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전쟁에 재편된 글로벌 공급망…'안미경중' 막내려 [조평규의 중국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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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글로벌 공급망 재편…신냉전 시대 도래
안미경중 노선보단 '협의' 필요할 때
글로벌 공급망 재편…신냉전 시대 도래
안미경중 노선보단 '협의' 필요할 때
미국은 30년간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핵심 기술과 금융을 공급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국·일본·독일 등은 핵심 장비와 부품과 재료를, 중국은 제조를 통해 완제품을 공급했습니다.
이같이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진행된 현재, 기업들은 그들의 가치사슬을 전 세계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급속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들의 본국 귀환인 리쇼어링(reshoring), 생산 거점을 이웃 나라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우방국과 공급망을 공유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등의 개념이 제시되고 공감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융위기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70%를 따라 잡았습니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중국제조 2025' 전략으로 첨단산업에서도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글로벌공급망에서 중국이 구축한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질서 주도권과 관련해 중국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를 출범시킨 것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반면 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차이나 하우스'라는 대(對)중국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로, 중국의 부당한 행위를 견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제 신냉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사실 미국의 견제는 중국이 유발한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취임이래,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에 이르는 나라들에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미끼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해 왔습니다.
또 미국에 도전하는 독자적인 금융 결제 시스템(PICS), 브릭스(BRICs) 신개발 은행(N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출범,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직접투자(FDI)를 유치해 산업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외자기업들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으면서도 외국기업에게 다양한 불이익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여 중국을 떠나도록 했습니다.
중국 자체의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상하이 봉쇄에서 보듯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전체주의식의 좌경화는 외자 기업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나아가 인건비와 물가 상승은 더 이상 중국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안보 분야에선 한미동맹으로 맺어져 있고, 원천기술은 미국으로부터 받아오고 있습니다. 반면 무역 등 경제적 부분에선 중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선으로 내세웠던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한다'는 뜻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에 기울어진다는 것은 위험이 따르고, 전략적 모호성은 양쪽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가 미국과 가까워질수록,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견제와 비(非)협조로 우리를 힘들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국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우리가 선제적으로 원칙을 알리고, 사전 협상을 통해 그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친미(親美)나 반중(反中)을 표시하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전에 물밑에서 다양한 영역까지 구체적으로 협의해 놓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중국 의존도가 70% 이상 되는 요소수 같은 품목이 600개가 넘고, 50% 이상의 경우 1600여개에 달합니다. 한·중 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미·중 분쟁의 심화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중국 위주의 공급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시급히 갖춰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같이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은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급속도로 진행된 현재, 기업들은 그들의 가치사슬을 전 세계로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글로벌 공급망도 급속한 재편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해외로 나갔던 자국 기업들의 본국 귀환인 리쇼어링(reshoring), 생산 거점을 이웃 나라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 우방국과 공급망을 공유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등의 개념이 제시되고 공감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금융위기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70%를 따라 잡았습니다.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고, '중국제조 2025' 전략으로 첨단산업에서도 미국의 역할을 대체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글로벌공급망에서 중국이 구축한 가치사슬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제질서 주도권과 관련해 중국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를 출범시킨 것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반면 중국은 IPEF에 대해 '아태지역을 미국 패권주의 앞잡이로 만드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차이나 하우스'라는 대(對)중국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로, 중국의 부당한 행위를 견제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제 신냉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미·중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불가피해졌습니다. 사실 미국의 견제는 중국이 유발한 측면이 매우 강합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취임이래, ‘위대한 중화 민족의 부흥’을 외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에 이르는 나라들에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을 미끼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해 왔습니다.
또 미국에 도전하는 독자적인 금융 결제 시스템(PICS), 브릭스(BRICs) 신개발 은행(NDB),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출범, 미국을 견제하고 중국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다양한 국가들로부터 직접투자(FDI)를 유치해 산업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외자기업들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으면서도 외국기업에게 다양한 불이익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여 중국을 떠나도록 했습니다.
중국 자체의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상하이 봉쇄에서 보듯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전체주의식의 좌경화는 외자 기업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나아가 인건비와 물가 상승은 더 이상 중국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안보 분야에선 한미동맹으로 맺어져 있고, 원천기술은 미국으로부터 받아오고 있습니다. 반면 무역 등 경제적 부분에선 중국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선으로 내세웠던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함께한다'는 뜻의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에 기울어진다는 것은 위험이 따르고, 전략적 모호성은 양쪽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가 미국과 가까워질수록,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견제와 비(非)협조로 우리를 힘들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국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우리가 선제적으로 원칙을 알리고, 사전 협상을 통해 그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친미(親美)나 반중(反中)을 표시하는 것은 지혜로운 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사전에 물밑에서 다양한 영역까지 구체적으로 협의해 놓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중국 의존도가 70% 이상 되는 요소수 같은 품목이 600개가 넘고, 50% 이상의 경우 1600여개에 달합니다. 한·중 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미·중 분쟁의 심화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 기업과 정부는 중국 위주의 공급망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시급히 갖춰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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