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이 16일 오후 5시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 선다. 독일의 멘델스존과 베토벤 영국의 벤자민 브리튼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강동아트센터가 기획한 GAC(강동아트센터)클래식 시리즈의 일환이다. 노부스 콰르텟은 멘델스존, 현악 사중주 제 2번 가단조(op.13)와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마지막 작품인 제 16번 바장조(op.135), 브리튼의 현악 사중주 제 2번 다장조(op.36)를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규현, 첼리스트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2007년 실내악에 대한 사명감으로 모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연주자들이 결성한 팀이다. 2012년 세계 최고 권위의 뮌헨 ARD 국제 콩쿠르 실내악 부문 2위와 2014년 제 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서 이름을 알렸다. 런던 위그모어홀에는 한국음악가 중 최다 초청을 받았으며 2022/2023시즌에는 상주 음악가로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연했다.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총 16개 작품으로 쓰여진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전곡을 연주한 노부스 콰르텟은 2023년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이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데뷔했고 2024 /2025시즌에는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데뷔와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공연을 앞두고 있다.강동문화재단 심우섭 대표이사는 “올해 강동아트센터가 기획한 GAC클래식 시리즈의 대미를 노부스 콰르텟이 장식한다"며 KBS교향악단과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마리아 조앙 피레스의 초청 공연에 이어 강동아트센터에 울려 퍼질 네 남자의 선율을 기대해달라"라고 말했다.조동
독일 가곡 리트를 부르는 가수는 피아노 한 대의 반주에 의지해 공연 전체를 혼자서 책임진다. 그들은 시와 문학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오랜 수련을 거친 뒤 무대에 오른다. 한편의 리트 공연에서 인간 내면의 깊숙한 감정을 맛볼 수 있는 이유다.지난주는 리트 애호가들을 설레게 한 시간이었다. 세계적 리트 가수들이 내한 공연을 했기 때문이다.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60)는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64)는 26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히 ‘겨울나그네(Winterreise)’를 노래했다.겨울나그네는 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1794~1827)의 시에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가 음악을 쓴 24곡의 연가곡이다. 첫 곡 ‘안녕히’를 시작으로 실연한 청년의 겨울 여행을 시와 음악으로 그려낸다. 제5곡 ‘보리수’와 제11곡 ‘봄꿈’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조로 쓰여 적막하고 고독한 느낌을 준다.테너 이안 보스트리지는 600석짜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의 울림을 끌어내듯 정확한 음정의 공명만으로 맛깔스러우면서도 아픈 노래를 들려줬다. 그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안녕히’로 겨울여행을 시작했다. 제2곡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마치 악기 같았다. 포르테로 노래할 때는 핸드벨 같았고, 피아노를 들려줄 때는 클라리넷 같았다.제3곡에서는 피아니스트 랄프 고토니의 전주가 객석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슈베르트의 가곡은 ‘노래와 피아노의 이중주’라고 부른다. 이전 예술가곡들과 달리 피아노와 성악을 동등한 위치에 두고 음악을 표현했기 때문이다.제5곡 ‘보리수’의 보스트리지는 전주가 시작되자 무대 오른편을 보며 먼
화려한 무대장치나 분장, 장면의 전환 없이 무대 위에는 오직 피아노 한 대와 한 사람 뿐. 한 시간이 넘도록 이어지는 리트(독일 가곡)는 텅 빈 무대를 피아노의 선율과 성악가의 목소리로만 채운다. 리트 전문 가수란 오페라 가수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성악가다.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자신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 리트 가수에게는 음정과 박자가 맞는 가창을 들려주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다. 리트는 시와 문학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선행된 가수만 부를 수 있기에 고독한 수련의 시간이 필요하다.세계적 리트 전문 테너와 바리톤이 비슷한 시기 한국을 찾아 각기 슈베르트의 작품을 노래했다. 지난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영국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60)가, 26일에는 경기도 성남아트센터에서 독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64)가 무대에 섰다. 두 성악가 모두 연가곡 '겨울나그네(Winterreise)'를 노래했다.피아노의 역할이 극대화된 가곡이안 보스트리지와 마티아스 괴르네가 부른 '겨울나그네' 공연은 작곡가 슈베르트(1797~1828)가 직접 감상했어도 만족할만한 특별한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을 위해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들이 힘을 보탰기 때문이다.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랄프 고토니(78·핀란드)와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80·포르투갈)가 건반 앞에 앉아 고독한 '겨울나그네'의 선율을 작곡가의 의도대로 이끌었다. 슈베르트의 가곡은 이전의 예술가곡들과 달리 피아노가 반주부를 넘어 역할이 극대화된 것이 특징이다. 그가 18세이던 1815년에 발표한 '마왕'의 자필 악보에 말굽 소리를 표현하는 강한 3연음부를 연주할 수 있는 우수한 피아니스
