내국인 1000만4548명, 외국인 166만1039명)이다. 전체 누적 관광객은 지난달 17일 1000만명을 돌파해 지난해(9월29일)보다 12일 빨랐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2024.10.30 12:59 -
"근육량 1kg 늘면 치매위험 남성은 30%, 여성은 41% 감소"
체내 근육량이 1kg 증가하면 남성과 여성의 치매 위험이 각각 30%와 41% 감소하지만, 체지방이 1kg 늘어나면 최대 53% 위험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성인 약 1320만명의 체성분 변화와 치매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연구팀은 2009~2010년, 2011~2012년에 각각 검진을 받은 서인 1321만5208명을 대상으로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제지방량, 팔과 다리의 근육량, 체지방량 변화를 각각 측정하고, 이후 8년동안 치매 위험을 추적 관찰했다.분석 결과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의 치매 위험은 15%, 여성은 31% 각각 감소했다. 사지 근육량이 1㎏/㎡ 증가하면 남성의 치매 위험은 30%, 여성은 41% 줄었다.반면 체지방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은 남성에게서 19%, 여성에게서 53% 각각 높아졌다.이런 경향은 나이, 성별, 체중 변화 등과 관계 없이 모든 사람에게서 일관되게 나타났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의 '임상 및 중개신경학회지'(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2024.10.30 11:39 -
'맨드라미 화가' 작업실에는 실없이 '외교관과정' 문패가 달려있다
김지원 작가의 작업실은 경기도 포천에 있다.1) 그의 작업실 주소지에 도착했을 때는 대문 쪽으로 현관이 향해 있지 않아서, 주차 후 조심스럽게 건물 벽을 따라 옆으로 돌아들어 갔다. 어디선가 굴러다니던 오브제를 주워다 붙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교관과정”이라는 팻말 옆의 문을 열고 김지원 작가가 나왔다. 밑도 끝도 없는 외교관과정 팻말에 일단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기 들어갔다 나오면 외교관 되는 건가요?” 하는 실없는 질문과 “어서 들어오세요.” 하는 화통한 대답.김지원은 일명 ‘맨드라미 그림’으로 알려진 화가이다. 어떤 소재나 화풍으로 알려졌다는 것은 그만큼 대중적 호소력을 가졌다는 뜻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서 길게 구불거리는 붓질과 강렬한 색들의 조합이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화가의 내면을 드러내듯이, 김지원의 툭툭 던지는 듯한 필치의 맨드라미는 그만의 독특성이 담겨 있다.하지만 맨드라미 그림‘만’을 볼 것이었으면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를 찾아 전시용 조명 아래서 관람하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작업실에서 보고 싶은 것은 그의 전시를 볼 때 잔잔하게 느껴져 오던 소탈한 유머, 그리고 작가가 은밀하게 누리는 작은 재미의 요소들이었다.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기 전에 먼저 그의 작업실 그림을 한 점 보고 가자.그가 자신의 작업실을 소재로 그린 <비행>(2014)은 작가들이 자화상을 대신하여 남긴 수많은 작업실 그림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그림 속에는 작업실의 흰 벽면에 걸려있거나 기대어놓은 다른 작품들이 부분적으로 보인다. 김지원을 대표하는 맨드라미 그림이
2024.10.30 11:27 -
김도현x최송하 듀오의 '보헤미안 하모니' 15일 마포아트센터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가 내달 15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듀오 리사이틀 '보헤미안 하모니' 무대에 선다.마포문화재단은 올해 재단 클래식 공연의 테마인 ‘보헤미안’에 맞춰 김도현과 최송하가 직접 선곡한 프로그램으로 첫 듀오 무대를 선보인다고 30일 밝혔다. 두 연주자는 이번 무대에서 스메타나의 ‘조국으로부터’,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버르토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를 들려주며 보헤미안 음악의 정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도현은 2021 부소니 콩쿠르 2위 및 현대 작품 최고 연주상을 수상한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마포문화재단이 처음 도입한 상주 음악가 제도의 첫 얼굴이 됐다. 