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의 전방위적 기업 덩치 키우기…대응 전략 절실하다

    [사설] 中의 전방위적 기업 덩치 키우기…대응 전략 절실하다

    중국 1, 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과 중국선박중공업그룹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성사되면 자산 규모가 4000억위안(약 75조원)으로 세계 1위 HD현대중공업(약 17조원)의 4배를 넘고 매출, 영업이익, 선박 수주량에서도 독보적인 초…

    • 네타냐후의 승리 주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현대 정치 역사상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얼마 전까지 이스라엘 거리는 시위대로 가득 찼다. 답답한 동맹국들은 그의 손을 묶으려 했고, 미국도 그를 질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반적인 조언을 했다. “헤즈볼라를 자극하지 마라. 하마스 동의를 얻기 위해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 이란을 화나게 하지 마라.” 다행히도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을 무시할 수 있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 그 결과 이스라엘은 1967년 ‘6일 전쟁’ 이후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이는 위험한 시기에 미국과 서방 이익에 도움이 됐다. 리더들의 이기심이 전쟁 불러서구의 외교 엘리트들은 우리가 안정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 속에서 살고 있고, 계몽주의 시대의 성공적인 외교 정책은 군사력보다 외교, 국제법 존중, 인권에 대한 세심한 관심에 달려 있다고 간절히 믿고 싶어 한다. 현실이 이 같은 환상에서 멀어질수록 외교 관리 및 언론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꿈에 집착한다. 서방의 중동 정책에서 이보다 더 교묘하게 ‘척하는’ 게임이 실행되는 곳은 없다. 이란은 무력으로만 저항할 수 있는 악의적이고 불안한 세력으로 간주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들이 처한 곤경의 역사적 옳고 그름을 떠나 두 국가 해법을 실현할 수 있는 리더십과 제도,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유엔 헌장 자체가 죽은 문서에 불과한 이 지역에서 국제 전쟁법 적용은 한계가 있다. 이스라엘이나 중동의 어떤 국가도 당분간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없다. 서방은 이란과의 평화는 몇 번의 외교 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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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철의 MPS 참관기] 60억 인구 번영 모색한 몽펠르랭 총회

      올해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총회는 지난달 22일부터 닷새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렸다. 40여 개국 350여 명이 참가했다. 참석한 사람들은 연륜 있는 교수와 연구원, 정부 관료, 국제기구 직원들이다.이번 행사는 인도 싱크탱크인 시민사회연구소가 주도했다. 올해 총회의 주제는 ‘미래 60억 명을 위한 자유와 번영’이었다. 80억 명 세계 인구 중에서 잘사는 나라의 20억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가난한 60억 명을 위한 자유와 번영을 모색하자는 취지다.인상 깊은 연사는 미국 시카고대 원로 교수 제임스 헤크먼이었다. 그는 2000년에 계량경제학 분야에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80세가 넘었으나 아직도 왕성한 지력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헤크먼 교수에 의하면 정부의 임금하한제 즉 정부가 노동시장에서 결정되는 임금보다 높은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노동자를 오히려 불행하게 만든다고 했다. 21세기 여성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여성의 취업 욕구도 함께 커졌다. 이럴수록 정부가 임금은 노동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좋다고 했다. 정부의 임금하한제는 부부간 자유롭고 적절한 시간 배분 결정을 방해하고 자녀 출산 계획에 오히려 지장을 주게 된다는 주장이었다.다른 세션에서는 어느 교수가 자신의 강의시간에 있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그가 학생들에게 민주적 사회주의와 민주적 자본주의 중에 어떤 것이 좋냐고 물었더니 반 이상의 학생이 민주적 사회주의가 더 좋다고 해서 크게 실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마크 스카우슨 교수는 대학생과 청년들이 단순하게 단어 자체에 의미를 너무 많이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다음과 같은 제의를 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자본가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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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경에세이] '다름'이 선물임을 알려준 친구