한국 성악가 김정래(30·사진)가 제네바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2위에 올랐다. 김정래는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 템플 쥬시 특별상까지 차지했다.스위스 제네바 국제 음악콩쿠르는 22일(현지시간) 제78회 대회에서 바리톤 김정래가 1만2000프랑(약 1912만원)의 상금이 걸린 2위에 입상했다고 발표했다. 김정래는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를 타면서 공연이나 음반 제작 활동을 할 때 1만프랑(약 1594만원)의 지원금도 받는다. 1939년 시작된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는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성악 부문 경연은 2016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세 명의 파이널리스트 가운데 유일한 남자 성악가인 김정래는 두 번째로 무대에 들어서 차이콥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왕’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을 불렀다. 김정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의 무대였던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2위에 오르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번 경연을 발판 삼아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네바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수상하면 병역이 면제되지만 김정래는 이미 군 복무를 마쳤다.올해 성악 부문 1위는 스위스 소프라노 첼시 메릴린 주를플뢰가 차지했다. 3위 입상자는 없다. 제네바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 역대 한국인 입상자로는 테너 국윤종(2위·2007년)과 김승직(3위·2016년)이 있다.조동균 기자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대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제네바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한국 성악가 김정래(30·바리톤)가 2위 입상으로 상금 1만2000프랑(약 1912만원)을 받게 됐다. 김정래는 2위 입상 이외에도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를 포함한 2개의 특별상을 받았다. 로즈 마리 위게넹 프라이즈는 제네바 콩쿠르 사무국이 관리하는 개인 예술 활동 지원 혜택으로 공연이나 음반 제작 활동을 할 경우 제공되는 1만프랑(약 1594만원)의 보조금이다. 3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유일한 남자 성악가였던 김정래는 두 번째 순서로 경연에 임했다. 알레브티나 로페가 지휘한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차이콥스키 오페라 <스페이드 왕>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Ya vas lyublyu)'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당신은 이미 승리했습니다(Hai gia vinta la causa)'와 코른골트 오페라 <죽음의 도시>에 나오는 아리아 '나의 그리움 나의 꿈(Mein Sehnen mein Wähnen)을 불렀다. 김정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꿈의 무대였던 스위스 제네바 국제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 오른 것이 꿈만 같았는데 2위에 입상해서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이번 경연 과정 동안 발전한 부분을 발판 삼아 유럽 무대에서 인정받는 오페라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유학을 나왔는데 병역 특례 혜택이 있는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해 기분이 묘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김정래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에서 연광철을 사사하고 스위스 취리히 음대에 재학 중이다. 지난 6월 라트비아에서 열린 제42
Libre elle est née et libre elle mourra !나는 자유롭게 살아왔고, 죽음도 자유롭게 내가 선택한다!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여주인공 카르멘은 이렇게 외친다. 지난 20일 서울 한강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펼쳐진 카르멘에서, 그 절절한 대사는 가을 바람을 타고 퍼져나갔다.180분짜리 4막을 100분으로 줄인 무대였지만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감동은 결코 작지 않았다.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추운 날씨에 열연한 성악가들을 격려했다.오페라 카르멘은 비제의 생전 마지막 작품으로, 음악적 능력이 집대성된 걸작으로 여겨진다. 1875년 3월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돼 지금까지도 전세계 유수의 무대에서 공연되는 작품이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의 담배공장과 투우장, 선술집을 배경으로 집시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사랑과 비극이 펼쳐진다. 카르멘을 향한 돈 호세의 사랑이 집착으로 변화하는 게 이야기의 줄거리다. 그 당시 오페라극의 여성 캐릭터와 다르게 입체적으로 여주인공을 표현했다. '팜므파탈' 오페라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휘자 김광현과 프라임필하모닉은 간결하면서도 화려한 서곡을 시작으로 100분 간의 공연 내내 혼신을 다해 연주했다. 세찬 강바람이 보면대 위의 악보를 뒤집어도 경험 많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흔들리지 않고 연주를 했다.타이틀롤 집시 카르멘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정주연이 출연해 처음 맡은 큰 배역에 실수 없이 노래했다. ‘하바네라’로 유명한 아리아 ‘사랑은 길들일 수 없는 새(Lamour est un oiseau rebelle)’를 부를때는 요염한 동작과 함께 하바네라의 매력을 드러내기보다 발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박노경 서울음대 명예교수가 영면에 들었다. 향년 89세1935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음대 성악과와 독일 뮌헨국립음대 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했다. 국내 성악가중 1호 독일 유학파인 고인이 번역한 작곡가 휴고 볼프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독일 가곡집(태림 출판사)은 요즘도 성악도들에게 교과서로 쓰인다. 