그는 '피아니스트들의 멘토' 세르게이 바바얀과 백혜선 교수를 사사했으며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과 전문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최송하는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 진출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녀는 예후디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시니어 2위와 청중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23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2위 및 세미파이널 최고 소나타상, 캐나다 작품 최고 공연상, 청중상을 휩쓸었다.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약한 콜리아 블라허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이들은 긴 시간 대화를 통해 첫 듀오 리사이틀 무대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한국에서 자주 연주되지 않았던 스메타나의 ‘조국으로부터‘는 말년에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스메타나가
2024.10.30 10:50 -
고리타분하다고? 파격이야말로 클래식 음악의 원동력
클래식, 클래시컬. 이름부터가 벌써 ‘파격'을 좀처럼 허용할 것 같지 않다. 그러나 사실은 정반대다. (클래식) 음악은 항상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진화해 왔다. 연주 시 아주 조그마한 변화를 가미해도 “바흐를 이렇게 해석한다고? 이게 맞아??”라는 물음표 세례를 맞곤 하는 바흐 작품들 역시 당대에는 과감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초월적인 기량을 요구하는 혁신적인 곡이었다.모차르트도, 베토벤도, 말러도, 브루크너도, 쇼팽도 모두 그들만의 파격을 간직한 작곡가들이다. 그들이 처음 세상에 꺼내 놓은 것들은 낯설었지만, 그 새로움이야말로 오랜 시간 동안 (조금 많이 오랜 시간 동안…)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널리 사랑받게 한 원동력이었다. 그래서인지 연주자 혹은 연주회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그렇게 기쁠 수 없다. 최근 머글의 눈과 덕후의 귀를 쫑긋하게 했던, 파격과 혁신 사이 어딘가의 몇 가지를 소개한다.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팔계 독주회일 줄 알았는데 베이스 연주자와 쳄발로 연주자를 포함해 무려 18인이 무대에 올라 연주해 흡사 체임버 오케스트라급 연주를 만들었다. 연주곡목은 비발디의 사계와 피아졸라의 사계, 두 곡목이 적혀 있었는데 새로움은 그 구성에 있었다. 비발디의 각 계절과 피아졸라의 각 계절을 교차 배치해 총 여덟 곡의 계절을 연주했다. 이런 형태가 자주 있는 일인지 모르겠으나, 머글에게는 그저 새롭기만 했다.비발디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수없이 많이 연주돼 모두의 귀에 익을 만 하지만, 피아졸라의 사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절')와 교차해 들려오니 또
2024.10.30 10:47 -
하루 빨리 설산의 백담사에 가겠다는 다짐을 이루어야겠다
단체 등반의 추억내 친구 중에는 회사에서 격월마다 실시하는 주말 등산이 싫어서 퇴사한 사람이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두 가지 반응이 떠오를 것이다. 하나는 ‘뭐 그런 것 때문에 퇴사를 하냐’는 핀잔이고, 다른 하나는 ‘뭐 그런 회사가 다 있냐’는 비판이다. 사실 나 역시 2002년 월드컵 때 한국 축구팀을 열심히 응원했지만, 대강당에 모여 빨간 티셔츠를 입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응원에 참여해야 했던 단체활동은 내키지 않았다.그 뒤로도 십여 년은 족히 넘게, 이 회사든 저 회사든 매해 등산을 가자는 말은 빠지지 않았다. 2015년 무렵까지 등산하면 첫 번째 떠오르는 단어가 ‘단합’, 두 번째가 ‘건강’, 세 번째가 ‘막걸리’(또는 오이)였다. 복잡한 심경을 끌어내는 등산을, 둘레길이나마 내가 자발적으로 나서고, 요즘 건강을 신경 쓰는 20대는 자발적으로 등산을 간다니까 서로 다른 뜻으로 세월이 무색하다. 그들도 단합 등반을 알기나 할까? 약수를 떠먹는 바가지는?이제는 그냥 산이 좋다어느새 산은 나의 일상에 끊임없이 존재하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의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퇴근할 때면, 내 머릿속에도 수많은 산이 지나가는 기분이 든다. 책장에서 읽지 않은 책만큼이나 이 공간의 여기저기 존재하는 산, 산, 산. 마테호른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진을 떼어 벽에 걸어 두었을 때 오피스의 칙칙한 회색 칸막이가 금세 숨 쉴 만한 창문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작아진 달력이라도 산 그림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한글에서 ‘산’이라는 글자마저 상형 문자처럼 보일 정도로 산은 우리 일상에 깊이 박혀 있는 존재다.산이 너무 좋아서 주체할 수 없어 책
2024.10.30 10:35 -
40주년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건축가 '장 누벨' 손으로 재탄생
