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내년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발사…北에 ‘독침’꽂나
우리 군이 하늘에서 군함을 타격하는 초음속 공대함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내년 시험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사일은 국산 경공격기 FA-50에 탑재해 발사된다.


군은 초음속 지대함 미사일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개발난도가 더 높은 공대함 초음속 미사일 개발계획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사일은 우리 군의 FA-50은 물론 국산 전투기로 개발 중인 KF-21에도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실전 배치되면 초음속 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없는 북한에 대한 한국의 '독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F-21에 탑재돼 발사될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함대공 순항미사일 개념도./국방과학연구소
KF-21에 탑재돼 발사될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함대공 순항미사일 개념도./국방과학연구소
장기적으로 군은 마하 5(음속 5배) 이상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계획도 진행 중이다. 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초음속 엔진기술, 초고온 내열소재 등 첨단 항공기술이 집약된 무기체계여서 아음속 순항미사일보다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북한도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미그-31 전투기에 탑재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살펴볼 만큼 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F-21·FA-50 탑재 미사일로 개발 중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최근 공군 주최의 기술 세미나에서 개발 중인 '초음속 공대함 유도탄-II' 계획을 일부 공개했다. ADD와 우리 군 당국은 올 연말까지 초음속 순항미사일의 시제품 조립을 끝낼 계획이다. 이후 내년께 시험발사에 나선다.

시험발사에는 FA-50 경공격기가 활용될 계획이다. 시험 발사는 설계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무기 양산을 위해 후속 체계개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ADD 측은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300㎞, 속도는 음속의 2.5배(마하 2.5)로 예상된다"며 "우리 군의 미사일 선제타격 체계인 '킬체인'을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일 양산은 LIG넥스원이 제조사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공대함 초음속 미사일에 탑재되는 다중모드탐색기./ 국방과학연구소
차세대 공대함 초음속 미사일에 탑재되는 다중모드탐색기./ 국방과학연구소
신형 미사일은 초음속 비행에 효율적인 램제트 엔진의 일종인 '덕티드 로켓'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에 쓰일 엔진은 올 1월께 완성된 상태다.

특히 미사일은 '공대함'뿐 아니라 '공대지' 임무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멀티롤' 미사일로 개발할 계획이다. 임무에 따라 미사일 내 탄두와 탐색기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또 탐색기로 '다중모드 탐색기'를 설치해 무선주파수(RF)·열영상(IIR)·전자광학(EO) 다양한 방식으로 미사일이 적 목표를 향해 유도될 수 있도록 했다.
KF-21 시제기 동체 아래 탑재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KAI 영상 캡처
KF-21 시제기 동체 아래 탑재된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KAI 영상 캡처
내년 시험발사 이후에는 우리 군의 국산 전투기로 개발되고 있는 KF-21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KF-21 개발의 첫 단계인 '블록 1' 사업에서는 영국산 미티어 미사일 및 독일산 AIM-2000 미사일 등 공대공 무장과 미국산 GBU-12 등 공대지 무장을 갖출 계획이다.

하지만 2026년 이후 시작되는 두번째 단계(블록2)에서는 이번에 개발되는 '공대함 다목적 미사일'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2040년 '극초음속 함대공' 미사일도 개발


한국은 그동안 대공 요격체계 미사일인 천궁·해궁 등 지상발사형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해 왔다.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대공 미사일 기술도 있지만, 기존에 개발한 미사일을 항공기에 장착하기에는 너무 무겁거나 작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군 당국이 차세대 초음속 공대함 및 공대지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다.

한 국방기술 관련 연구원은 "해궁의 경우 고체 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모터를 쓰고 있어 적은 부피로 긴 사거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산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연합뉴스
국산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 '해궁’/연합뉴스
전문가들은 KF-21 등 전투기에 국산 공대함 미사일을 개발하면, 200㎜급 공대공 미사일도 함께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대함 미사일의 개발을 진행하면서 확보된 탐색기, 램제트 엔진 및 데이터링크 기술들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대공 미사일이 국산화 되면 값비싼 미티어 등 외국산 공대공 미사일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공대지유도탄 개념도,/방위사업청
군이 개발 중인 장거리공대지유도탄 개념도,/방위사업청


이번 세미나에선 방위사업청은 우리 항공무기의 개발 플랜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군 당국이 가장 시급히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항공유도무기는 KF-21에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공대지유도탄(2차)'이다.

ADD 주도 하에 개발되는 이 미사일은 수백㎞ 떨어진 핵심 표적을 정밀공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과는 다른 프로젝트로, 기존에 군이 실전 배치했던 장거리 순항미사일 '천룡'을 바탕으로 개발돼 진척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졌다.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은 향후 개발될 자폭형 무인기, 유무인복합 무인기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사청은 순항미사일 기반의 우리 군 항공유도무기 도입 계획을 '단기-중기-장기'로 나눴다.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은 단기 계획에 속한다. 2030년 대 도입을 목표로 하는 중기 계획에는 공대공 미사일을 비롯해 초음속 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다. 2040년 대 도입 목표인 장기 계획에는 '극초음속 공대지 유도탄'도 포함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비행해 기존의 미사일방어(MD) 체제로는 탐지·요격이 어렵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