독일 베를린에 거주중인 제자 이예정씨는 “제자들에게 결코 권위적이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주신 은사님”이라며 고인을 기억했다. 또 “제자들과 수업 후 산책 데이트를 즐기셨고 꼭 밥을 먹여 보내셨다”라며 생전 고인의 따뜻한 성품을 기억했다. “은사님께서는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셔서 첫 임용 학교 제자들과는 평생을 친구처럼 지낸 것으로 안다”라고도 덧붙였다. 고인은 한양대 교수를 거쳐 35세 되던 1970년부터 2000년까지 모교인 서울대 음대에서 소프라노 임선혜, 뮤지컬배우 박소연 등 여러 제자들을 양성했다. 제자 임선혜씨는 "제자에게 베푸는 사랑이 많으셨고 늘 겸손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권위'를 보여주신 늘 존경하고 그리운 선생님"이라며 스승을 기억했다. "학창시절부터 지난 해까지 30년 동안 한국에 올 때마다 레슨을 받았다. 노래와 더불어 꼭 본받고 싶은 것은 선생님의 진실된 겸손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 묻어나는 훌륭한 인품이셨다"라며 집에 찾아온 제자들에게 작은것 하나라도 꼭 손에 쥐어 돌려보내셨던 생전 모습과 연락이 뜸하면 먼저 전화로 걱정과 안부를 물어주셨던 스승의 음성이 귓가에 생생하다고도 전했다. 고인은 1965년부터 1980년까지
‘인간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은 죽음이다.’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La Forza del Destino(운명의 힘)>에는 세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들은 저마다 운명에 맞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둘은 죽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명마저 비극적 운명을 맞는다. 그런데 등장인물 모두가 철저한 파국을 맞는 이 작품의 음악이 잔인하게 아름답다.베르디 오페라는 스토리가 장중하면서도 서정적인 특징을 갖는다. 극의 전개에 맞춰 흐르는 변화무쌍한 관현악은 웅장하지만 난해한 화성은 쓰지 않는다.일생동안 총 32편의 오페라를 남긴 베르디의 작품은 크게 3개의 시기로 구분한다. 1기로 칭하는 초기(1839~1850) 오페라는 애국적 내용을 주제로 순수문예 작품에 음악을 입혔다. <나부코>,<맥베스>,<루이자 밀러>등이 이 시기의 작품이다.성숙기로 칭하는 제 2기(1851~1871)에 베르디는 가장 많은 오페라를 탄생시켰다. 대표작으로 1851년 베네치아 라 페니체에서 초연한 <리골레토>와 <일 트로바토레>, <라 트라비아타>,<시칠리아섬의 저녁기도>,<가면무도회>,<아이다>, <돈 카를로>등이 있다.<오텔로>와 <팔스타프>를 남긴 제 3기(1881~1893)를 두고 베르디 오페라의 완숙기라고 하는데 <운명의 힘>은 성숙기(제 2기)와 완숙기(제 3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의 작품으로 베르디 음악 연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이다.이 오페라의 서곡(Overture)은 작곡가가 작품 전체의 음악을 선 보이는 서곡의 기능을 넘어 레오노라와 돈 알바로, 돈 카를로 등 주인공 각자의 비극적 운명에 부여한 주제선율을 소개한다.등장인물의 성격과
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테너 박세원씨가 16일 별세했다. 향년 77세.박 전 단장은 삼성서울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날 오전 4시께 복막염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년전부터 림프암을 진단 받고 치료중이었으나 최근 며칠 사이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1947년생인 박 전 단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서울대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사사 안형일)했으며 이탈리아 로마 산타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고인은 이탈리아에서 테너 지노 시님베르기(1913~1996)에게 정통 벨칸토 창법을 전수받았다. 시님베르기는 마리아 칼라스와 한무대에서 활약한 이탈리아의 테너 가수다. 고인은 1982년 밀라노의 콤파냐 디 오페라 이탈리아나(이탈리안 오페라컴퍼니) 오디션에 한국인 최초로 합격해 로마에서 공연한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에 주인공 만토바 공작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수려한 외모와 정통 벨칸토 창법을 인정 받아 이탈리아와 독일, 덴마크,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 전역과 일본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주역 성악가로 활약했다. 박 전 단장은 푸치니의 <토스카>,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리골레토> 등 이탈리아 오페라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으며 비제의 <카르멘>,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등 프랑스와 독일 오페라에서도 노래했다. 콘서트 무대에서는 영국 로얄 필하모닉,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심포니, 폴란드 국립오케스트라, 러시아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베르디 <레퀴엠>, 모차르트 <레퀴엠>, 베토벤 교향곡 9번등을 협연했다. 1985년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알린 성악가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옥관
지난 9일 별세한 레이프 세게르스탐(사진)은 핀란드 출신 세계적 지휘자 겸 작곡가다(향년 80세).그는 흰 수염을 휘날리는 개성 있는 외모로 포디엄에 섰으며 핀란드 작곡가 잔 시벨리우스 음악 해석의 권위자였다. 시벨리우스음학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세게르스탐은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작곡, 지휘를 공부한 후 핀란드 국립오페라와 스웨덴 스톡홀름 로열오페라 상임지휘자, 핀란드 헬싱키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를 지냈다. 영국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유럽 오케스트라와도 호흡을 맞췄다.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신동으로 일찍이 재능을 보인 그지만 산타클로스 같은 외모와 장난기 어린 행동 때문에 음악 실력이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있다.세게르스탐은 교향곡 371곡을 작곡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관현악 일기 악보’(Orchestral Diary Sheets)가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 꼽힌다.조동균 기자