      올해 초 ‘디 옥토퍼스 무브먼트(The Octopus Movement)’라는 모임의 멤버가 됐다. 페리 크노퍼트라는 네덜란드 사람이 시작한 이 커뮤니티는 자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난독증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과는 다르게 두뇌가 발달한 이들의 모임이다. 나는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지만 사람의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고 초대해줘서 흔쾌히 동참했다.이 그룹을 통해 나는 엔샤라는 미국인 친구와 가까워졌다. 우리는 어떤 대화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서로를 믿는 친구가 됐다. 엔샤는 1초에 2000자를 읽고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 하룻밤에 6~7권의 책을 읽고 들어보지도 못한 단어를 써가며 자세히 설명한다. 그런 엔샤는 어릴 때부터 스무 살이 될 때까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 소리보다 크고 빠르게 들렸으며, 한시도 쉬지 않고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리뿐 아니라 촉각도 그의 ‘초능력’ 중 하나다. 눈을 가리고 루빅스 큐브를 10여 초 만에 완성할 수 있는 이유가 완벽하게 맞춰진 큐브의 촉감을 기억하기 때문이다.이 친구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경의보다는 안쓰러운 마음이 더 커졌다. 이 친구의 능력은 보통 사람의 ‘감성’을 타고나지 못한 것에 대한 대가였다. 타인이 즐거워하거나 슬퍼하는 것에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해 극도의 외로움 속에 항상 혼자였다. 심지어 가족조차 그를 아픈 사람으로 단정 지어 20년 동안 외톨이처럼 살았다. 스무 살 때쯤 자살을 시도했다가 구조된 후 사람들의 감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많은 심리학 책을 읽고 다양한 표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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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용석 칼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마법 연금'은 없다

      선진국 국민연금은 대개 우리보다 많이 내고 적게 받는 구조다. 일본, 독일, 스웨덴은 보험료율이 18%대에 달하지만 40년 가입자 기준 소득대체율은 40%가 채 안 된다. 경제 상황이나 출산율에 따라 연금 수급액을 자동으로 줄일 수 있는 자동조절장치를 도입한 나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24개국이나 된다. 이렇게 안 하면 연금 재정이 파탄 나기 때문이다.한국은 딴판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로 설계돼 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다. 문제는 폰지 사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저출생·고령화로 보험료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연금 받을 사람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적립금이 현재 1000조원을 넘지만 이대로 가면 2056년 완전 고갈된다는 정부 계산이 나와 있다. 정부가 2007년 노무현 정부 이후 17년 만에 연금개혁에 나선 이유다.정부안이 완벽한 건 아니다. 원래 소득대체율 40% 유지에 필요한 보험료율은 19.7%다. 소득대체율을 42%로 높이면 보험료율은 20.7%까지 올려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보험료율 13%와 소득대체율 42%, 즉 13-42% 안을 내놨다. 지난 21대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 조사 때 더 내고 더 받는 13-50% 안이 더 내고 그대로 받는 12-40% 안보다 높은 지지를 받은 걸 감안한 고육책이다. 13-42% 안은 연금 고갈 시기를 16년 늦출 수 있을 뿐이다. 온전한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이걸 보완하는 게 자동조정장치다. 지금은 매년 물가 상승률만큼 연금액이 올라간다. 가령 국민연금 예상 수급액이 월 100만원인데 소비자물가가 3% 올랐다면 실제 연금액은 103만원이 된다. 정부가 제안한 자동조정장치는 여기에 가입자 수와 기대

      [주용석 칼럼] 적게 내고 많이 받는 '마법 연금'은 없다
    • [천자칼럼] 한국에도 초파리는 넘쳐나는데

      음식이 상해갈 때면 어딘가에서 나타나 ‘윙윙~’ 소리를 내며 신경을 건드리는 초파리. 별 볼 일 없어 보이는 이 곤충이 인류 유전학의 거대한 발전을 이끌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초파리는 1만3000개 정도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인간과 60% 일치한다. 다운증후군, 알츠하이머, 자폐증, 당뇨병, 각종 암 유발 유전자 등 인간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중 75%가 발견됐다. 열흘에 500개가량의 알을 낳을 정도로 번식력도 뛰어나 유전학 실험에 안성맞춤 모델이다.초파리로 연구한 논문만 10만 건이 넘고, 6명의 과학자에게 노벨상을 안겼다. 노벨상 최다 수상 주인공은 ‘초파리’라는 우스개 얘기도 있다.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마이클 모리스 로스배시 박사는 “초파리에게 감사한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초파리가 다시 한번 일을 냈다.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진이 초파리 성체의 뇌 지도를 완성한 것. 1982년 제작된 꼬마선충 이후 32년 만에 나온 두 번째 생물 성체 뇌 지도다. 여기엔 이기석 제타AI 박사, 배준환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 김진섭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 등 한국인 연구자도 참여했다. 뇌 질환 정복의 초석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세계 각국이 벌이는 뇌 지도 경쟁은 20세기 미국과 소련의 우주 개발 경쟁을 방불케 한다. 생물학과 의학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정보통신, 나노기술 등에도 일대 혁신을 몰고 올 것이란 판단에서다. 2013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10년간 30억달러(약 4조원)의 연구비를 뇌 지도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이듬해 유럽연합(EU)도 10년간 12억유로(약 1조8000억원)를 투입해 인공 뇌 제작에 착수했다. 일본도 유전