패션 명품 브랜드의 일석이조 문화 마케팅프랑스 패션 명품 브랜드가 재정적인 협찬과 후원으로 프랑스 문화재 복원과 예술 분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디오르는 수십 년 전부터 베르사유 궁전 복원 사업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샤넬은 이번 아트 바젤이 열렸던 그랑팔레의 대규모 복원 공사를 후원하였으며 지난 9월 파리 패션 위크에 그랑팔레에서 샤넬 SS25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또한 2014년 루이비통 재단 미술관(Fondation Louis Vuitton)이 파리에 오픈하면서 새로운 예술의 공간으로 탄생했고 파리 쁘랭텅 백화점과 구찌, 발렌시아가 등의 럭셔리 브랜드 소유 그룹인 케링(Kering)의 설립자 프랑수아 피노(François Pinault)는 2021년 옛 상업 거래소(Bourse de commerce) 건물에 피노 컬렉션 미술관을 오픈하여 그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흥미로운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까르띠에(Cartier) 인터내셔널 회장이었던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은 예술가 세자르(César)의 제안으로 1984년 10월 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을 파리 근교에 위치한 소도시 주이 엉 조자스(Jouy en Josas)에 설립하여 프랑스 및 해외 유명 예술가뿐만 아니라 유망한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였고 그 후 현대 미술의 후원자로 인정받는 최초의 프랑스 민간 기업이 되었다.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의 3번째 주소까르띠에 현대 미술 재단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였다. 이를 기념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2025년에 이전할 계획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또 한 번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맡게 되었다. 현재 파리 14구에 위치한 미술관은 진행 중인 섬유미술 작가 올가 드 아마랄 (Olga de Amaral)의 전시를 마지막으로 2025년 3월 17일에 문을
2024.10.30 10:04 -
'에곤 실레' 덕후라면? 오스트리아 툴른으로
오스트리아 거장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풍경 속으로 떠나는 여행. 오늘은 에곤 실레의 그림 속 툴른으로 떠나봅니다. 서른 살이 채 되지 않는 나이에 스페인 독감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에곤 실레. 그러나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기에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그의 혁신적인 작품은 실레를 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만들어놓았다. 실레는 독특한 제스처와 표정, 신체의 탐구를 통해 자기 성찰과 존재론적인 질문을 담아냈다.도나우 강 남부에 위치한 툴른은 에곤 실레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묘사한 작품에서 배경이 되는 마을이 바로 이곳이다. 툴른역 역장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린 시절 실레의 그림에는 기차가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실레의 발걸음을 좇아 툴른에 왔다면 우선 에곤 실레 박물관부터 시작해보자. 실레 탄생 100주년을 맞아 문을 연 곳으로, 100여 점의 작품과 개인 소품이 전시되어 있다. 툴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담은 작품부터 학창 시절 사용했던 물품, 그와 가족의 사진을 만날 수 있다.물관은 1898년에 지어진 툴른 감옥을 개조한 것인데, 실레 역시 이 감옥에 잠시 수감된 적이 있다고 하니 진정한 의미의 ‘실레 성지순례’라고 할 수 있겠다.툴른은 평화로운 소도시로, 실레의 흔적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잔잔히 흐르는 도나우강과 아기자기한 전경을 자랑하는 정원이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이 밖에도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정원을 산책할 수 있는 ‘가르텐 툴른’, 평화로운 아우바트 호수, 도나우 강 위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수변 무대 ‘도나우뷔네’ 등이 꼭 둘러볼 만한 곳.툴른은 또한 오랜 역사
2024.10.30 10:04 -