핀란드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겸 작곡가인 레이프 세게르스탐이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개성있는 외모의 지휘자로 잘 알려진 세게르스탐은 핀란드의 작곡가 쟝 시벨리우스 음악 해석의 권위자였다.세게르스탐은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한 후 핀란드 국립 오페라와 스웨덴 스톡홀름 로열 오페라의 상임 지휘자와 핀란드 헬싱키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역임했다. 런던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와 유럽 오케스트라와도 호흡을 맞춘 바 있다.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신동으로 일찍이 재능을 보였던 그이지만, 산타클로스와 같은 외모와 장난기어린 행동 때문에 음악적 실력이 저평가됐다는 이야기도 있다.세게르스탐은 교향곡 371곡을 작곡했다. 그의 작품 가운데 '관현안 일기 악보(Orchestral Diary Sheets)'가 가장 잘 알려진 곡으로 꼽힌다. 조동균 기자
지휘자 송민규(31)가 제13회 귀도 칸텔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귀도 칸텔리 국제 지휘 콩쿠르는 18~35세 지휘자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 젊은 지휘자의 등용문으로 권위를 인정받았다.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가 1967년 이 대회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송민규는 지난 6일 이탈리아 노바라의 코챠 극장에서 열린 대회 결선에서 우승했다. 올해 대회에는 역대 가장 많은 241명이 지원했다.피아니스트 김송현(22)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 스턴 오디토리움 페렐만 스테이지에서 열린 뉴욕 리스트국제피아노대회 그랜드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2021년 시작한 이 대회는 낭만주의 음악 대가인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결선을 치른다. 김송현은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했다.조동균 기자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4일 이틀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 개막작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였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른 건 1996년 서울시오페라단의 국내 초연 이후 28년 만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오페라 ‘장미의 기사’는 한국 오페라 역사에 남을 만한 웰메이드 작품이었다. 로비에서 만난 연출자 조란 토도로비치는 “등장인물의 감정에 따라 무대에 색을 입혔다”며 “대사가 많아 청각에만 집중되기 쉬운 독일어 오페라에 시각효과를 입혀 작품성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1막에서 마샬린의 감정에 따라 샹들리에 밝기가 변하며 극중 주인공의 감정이 시청각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됐다. 2막의 소피와 옥타비안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회색 꽃봉오리 무대장치에 장밋빛이 스며들며 은은한 사랑의 감정이 표현됐다. 3막에서는 과감히 샹들리에를 걷어내고 촛불을 소품으로 사용해 계단 무대에서 내려오는 마샬린의 등장신이 마치 신전에서 여신이 내려오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출연한 성악가들은 모두 해외 극장의 프로덕션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호연을 보여줬다. 마샬린 역의 소프라노 조지영은 기품 있는 연기로 역할을 잘 소화했다. 이탈리안 테너 역의 김효종은 미성을 뽐내며 어려운 기교의 아리아를 무리 없이 불러냈다. 4일 출연한 옥타비안 역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은 잘생긴 백작 역의 성악가가 여성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게 할 정도의 호연을 선보이며 1인 2역을 훌륭히 해냈다. 소피 역의 소프라노 이혜정은 깨끗하고 맑은 고음으로 15세 소녀 소피를 노래했고 5일 공연의 소피 박소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4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 개막작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1864-1949)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였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오른건 1996년 서울시오페라단의 국내 초연 이후 28년만이다. 슈트라우스는 바그너와 더불어 독일 오페라의 자존심으로 불릴만큼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 받는 오페라 작곡가지만 그들의 작품은 좀처럼 국내에서 볼 기회가 드물다. 제작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3시간동안 공연되는 3막 오페라 내내 발음이 어려운 독일어 레치타티보(음이 있는 대사)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성악가를 찾기도 어려운데다 작곡가의 작품 특성인 빠른 극적 전개와 속도감 넘치는 관현악 진행에 맞춰 관객의 빠른 이해와 공감을 끌어내야 하는 수준 높은 연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911년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초연된 <장미의 기사>는 전작인 <살로메>와 <엘렉트라>가 파격적인 소재와 불협화음으로 이목을 끌어 성공한 것에 한계를 느낀 슈트라우스가 귀에 편한 조성음악으로 써낸 오페라다. 작곡가가 대본가에게 구체적인 대본 콘셉트를 요구해 만들어낸 일화로도 유명하다. 슈트라우스는 오스트리아의 작가 후고 폰 호프만스탈(1874-1949)을 찾아가 '모차르트의 희극 같은 밝은 느낌의 대본'을 써달라며 제안했고 호프만스탈의 대본으로 완성된 이 작품은 슈트라우스의 최대 걸작으로 인정받는다. 합스부르크 여왕 마리아 테레지아 재위기간(1745-1765)의 오스트리아 빈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장미의 기사>에는 작품의 흥행을 위해 가미된 시·공간적 허구 요소들이 있다. '장미의
