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작가 오준식 "공룡은 미스터리, 그래서 신나게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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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과 바다생물 주제로“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기까지 4년이 걸렸다. 하지만 어린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서울 티디에이하우스에서
열네 살 나이로 지난달 첫 개인전
회화 120점, 오브제 50점 선보여
“어렸을 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대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입체파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남긴 말이다. 때론 노련함보다 정제되지 않는 순수함이 갖기 어려운 법. 피카소를 비롯해 초등학생의 낙서를 따라 그린 페트릿 할릴라이 등 이름난 작가들이 동심을 동경한 이유다. 오준식은 동심을 부러워하지 않는 작가다. 그는 올해 열 네살. 그저 힘껏 만든 작품이 동심이다. 그의 공룡과 바다생물을 주제로 지난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신사동 티디에이하우스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120점과 오브제 50점을 선보였다.
“각자 어렸을 때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했던 대상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를 열게 된 계기를 묻자 오준식은 이런 답변을 들려줬다. 그는 “좋아하는 장난감에 따라 친구들이 공룡 파(派), 자동차 파, 로봇 파로 나뉘곤 했는데, 중학교에 입학하며 대부분 다른 관심사로 떠나갔다”며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준식은 일곱살 무렵부터 작업실을 다녔다. 공룡과 바다생물의 행태를 분석하기 위해 해외 다큐멘터리를 반복해서 보고, 매주 아쿠아리움을 찾아 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작업의 소재로 공룡을 고른 이유는 모습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밖에 없는 공룡의 특성 때문이다.
“인간은 화석 연구를 통해 공룡의 겉모습을 어느 정도 알아냈지만, 어떤 색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나게 상상할 수 있죠.” 작가는 공룡과 바다 동물을 모티브로 그리고 싶은 이미지가 끊임없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책상에 앉을 때뿐 아니라 밥을 먹고, TV를 보는 등 일상적인 순간에서도 예외가 아니라고. 그는 “영감이 번뜩일 때면 바로 종이와 연필을 준비하고, 지우개 없이 단숨에 그림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중학교를 갓졸업한 그는 스위스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생물학자의 꿈을 갖게 됐죠. 지구에 현재 살거나, 과거에 살았던 동물들을 연구할 생각입니다. 인간과 동물이 깨끗한 자연 속에서 서로 교감하며 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어요.”
안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