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게임시장의 수요 감소로 2분기 '어닝 쇼크'에 휩싸였다. 한국은행은 물가·환율 급등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복잡다단한 대내외 변수에 노출된 코스피의 운명은 결국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 외국인 매수세 이어질까

25일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 반등, 원달러 환율 하락, 우호적인 외국인 수급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0.2%)가 게이밍 및 PC 시장 부진 여파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하면서 시간외 주가가 4% 넘게 하락하고 있는 점은 반도체 등 국내 IT 업종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만 엔비디아는 8월 잠정실적을 통해 이 같은 분기 실적 부진을 예고함에 따라 주가에도 상당부분 반영이 돼 왔다"며 "해당 주식 및 국내 관련 IT주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이번 약세장은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다는 긍정적 요인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환율 상승에도 외국인은 싼 한국 주식을 채워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염승환 이베스트증권 이사는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고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해 긍정적인 출발이 기대된다"며 "다만 삼성전자, 현대차 등 대표주가 여전히 부진해 이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시장 상승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40.2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25일 원달러 환율은 3원 하락 출발할 전망"이라며 "코스피는 0.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 기준금리 0.25%p 올릴 듯

한국은행이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6% 넘게 치솟은 소비자물가가 아직 정점을 지났다고 확신하기 어려운데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져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금통위에서는 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경기 침체 등 우려로 한은이 2연속 빅스텝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지난달 전력·도시가스 요금이 오르고 여름 성수기를 맞아 서비스 요금 등도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는 7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6월보다 0.3% 오른 120.47(2015년 수준 100)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다. 다만 상승 폭은 점점 둔화하는 추세다.

美 엔비디아 2분기 실적 '어닝 쇼크'

세계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가 게임시장의 수요 감소로 2분기에 크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4일(현지시간) 시장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51달러로 시장전망치 1.26달러의 절반에도 미달했다. 매출은 67억달러로 컨센서스(81억달러)보다 17%가량 적은 수준이다. 앞서 2주 전 엔비디아는 사전 실적발표를 통해 실적 악화를 예고했다.

3분기 실적 전망치도 기대에 못미쳤다. 회사는 3분기에 매출 59억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 69억5000만달러보다 10억달러 이상 적다.

2분기 실적 악화는 특히 게임사업 부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20억4000만달러였다. 이는 회사의 전망치보다도 더 큰 폭의 하락이다.

잭슨홀 기다리는 美 증시 소폭 상승 마감

미국 증시는 내구재 수주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소폭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64포인트(0.18%) 오른 3만2969.23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04포인트(0.29%) 상승한 4140.77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0.23포인트(0.41%) 상승한 1만2431.5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번 주 예정된 잭슨홀 빅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에도 주가는 최근 며칠간 하락한 데 따른 낙폭 과대로 반등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오는 26일 잭슨홀 회의에서 연설할 예정인데 파월 의장이 여기에서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3.12%까지 높아졌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하락 출발했지만 반발 매수 심리와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및 상환 일시 중지 기간 연장 발표 등으로 상승세를 탔다"며 "다만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매파적 입장에 대한 우려 속 국채 금리의 상승 폭이 확대돼 변동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재고 감소 속 유가 1% 상승…美 집값 3년만에 첫 하락

뉴욕유가는 원유재고가 또다시 줄어든 가운데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을 주시하며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15달러(1.23%) 오른 배럴당 94.8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간 오름세를 보였으며 해당 기간 4.66달러(5.16%) 상승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7월 29일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에도 휘발유 재고는 거의 변화가 없어 원유 수요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재고 감소는 유럽으로의 수출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 잭슨홀 회의, 달러화 강세 등으로 시장의 관망 분위기는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소프트웨어·데이터·분석회사인 블랙나이트는 24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의 주택 가격이 6월보다 0.77%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3년 만에 첫 월간 집값 하락으로, 0.77%의 하락폭은 지난 2011년 1월 이후 11여년 만에 가장 크다고 CNBC방송이 전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