모차르트(1756~1791)가 10대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공개 작품이 사후 233년 만에 공개됐다.지난 20일 독일 지역매체 라이프치히폴크스차이퉁에 따르면 ‘아주 작은 밤의 음악(Ganz Kleine Nachtmusik)’이라는 제목을 얻은 모차르트의 미공개 작품은 라이프치히시립도서관 연구원들이 그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정렬해 번호를 붙인 ‘쾨헬번호’ 목록을 편집하던 중 악보를 발견해 세상에 나왔다. 1780년께 신원미상 음악가가 원본을 악보에 베낀 사보 악보로 추정된다.하이케 숄 라이프치히시립도서관장은 “1862년 처음 출판된 쾨헬번호 목록의 지속적인 정렬 작업이 이번 미공개 악보를 찾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숄 관장과 라이프치히시립도서관 연구원들은 모차르트의 ‘아주 작은 밤의 음악’을 발견한 직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본부를 둔 국제모차르테움재단과 함께 과거에 쾨헬번호에 수록된 모차르트의 작품들과 비교해본 후 모차르트가 작곡한 작품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모차르트의 미공개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라이프치히시립도서관 연구원들은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누나로부터 영감을 받아 쓴 것으로 보인다”며 “누나가 모차르트를 기념하기 위해 악보를 간직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작품 창작 시점으로 추정되는 1760년대 중반은 모차르트가 피아니스트이자 음악교사인 누이 안나(1751~1829)와 빈, 런던, 파리 등을 돌며 연주 여행을 한 시기다.올리히 레이징거 모차르테움재단 책임연구원은 ‘아주 작은 밤의 음악’을 작곡했을 당시 모차르트의 나이가 10~13세로 추정된다며 짧은 행진곡풍으로 시작하는 첫 악장과
모차르트(1756~1791)가 10대 시절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공개 작품이 사후 233년만에 공개됐다. 20일 (현지시간) 독일 지역매체 라이프치히폴크스차이퉁에 따르면 ‘아주 작은 밤 음악(Ganz Kleine Nachtmusik)’이라는 제목을 얻게 된 모차르트의 미공개 작품은 라이프치히 시립 도서관의 연구원들이 그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정렬해 번호를 붙인 ‘쾨헬번호’ 목록을 편집하던 중 악보를 발견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이 악보는 모차르트가 직접 쓴 것은 아니다. 1780년 경 신원미상의 음악가가 원본을 악보에 베낀 사보 악보로 추정된다.하이케 숄 라이프치히 시립도서관 관장은 “1862년에 처음 출판된 쾨헬 번호 목록에 대한 지속적인 정렬 작업이 이번 미공개 악보를 찾게 된 배경”이라며 “쾨헬번호에 등재되지 않은 것은 모차르트의 작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숄 관장과 라이프치히 시립도서관 연구원들은 모차르트의 ‘아주 작은 밤 음악’을 발견한 직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본부를 둔 국제 모차르테움 재단과 함께 과거에 쾨헬 번호에 수록된 모차르트의 작품들과 비교해 이 작품을 면밀히 살펴본
국내 최고의 음대로 꼽히는 서울대 성악과. 올 가을 학기가 시작되며 캠퍼스가 술렁였다. 불가리아 출신 메조 소프라노 베셀리나 카사로바(59)가 정교수로 채용돼 수업을 시작하면서다. 특별 채용으로 서울대 교수직을 맡은 카사로바 교수는 헨델과 모차르트 등 바로크 오페라에 정통한 성악가로 취리히와 빈 국립오페라극장 등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활약한 오페라 가수다. 유럽에서도 여러 차례 교수직 요청이 있었지만 번번이 거절했던 그는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생애 최초로 교단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임용은 단순히 해외 유명 성악가가 한국에서 스승의 길을 걷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10년 여간 서울대 음대에 드리웠던 각종 비리와 사건 사고의 그늘에서 벗어나 '쇄신의 길'을 갈 수 있을 지 상징하는 것이어서다. 서울대 음대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교수들이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2011년 제자 폭행으로 파면된 소프라노 김인혜, 2014년 개인교습 제자를 성추행해 파면된 테너 박현재 사태가 남기고간 파장이 여전하다.지난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대 입학본부와 음악대학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음악대학 입시 비리 의혹을 조사하는 명목이었다. 서울대 뿐 아니라 경희대, 한양대, 숙명여대 등입시 심사와 관련해 심사를 맡았던 교수들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 대대적으로 이뤄진 수사였다. 하지만 결과는 불법과외를 중개한 브로커 한명, 경기도 소재 음대 교수 한명의 구속으로 끝났다. 업계에서는 "꼬리자르기식 수사였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수사를 진행했던
독일 뮌헨에서 지난 14일 열린 제73회 ARD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 최종 라운드에서 바리톤 박사무엘(33·사진)이 한국인 성악가로 1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뮌헨 ARD 국제 콩쿠르는 매년 개최되지만 성악 부문은 3년 만에 열렸다. 올해는 성악과 오보에, 첼로, 목관5중주 부문의 경연이 펼쳐졌다. 박사무엘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만유로(약 1475만원)를 받는다.다섯 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인 박사무엘은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라 마티아스 포레미가 지휘한 뮌헨 방송교향악단의 연주와 함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여(Why do the nations furiously rage)’,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아리아 ‘만일 춤추기를 원하더라도(Se voul ballare)’,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 ‘팔스타프’ 중 ‘꿈인가 현실인가(E sogno o realta)’를 불렀다.파이널 결과 발표 직후 우승을 거머쥔 박사무엘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 무대에서 성악 강국 한국을 다시 한번 알린 것이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특히 스승인 최상호 교수(현 국립오페라단 단장)가 응원 메시지를 전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독일 비스바덴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사무엘은 한국예술종합학교(사사 최상호)를 졸업하고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ARD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성악가가 우승한 건 18년 만이다. 바리톤 김동섭(2003년), 바리톤