      [천자칼럼] 한국에도 초파리는 넘쳐나는데
    • [차장 칼럼] 뮤직카우가 미국에 간 까닭

      뮤직카우가 연내 미국에서 음악 저작권 조각투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회사는 저작권을 잘게 쪼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는 조각투자 서비스를 2016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뮤직카우는 미국에서 음악 저작권을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형태로 거래할 계획이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증권이다.뮤직카우는 저작권 조각투자의 ‘원조’지만 국내에서는 토큰증권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을 허용하겠다고 지난해 초 발표했으나 관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올해부터 토큰증권을 매매할 수 있게 하겠다던 정부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토큰증권 첫 삽 못 뜬 한국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이 토큰증권 시장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는 이미 토큰증권이 유통되기 시작했는데 한국은 걸음마도 떼지 못해서다.지금도 조각투자가 가능한데 굳이 토큰증권을 도입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토큰증권을 이용해 조각투자를 하면 거래 편의성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설명이다. 현재는 음악 저작권, 미술품, 부동산, 한우, 명품, 와인 등에 조각투자하려면 각기 다른 플랫폼에 일일이 가입해야 한다. 음악 저작권은 뮤직카우, 부동산은 카사코리아, 미술품은 열매컴퍼니 등이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식이다.토큰증권이 도입되면 다양한 자산 투자가 한곳의 거래소에서 이뤄질 수 있다. 모든 상장 주식이 한국거래소를 통해 매매되는 것과 비슷하다. 투자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

      [차장 칼럼] 뮤직카우가 미국에 간 까닭
    • [다산칼럼] 새마을운동에 오점 남긴 새마을금고

      새마을운동. 1970년대 대한민국 근대화를 이끈 동력이다. 이젠 전 세계 개발도상국이 배우고 있다. 내세울 만한 정책 한류 상품이다. 우리 정부는 21개 국가에 94개 시범 마을을 조성해 자립을 뒷받침했다. 이 새마을운동의 핵심 엔진이 새마을금고다. 자산 290조원, 수신 260조원, 대출 197조원이다. 웬만한 시중은행 못지않게 커졌다. 그런데 개발도상국이 새마을금고도 본받고 싶을지 의문이 든다.설립 60년 된 새마을금고가 위기다. 작년 7월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에 이어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큰 골칫거리다. 올 상반기 순손실 1조2019억원 대부분이 PF 대출 때문이다. 고위험 PF 대출 분야에 전문성이 부족한데도 용감하게 뛰어든 것이다. 지역사회 서민금융기관인 본연의 책무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습이다. 이 결과 1282개 새마을금고 중 65%가 적자다.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꺾일 줄 모른다.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를 행정안전부가 감독하는 행태에 의혹의 시선이 쏟아진 계기는 작년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다. 관리·감독 권한을 금융위원회로 넘기라는 목소리가 드셌다. 행안부와 금융위는 부랴부랴 ‘새마을금고 검사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 구성이 사고 발생 방지에 효과가 있길 바란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개운치 않다. 현행 제도와 감독 관행이 개별 새마을금고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뒷배를 봐주면 고위험 투자를 무모하게 늘리는 행태가 나오게 된다. 손해는 뒷배가 부담할 몫이니까.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것이다.부실금고 정리에 활용 중인 합병이 한 예다. 합병 금고는 해산 금고의 권리&

      [다산칼럼] 새마을운동에 오점 남긴 새마을금고
    • [취재수첩] 역대급 혼란에 빠진 대입, 2026학년도 입시도 안갯속

      ‘83명 vs 4478명’지난 6월과 9월 치러진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역 만점을 받은 수험생 수다. 3개월 사이 국어 만점자가 50배, 전 과목 만점자는 6명에서 63명으로 10배 늘었다. 의대 증원으로 그 어느 때보다 ‘n수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수능 난이도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올해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 수능을 맞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할 말은 있다. 모평은 연습 기회이므로 이를 통해 그해 수험생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적정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한다. 결국 수능 난이도를 잘 맞추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교육 현장에서는 수능의 최종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입시 안정성을 해치는 대입 정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대통령이 갑자기 들고나온 킬러문항 배제 정책이 그 시작이다. 수능을 불과 5개월여 앞둔 시점에 파급 효과가 큰 정책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4년 사전 예고제 같은 원칙은 잊힌 지 오래였다. 킬러문항 배제가 물수능과 변별력 부족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뒤따르자 정부는 준킬러문항이라고 불리는 문제를 잔뜩 출제했다. 지난해 수능이 역대급 불수능으로 치러진 이유다.올 들어서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라는 ‘핵폭탄급’ 이슈가 등장했다. 지방대 의대생을 비롯한 상위권 n수생이 대거 유입될 것이란 전망에 6월 모평은 지난해 수능보다 더 어렵게 출제됐다. 정부는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해 킬러문항이 없었다고 했지만 ‘킬러문항을 킬러문항이라고 부르