"주 1~2회만 했을 뿐인데"…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결과 [건강!톡]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강도 높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주말전사'(weekend warrior) 운동 패턴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30일 의학계에 따르면 콜롬비아 노스안데스대 게리 오도노번 교수 연구팀은 멕시코시티 주민 1만33명을 대상으로 운동 패턴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관계를 16년간 추적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한 논문을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평균 연령 51세인 조사 대상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팀은 1998~2004년에 설문조사를, 2015~2019년 경도 인지 장애 검사를 각각 실시했다.첫 설문조사에서 연구팀은 조사 대상을 운동하지 않는 그룹 7945명, 주 1~2회 운동하는 주말전사 726명,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하는 1326명, 주말전사와 주 3회 이상 운동하는 그룹을 합친 2088명 등 네 그룹으로 나눴다.이후 간이 정신 상태 검사(MMSE)로 인지기능 저하를 조사했다. 30점 만점인 MMSE에서 22점 이하면 경도인지장애로 분류된다.평균 16년의 추적 관찰 기간에 MCI로 확인된 사람은 2400명이었다. 이중 26%가 운동하지 않는 그룹에서 나왔다. 주말전사와 규칙적 운동 그룹의 유병률은 각각 14%와 18.5%였다.나이·학력·흡연·야간 수면·식단·음주 등 잠재적 요인을 배제한 분석 결과도 주말전사의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가장 낮았다.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는 25%, 규칙적 운동 그룹보다는 11% 낮았다.연구팀은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 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이론적으로 중년기에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하면 치매 위험을 13% 낮출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2024.10.30 10:02 -
니키아 내팽개친 솔로르…국립발레단의 파격적 '라 바야데르' [리뷰]
단도(短刀)를 든 니키아에 겁먹고 도망치는 공주 감자티의 발걸음은 높은 '점프'로 표현됐고(1막), 니키아가 독사에 물려 죽자 연인 솔로르는 공주를 따라 무대 뒷편으로 달아나버렸다(2막). 대단원의 막. 죽은 연인(니키아)의 환영을 본 솔로르가 멍하니 홀로 선 채 공연이 끝난다.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와 줄거리는 같지만 연출 차이가 또렷했다. 국립발레단은 정기공연 <라 바야데르>를 개막 전날인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언론에 공개했다. 개막 공연의 캐스팅대로 무대와 의상이 완벽히 갖춰진 상태에서 진행됐다.<라 바야데르>는 프랑스어로 인도의 무희라는 뜻으로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공주 감자티의 삼각 관계가 줄거리를 이룬다. 솔로르가 권력 욕심에 국왕의 제안으로 공주와 약혼하던 날, 계략에 빠진 니키아는 꽃바구니 속 독사에게 물려 죽는다. 러시아 황실에서 탄생한 고전 발레지만 인도의 힌두사원이 배경인지라 무대와 의상, 상체 동작이 기존 발레와는 달라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발레단은 예술감독으로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을 33년 이끌었던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97)의 <라 바야데르>를 채택했다. 이는 그가 2013년 창작한 새로운 버전의 안무로, 국립발레단이 그 해 이 버전을 초연한 바 있다.지난달 유니버설발레단이 상대적으로 화려한 안무 및 더 많은 무용수의 투입으로 볼거리를 더했다면 국립발레단은 마임에 춤의 요소를 삽입해 작중 인물들의 성격을 보다 입체적으로 연출한 점이 눈에 띄었다. 또한 막과 막 사이, 음악만 흐르던 장면에 주요 인물들이 등장해 앞으
2024.10.30 09:59 -
절제를 통한 벨칸토의 진정한 아름다움, 도쿄 신국립극장 '몽유병의 여인'
지금까지 도쿄 신국립극장에 소개된 이탈리아 오페라들은 전통의 관점에서 제작돼 작품의 근원에 보다 잘 접근하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일본 청중에 대한 배려이자 취향을 반영한 결과일 것이다. 아무래도 일본 관객보다는 유럽 관객이 다양하고 현대적인 오페라 연출에 익숙하기 때문.필자가 경험한 <아이다>와 <라 보엠>, <돈 파스콸레>, <팔스타프>를 생각해보면 모두 전통적인 연출을 기반으로 한 프로덕션이었다. 그만큼 신국립극장의 예술적인 비전은 오페라 하우스 고유의 질적향상과 전통의 축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껴진다.리체우 극장과 마시모 극장 등이 공동제작한 <몽유병의 여인>의 도쿄 신국립극장 초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벨리니의 오페라의 아름다움은 절제에서 온다는 걸 느꼈던 공연이었다. 신국립극장 측의 훌륭한 주연 및 지휘자 캐스팅으로, 일본에서 오히려 이탈리아보다 더 이탈리아적인 오페라가 탄생했다.선율의 승부사, 벨리니몽유병 환자를 오페라의 주인공으로 쓴 건 벨리니가 유일하다. <몽유병의 여인>은 몽유병이라는 소재도 특이하지만, 벨리니의 강점인 아름답고 서정적인 멜로디가 작품 전반에 녹아있어 벨칸토(음색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이탈리아의 가창 기법) 오페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벨리니는 이 작품에 이어 <노르마>와 <청교도>와 같은 이탈리아 벨칸도 오페라의 최고작을 계속 썼는데, 몽유병의 여인과 이 두 작품은 벨리니 3부작으로 불린다. 스위스 시골 마을에 사는 젊고 아름다운 방앗간집 양녀 아미나는 부유한 지주 청년 엘비노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엘비노는 아미나와 만나