독일 뮌헨에서 14일 (현지시간) 열린 제 73회 ARD 국제 콩쿠르 성악 부문 최종 라운드에서 바리톤 박사무엘(33) 이 한국인 성악가로는 18년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뮌헨 ARD 국제 콩쿠르는 매년 개최되지만 성악 부문은 3년만이다. 올해는 성악 부문과 오보에, 첼로, 목관5중주 부문의 경연이 펼쳐졌다. 박사무엘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1만 유로(약 1475만원)를 받게 됐다.5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유일한 한국인 참가자였던 박사무엘은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올라 지휘자 마티아스 포레미가 지휘한 뮌헨 방송교향악단의 연주와 함께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중 ‘Why do the nations furiously rage(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여)’,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중 아리아 ‘Se voul ballare (만일 춤추기를 원하더라도)’와 베르디의 마지막 오페라 <팔스타프>중 ‘E sogno o realta(꿈인가 현실인가)’를 불렸다.파이널 결과 발표 직후 우승을 거머쥔 박사무엘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무대에서 성악 강국 한국을 다시 한번 알린 것이 가장 기쁘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들,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며 특히 스승인 최상호 교수(현 국립오페라단 단장)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준 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독일 비스바덴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동중인 박사무엘은 한국예술종합학교(사사 최상호)를 졸업하고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국내에서는 국립오페라단 성악 콩쿠르, 동아음악 콩쿠르 입상을 거쳐 2023년엔 일본 시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최대 관심 인물은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였다. 서울시오페라단이 푸치니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오페라 ‘토스카’의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토스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게오르기우는 제작 당시부터 이목을 모았다.루마니아 출신인 게오르기우는 영국 코벤트가든을 비롯한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 역할로 출연해 명반들을 남겼다. ‘토스카’는 경찰서장 스카르피아가 유명한 여가수 토스카를 취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비극을 다룬다. 토스카와 그의 연인 카바라도시는 결국 모두 죽는다.아쉽게도 1965년생 게오르기우의 노래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다. 연인 마리오 카바라도시를 세 번 부르는 1막의 등장 신에서는 단 한 번도 마리오를 정확한 음정으로 부르지 못했다. 작품의 대표곡인 2막의 ‘예술에 살고 사랑에 살고’를 노래하는 장면에선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2막이 끝난 뒤 휴식 시간의 로비에서는 “이번 공연이 게오르기우가 출연하는 마지막 전막 오페라일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들렸다.물론 시대를 풍미하던 디바의 아우라는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작품에 온전히 녹아들며 ‘질투심 넘치는 사랑에 빠진 여인’을 연기하는 몸짓이나 대사 표현은 더할 나위가 없었다.공연에서는 한국 성악가들의 탁월한 기량이 돋보였다. 이번 작품을 가장 빛낸 캐스팅은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이었다. 가히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가창력으로 무대를 완벽히 장악했다. 1막의 아리아 ‘오묘한 조화’에서 특유의 힘차고 단단한 고음을 뿜어내며 마이크를 쓴 건
지난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오페라 <토스카>의 3막의 유명한 테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비스(BIS)’를 외치는 관객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비스는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 독창을 마친 가수에게 앙코르를 요청하는 말이다. 서울시오페라단이 무대에 올린 <토스카>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해 야심차게 선보인 작품이다. 주인공으로 ‘토스카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를 선정해 제작 당시부터 이목을 모았다. 1965년생의 게오르규가 열악한 건축음향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감당할 수 있을지, 콧대 높은 게오르규가 한국 연출가의 의도를 수용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루마니아 출신의 게오르규는 영국 코벤트가든을 비롯한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에서 토스카 역할로 출연해 명반들을 남겼다. 일리카와 자코사가 대본을 쓴 <토스카>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로 1900년에 초연됐다. 당대 유행하던 신화나 영웅을 다룬 과장된 대본이 아닌 일상생활의 현실을 다룬 대본을 바탕으로 쓴 음악극이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빠르게 진행되는 극적 구성이 백미. 푸치니의 작품엔 특징적으로 가난하거나 박복한 여인이 등장하는데 토스카와 <라 보엠>의 미미, <나비부인>의 초초상, <투란도트>의 류가 그렇다. 푸치니는 의도적으로 비운의 여주인공에게 극중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해 여주인공에 대한 동정을 불러일으켜 작품의 흥행을 유도했다. <토스카>에는 2막의 소프라노 아리아 ‘예술에