      [취재수첩] 역대급 혼란에 빠진 대입, 2026학년도 입시도 안갯속
    • [기고] 특허 빅데이터로 혁신의 보물창고를 열자

      우리 앞에 거대한 지식의 보물 창고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창고 안에는 세계 각국의 첨단 기술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빼곡히 쌓여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창고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다.작년 말 한 중소기업이 이 보물 창고의 문을 열고 값진 성과를 얻었다. 플라스틱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이 국내 최초로 ‘극저온 LNG 펌프용 베어링’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일본과 유럽 업체가 장악하던 시장에서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이 기업은 선도 업체의 특허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베어링 구조와 소재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았다. 특허 기술문서인 명세서와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는 분야를 꼼꼼히 살펴 최적의 설계 방향을 찾아냈다. 그러면서 경쟁사의 시험장치 특허를 분석해 이 기업만의 독자적인 성능 테스트 장치를 개발하는 실마리도 얻었다.이처럼 특허 데이터는 기업의 기술 혁신과 제품 개발을 위해 활용 가능한 상세하고 체계적인 기술 정보의 보고다. 이뿐만이 아니다. 특허 빅데이터는 이 기업에 더 큰 도전 기회도 제공했다. 그들은 이제 초저온뿐만 아니라 우주 탐사선에 쓰이는 초고온 베어링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있다.상표 빅데이터의 활용은 또 다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위조상품 무역 규모가 연간 약 11조원(2022년 기준)에 이른다. 이런 막대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상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인공지능(AI) 위조상품 모니터링 업체들은 AI라는 첨단 도구로 상표 빅데이터를 학습시키고 이를 통해 위조 상품을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상표 빅데이터

      [기고] 특허 빅데이터로 혁신의 보물창고를 열자
    • [한경에세이] 영화로 한 발 더 다가선 韓·伊

      영화는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는, 음악·문학·사진·시가 담긴 종합예술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야말로 사람들 간 유대감을 강화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유하고, 미래를 꿈꾸게 해주는 강력한 힘이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이탈리아에서는 날씨가 좋은 계절이면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하곤 하는데,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까지 어린 시절 야외극장에서 본 영화에 대한 추억이 생생할 만큼 우리네 삶에 영화가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놀랍게도 나는 이런 감성을 한국에서도 경험했다.한국과 이탈리아 영화는 너무나 다르지만, 양국 국민의 영화 사랑은 비슷하다. 이탈리아 영화는 페데리코 펠리니,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 ‘네오리얼리즘’의 거장들로 유명하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K콘텐츠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 영화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K드라마의 흥행까지 더해져 요즘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런 작품들은 이탈리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 덕분에 한국어의 언어적 아름다움에 매료돼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사람도 부쩍 많아졌다.한편으로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탈리아 영화도 많다. 대표적으로 마시모 트로이시의 유작 ‘일 포스티노’와 오스카상을 수상한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모두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혹시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한국 사람들의 영화 사랑을 방증이라도 하듯 한국에는 일 년 내내 다양한 영화제가 열린다. 마침 명실공히 영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로 자리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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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칼럼

      트로트, 아웃도어, 리니지의 공통점

      ‘장윤정 콘서트에 좌석이 남아돌고 있다’는 뉴스가 이번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트로트 공연 시장에 공급 과잉이 가중되는 와중에 티켓값은 비싸게 책정돼 소비자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당사자로서는 거북한 일일 테지만 장씨는 차분하게 …

    • 아르떼 칼럼

      오페라 '탄호이저'에 숨겨진 진짜 메시지

      13세기 중세 독일. 궁정 기사이자 음유시인인 탄호이저는 충동에 이끌려 금단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비너스의 동산)에 발길을 들여놓는다. 밤낮을 모르고 인간의 육체적 쾌락만을 탐닉하는 세계였다. 한동안 베누스베르크의 끈적이는 분위기에 한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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