2024.10.30 09:51 -
‘美의 나라’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갤러리스트 "아름다움이란 건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름다움이란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우리가 두 눈을 통해 무언가를 응시하고자 하는 필요성, 즉 개념적인 태도를 갖는 겁니다. 갤러리스트로서 개방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려고 노력하는 이유죠.”존 암레더, 카를라 아카르디, 마시모 바르톨리니, 마우리치오 카텔란, 엘름그린&드라그셋…. 작품 한 점으로 짜릿한 전율을 일으키며 동시대 미술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이 예술가들은 늘 그와 함께였다. 작업에 오롯하게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갤러리스트인 동시에, 이들의 예술세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영감 한 스푼’을 떨어뜨려 새로운 창작의 실마리를 던지는 동반자. 1987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갤러리를 연 이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갤러리스트가 된 마시모 데 카를로(66) 얘기다.마시모 데 카를로의 머릿 속은 복잡하다. 미술에 몰두하는 걸로도 모자라 음악과 영화에 애정을 쏟고, 또 건축에 대한 관심도 깊다. 애초에 약사로 일하며 돈을 벌고, 실험 음악에 매료돼 콘서트 기획 프로듀서를 하다 홀린 듯 미술의 영역에 발을 들인 삶의 궤적부터가 종잡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그가 선보이는 컬렉션도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렵다. 60여 명이 넘는 그의 ‘전속 작가 군단’은 장르적 경향성으로 묶기도 애매하고 지역성도 흐릿하다. 무질서해 보이는 혼돈(Chaos) 속을 관통하는 질서(Cosmos)가 있다면, 실험성과 예술에 대한 열정. 잘 팔리는 ‘예쁜 작품’을 우선하는 여느 상업 갤러리와 결이 다르다.이 예측 불가능한 갤러리스트는 요즘 서울을 눈 여겨 본다
2024.10.30 09:50 -
애니메이션계의 뉴웨이브...질발로디스의 '플로우'
지난 10월 4일 부산국제영화제(BIFF) 오픈 시네마 부분으로 상영된 애니메이션 '플로우'(2024)는 '말하지 말고, 보여줘라'(Show, Don’t tell)라는 격언을 실감하게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무언가(無言歌)처럼 대사 없이 시각과 사운드만으로 85분을 채운다.플로우는 라트비아의 떠오르는 애니메이션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30)의 두 번째 장편으로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공개됐다. '애니메이션계의 칸'으로 인정받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는 올해 감독상, 음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영화 배경은 종말이 가까워진 세상. 폐허가 된 원형 극장, 방치된 조각상…. 인간은 모두 사라지고, 동물들만 남아있다. 그러던 중 찾아온 거대한 홍수는 순식간에 동물들의 터전을 집어 삼킨다. 혼자 조용히 살아오던 회색 고양이는 집을 잃고 다른 동물들과 조각배를 타고 생활하게 된다. 개인주의자 고양이가 자연재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단체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영화에는 고양이를 비롯해 리트리버, 여우원숭이, 카피바라, 뱀잡이수리 등 여러 동물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대사없이 '야옹' '멍멍' 같은 울음소리만 낸다. 대신 눈동자의 크기, 표정 근육, 동작 등 비언어적 소통법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영화는 이런 그 동물만이 지닌 고유의 비언어적 표현을 최대한 우아하고 정교하게 담아낸다.한배를 탄 이종(異種)의 동물들은 뚜렷한 개성을 지녔다. 겁 많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회색 고양이와 그런 고양이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리트리버의 모습은 보편적인 개와 고양이의 관계성을 보여줘 웃음을 자아낸다. 카피바라는 위기의 상
2024.10.30 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