지난 4일 열린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2000년생 바리톤 김태한이 우승했다. 스물 세살의 나이로 대단한 성취를 거뒀다. 부러운 일이다. 누군들 초반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성공의 길을 마다하고 싶겠는가. 하지만 그런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익히 아는 클래식 작곡계의 거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음악의 신동’ 소리를 들었던 모차르트가 있었지만 그의 정반대 편에는 말러가 있었고, 브람스가 있었다. 구프타프 말러는 브루크너, 바그너와 함께 후기 낭만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힌다. ‘후기 낭만 관현악의 정점’으로 인정받는다. 말러의 교향곡들은 대규모로 편성된 관현악 오케스트라를 통해 압도적인 에너지와 위용을 자랑한다. 하지만 말러의 작품이 처음 공개됐을 때의 평가는 싸늘했다. ‘전통적이지 않은 대편성’이라며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그의 작품 중에서 교향곡 2번 ‘부활’을 들어보자. 4대의 플루트(피콜로 4대), 4대의 오보에(잉글리쉬 호른2대)와 함께 클라리넷 5대와 4대의 바순까지 모두 17명의 대편성 목관악기, 10대의 호른과 8대의 트럼펫으로 무장한 23명의 브라스(트럼본4, 튜바1)가 넘치는 사운드를 내뿜는다. 총 8대가 필요한 2조의 팀파니와 2대의 하프와 오르간, 합창까지 출연하는 대편성 음악이 주는 음향만으로도 시원한 전율이 느껴진다. 가히 ‘세대를 뛰어넘는 역작’이라 부를 만하지 않은가. 요하네스 브람스는 교향곡 1번을 발표하기까지 무려 21년이 걸렸다. 위대한 선배 작곡가 베토벤을 넘어서겠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이었다. 1악장 도입부 팀파니의 웅장한 서주를 들으면 베토벤을 의식한
O Mio Casta Diva (오 나의 정결한 여신이여) . 내 주변엔 직계 가족은 물론 사돈의 팔촌 가운데도 음악 전공은커녕 조금이라도 클래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다. 그저 내 울림통이 괜찮다는 자신감에 ‘세계적인 콜로라투라는 조수미다’라는 등식만 외우고 용감하게 음대에 들어갔을 뿐이다. 하지만 조금씩 음악을 배워가면서 영상으로 만나기 시작한 프리마돈나들의 무대는 그야말로 신성한 신세계였다. 사람인지 인형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가슴을 설레게 했던 전성기 시절 나탈리 드세이, 주인공이 뻔히 죽는 걸 아는데도 기적처럼 낫길 응원했던 안나 네트렙코, 2002 한·일 월드컵 기간에 당시 남편 로베르토 알라냐 손을 잡고 ‘부부사기단’으로 내한했던 안젤라 게오르규…. 다들 어쩌면 이렇게 멋지고 노래까지 잘하는 것인지. DVD 영상으로 접한 비디오 시대의 이들 프리마돈나와 오페라 스타들은 내가 꿈꿨던 장래 희망이 노래만 잘 불러선 될 수 없다는 벽을 느끼게 했다. 그들의 가창력도 마찬가지다. 실제 공연을 들어볼 수 없는 마리아 칼라스, 조안 서덜랜드, 몽셰라 카바예 같은 오디오 시대 ‘할머니 대가’들과 별 차이가 없는 천상의 목소리였다. 담라우와의 첫 만남 그러던 중 진짜 중의 진짜를 만났다. 디아나 담라우였다. 2006년 뉴욕 메트오페라 오케스트라 반주로 노래한 번스타인 오페레타 의 백작 딸 퀴네공드 아리아 영상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심장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지금도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가끔 찾아보지만 언제나 처음 본 순간처럼 놀란다. 영상 속 그녀가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담라우는 어느덧 사라지고 퀴네공드만 남는다. 2018년 뉴욕 메트에서 열린 베르디의
“이 단검으로 그 사람을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넌 더 이상 내 딸이 아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는 ‘밤의 여왕’이 딸에게 자신을 위협하는 ‘빛의 세상’ 자라스트로를 죽이라고 하는 내용의 곡으로 유명하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극한의 고음을 통해 ‘아’ 소리만으로 노래를 이어가는 소절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대중적이다. 가족오페라, 청소년오페라라는 타이틀로 자주 국내 무대에 올랐는데 유독 서울시오페라단과는 인연이 멀었다. 22년 만에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술피리를 공연하겠다고 했을 때 공연계의 관심이 모인 이유였다. 작년 5월 임명된 박혜진 단장이 기획 단계부터 직접 참여한 첫 번째 작품으로, 박 단장 리더십의 시험무대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서울시오페라단의 마술피리는 ‘서울시오페라단의 저력이 십분 발휘됐지만 연출이 다소 아쉬웠다’고 요약할 수 있다. 캐스팅은 세계적 수준으로 시도했다. 반주는 이병욱의 지휘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이병욱은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
세계적 권위의 비에니아브스키 바이올린 콩쿠르 결선에 한국인 2명이 출전하게 됐다. 올해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과 플루티스트 김유빈의 ARD국제 콩쿠르 우승 등의 경사에 이어 바이올린에서도 희소식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17일 비에니아브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 따르면 제16회 비에니아브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최종 결선 라운드 참가자에 조현진(26)과 유다윤(22)이 포함됐다. 결선에는 모두 6명이 참여하며 한국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 등 모두 5개국 바이올리스트가 참여한다. 결선은 18일부터 이뤄진다. 1935년 창설된 비에니아브스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는 폴란드 포츠난에서 5년에 한번씩 개최된다. 쇼팽 국제 콩쿠르(피아노)와 함께 폴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권위의 대회다. 역대 한국인 입상자는 2001년 1위 없는 2위를 차지한 한수진(당시 16세)과 2011년 1위를 차지한 윤소영(당시 28세), 2016년 2위에 입상한 김봄소리(당시 28세)등이 있다. 2021년에 16번째 대회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 해를 미뤄 올해 대회를 진행중이다. 이번 콩쿠르에 출사표를 던진 바이올리스트는 모두 200여명. 이 가운데 본선 라운드에는 41명이 진출했다. 결선 진출자 6명은 18일부터 루카스 보로비츠가 지휘하는 포츠난 필하모닉의 반주에 맞춰 두 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선보이게 된다. 18일 오후 6시(현지시간) 결선 무대에 오르는 유다윤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번호 61번>과 비에니아브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 1번 바단조 작품번호 14번>을 1905년 제작된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지휘자 성시연(47)이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됐다. 