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재개발인데 1억대에 진입을?…"서마포가 뜬다"
‘마포·용산·성동’을 일컫는 이른바 ‘마용성’은 지난 부동산시장 불장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준강남급 입지에 미래가치에 대한 기대도 커 수요자의 관심이 큰 지역이다.

세 곳 중 직주근접에 가장 특화된 곳이 마포다. 마포에서 서측 저층 주거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준공 10년 내 아파트가 몰려 있는 아현동 등과 달리 빌라가 많아 부동산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외면받아온 지역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아타운 추진 움직임이 잇따르면서 일대가 대단지 아파트로 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빌라촌’망원동 천지개벽하나

지하철 6호선 망원역 마포구청역 인근의 마포구 서측은 이른바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로 대표되는 동측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다. 대부분이 빌라로 구성된 저층 주거지이지만, 신축 빌라도 상당해 재개발이 사실상 어려웠다.

이 지역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서울시의 모아타운 때문이다. 마포구청역 인근 망원2동 일대가 대표적이다. 이 지역은 총 세 개 구역으로 나누어 모아타운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동의서를 받기 시작해 올해 3월까지 순차적으로 마포구청에 공모 신청을 완료했다. 추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3개 구역이 함께 개발되면 최대 7000가구가 넘는 주거단지가 기대된다. 하반기 중 서울시 심의를 통해 최종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의 한 단독주택가
서울의 한 단독주택가
이 지역은 한강공원과 인접해 있고 강남을 제외한 주요 업무지구와도 가깝다. 향후 대장홍대선 개통도 예정돼 있는 등 미래가치가 기대되는 곳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접근성과 빌라 위주 주거환경 등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규모 신축 단지가 되면 부동산 가격 역시 뛸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2002년 입주한 인근 망원대림2차 아파트 전용 84㎡는 11억원대 중반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몇 블록 떨어진 마포한강아이파크(2019년 입주) 같은 주택형은 최근 14억7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망원동 J공인 관계자는 “해당 단지가 나홀로 아파트인 데다 신축 대단지 효과를 감안하면 모아타운 개발 후 마포구 동측과 비슷한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억도 가능? “초기 단계 리스크커”

아직 후보지 선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진입 문턱이 낮은 게 상당히 큰 매력으로 꼽힌다. 준공 10년 차 빌라 전용 35㎡ 기준 매매가는 4억원 초반, 전세가는 2억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실투자금 1억2000만원~1억5000만원가량이면 진입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실제 매매는 많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을 내놨다가도 매수 의사를 밝히면 다시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많다”며 “사업구역에 포함된 한 나홀로 아파트는 입주민이 담합해 가격만 태핑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마포 재개발인데 1억대에 진입을?…"서마포가 뜬다"
상가비율과 동의율 등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 1구역과 2구역은 지하철역과는 가깝지만, 상가가 많아 향후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3구역은 상가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종 상향 등 관점에서 사업성이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사업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모 신청 시점에는 동의율을 30%만 충족하면 가능하다”며 “우선 후보지 선정이 돼야 하고 선정이 된 이후에도 조합설립 등을 위해 75~80%의 동의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모아타운은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입한 노후 주거지 사업 모델이다.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의 노후 저층 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중층 아파트 단지로 바꾸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일반 재개발보다 사업 승인 요건을 크게 낮춰주고 주차장과 공원 등 기반시설 조성에 필요한 사업비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현재 서울시 내 노후화가 심한 지역 90여 곳(후보지 선정 완료 기준)에서 추진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