오클랜드 필하모닉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석 객원 지휘자(Principal Guest Conductor)로 한국의 성시연을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임기는 3년이다. 신임 성시연 수석 객원 지휘자는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고와 취리히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베를린 한스아이슬러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최초의 여성 우승자이다. 2007년엔 제 2회 구스타프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다. 지휘자로서 세계무대에서 본격적 활동을 시작한 건 2007년부터 3년간 미국 보스톤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를 역임하면서이다. 국내에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부지휘자를 거쳐 2014년부터 3년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고의 악단 중 하나인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 오케스트라(RCO)를 지휘하기도 했다.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한국인은 정명훈과 성시연뿐이다. 올해 7월 1일엔 독일의 명문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BRSO)의 포디움에 올라 윤이상과 진은숙의 작품을 공연했다. 8월 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타운홀의 그레이트 홀에서 열린 오클랜드 필하모닉과의 공연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1919)를 지휘하기도 했다. 조동균 기자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80·사진)이 건강상 문제로 수개월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내한 공연 지휘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공연기획사는 공식적으로 불참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바렌보임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개월 동안 지휘 등 공연 활동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활동 중단 이유에 대해 “최근 심각한 신경계통 질환 진단을 받아 당분간 건강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바렌보임은 올해 2월 척추 수술을 받았다. 지난 4월 13일 포디움에 복귀해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지휘했으나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2악장 연주 중 무대에서 내려왔다.그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베를린슈타츠오퍼에서 지휘하기로 한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와 ‘피가로의 결혼’, 피아니스트로 반주를 맡을 예정이었던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의 리사이틀에도 출연하지 못했다.여든 살의 바렌보임은 지난 8월에도 건강 문제를 이유로 공연에 불참했다. 해당 공연은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다. 이에 따라 베를린 슈타츠오퍼가 새롭게 선보이는 ‘반지’ 시리즈는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세 명의 지휘자가 맡게 됐다.바렌보임의 활동 중단 선언으로 다음달 28일과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도 취소되거나 지휘자가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바렌보임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이끌 계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80)이 건강 상의 문제로 앞으로 수개월간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내한 공연의 지휘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사안이다. 공연기획사는 아직까지 신중한 반응이다. 바렌보임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개월 동안 지휘 등 공연 활동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활동 중단 이유에 대해 “최근 심각한 신경계통 질환을 진단 받아 당분간 건강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든살의 바렌보임은 지난 8월에도 건강 문제를 이유로 공연 불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해당 공연은 오는 9일부터 시작되는 베를린 슈타츠오퍼의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다. 이에 따라 베를린 슈타츠오퍼가 새롭게 선보이는 ‘반지’ 시리즈의 지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 등 세 명의 지휘자가 맡게 됐다. 바렌보임은 올해 2월 척추 수술을 받았다. 지난 4월 13일 포디움에 복귀해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지휘했으나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2악장 연주중 무대에서 내려왔다.그가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베를린슈타츠오퍼에서 지휘하기로 했던 모차르트 오페라 ‘코지 판 투테’와 ‘피가로의 결혼’, 피아니스트로 반주를 맡을 예정이었던 메조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와의 리사이틀도 출연하지 못했다. 이로써 다음달 28일과 3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인 바렌보임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내한 공연도 취소되거나 지휘자가 대체될 가능성이 생겼다. 바렌보임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브람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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